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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테마여행 (1)마산·창원·진해

  • 기사입력 : 2007-02-01 09: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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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을 할 때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은 ‘어디를 갈 것인가’ 결정하는 일이다.

    그리고 목적지를 정했다면 ‘그곳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한다. 뭔가가 빠졌다. ‘잘 놀고 왔다’라고 느끼면 다행이다. 남는 것이 없다.

    한발짝 더 나가자. 발길 닿은 곳의 이야기들과 정취. 문화를 담아오자.

    그러려면 여행에 앞서 목적지 주변의 정보를 파악하고. 나름대로의 여행테마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찬주말은 경남문화관광해설사와 시·군박물관 등과 함께 시군별 문화관광지와 테마가 있는 곳을 찾아 연속 보도한다.

    ▲마산 - 최치원 선생 흔적 찾기

    마산은 경남의 정신이 살아 숨쉬는 고장이다.

    1960년 독재와 부정선거에 저항하며 이 땅에 민주주의의 꽃을 피운 3·15의거가 일어난 곳이다. 자유·민주·정의의 3·15정신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천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면 마산에서 말년을 보냈다는 신라말 대학자 고운 최치원 선생이 있었기 때문. 시무책 10여조를 상소하고 문란한 조정을 떠난 최 선생의 발자취를 마산에서 만날 수 있다.

    먼저 최 선생이 대(臺)를 쌓고 제자를 가르치던 월영대(月影臺)가 남아있다. 높이 1.2m 정도의 직사각형 보호 축대로 둘러져 있고. 동편 중앙에는 1691년(숙종 17년) 최위가 창원도호부로 부임해 세운 유허비가. 서편에는 1930년경 최씨 문중에서 추모비를 세워 팔작지붕 비각에 안치돼 있다.

    동북쪽에는 최 선생이 ‘월영대’라고 쓴 3자가 각각 23㎝ 크기의 해서체로 높이 210㎝. 폭 35㎝ 정도의 입석에 새겨져 있다. 입석 측면과 뒷면의 글씨는 마모가 심해 판독하기 힘들어 아쉬움이 남아 있다.

    또한 가고파랜드가 있는 돝섬에도 최 선생의 전설이 전해진다. 가락국 왕이 총애하던 후궁이 사라져 찾던 중. 돝섬에 금도야지가 나타나 소녀와 부녀자를 잡아가고 사람을 해치는 등 악행을 저질렀다. 돝섬에서는 밤마다 돼지 우는 소리와 함께 이상한 광채가 났는데. 어느날 밤 최치원이 섬을 향해 화살을 쏘았더니 광채가 두 갈래로 갈라지며 사라졌다. 다음날 최치원이 섬으로 가 화살이 박힌 곳에 제사를 지냈더니 더 이상 돼지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 이 곳은 국내 최초 해양공원으로 어린이 놀이기구와 밤 정취를 즐길 수 있는 숙박시설. 회센터. 해변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 등으로 1일 관광코스로 적합한 장소다.

    마산은 동쪽 기슭 마산만 연안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시가지가 펼쳐져 있고. 크고 작은 반도와 섬들이 흩어져 있는 도시.

    산의 형상이 마치 학이 춤추듯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모습과 닮았다는 무학산이 시의 뒤편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고. ‘사랑하는 고향 마산에 미술관을 바치고 싶다’는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 선생의 생전의 유지를 받들어 만든 문신미술관이 자리한다.

    마산 앞바다와 통영. 거제 등지에서 갓 잡아온 싱싱한 자연산 횟감들이 살아 움직이는 횟집들이 이어진 어시장도 유명하다.

    ▲창원-조용하게 사색 즐기기

    창원대로를 큰 축으로 주거지역과 공단지역으로 분리돼 있으며. 풍부한 녹지와 공원이 있는 국내 최초 계획도시.

    창원에서 조용한 여행을 원한다면 창원의집과 북면온천. 성주사를 함께 보면 좋다.

    창원의집은 전통한옥은 아니지만 옛날 집안에서 쓰던 디딜방아. 물레방아. 사기그릇. 등잔. 수납장 등을 전시한 박물관이 있어 옛 향취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북면온천은 조선시대 발견된 것을 일제강점기때 재개발한 곳. 다른 온천과 달리 목욕을 하고 나면 꺼끌꺼끌한 느낌을 느끼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피부병과 잠수병 등 약수의 효능이 좋다고 한다. 이 곳에서 직접 만든 막걸리와 두부의 맛은 일품이다.

    불모산 기슭에 자리잡은 성주사는 신라 흥덕왕 10년에 무염국사가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창건했다가 임진왜란때 소실. 조선 숙종 7년에 재건한 사찰이다. 절을 중건하기 위해 쌓아둔 목재를 곰이 하룻밤 사이에 절 옆으로 옮겨놓았다는 전설이 있어 ‘웅신사’ 또는 ‘곰절’이라고도 한다. 사찰 안에 한옥으로 자연 그대로의 멋을 살린 전통찻집은 여행객들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에 충분하다.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성산패총도 들러볼 만하다. 대규모 패총과 삼국시대 성곽이 확인된 성산패총은 각종 토기와 골각기. 철기. 석기류 등이 출토됐으며. 특히 철생산 유구인 야철지가 발견돼 2천여년 전부터 철을 생산했던 곳임을 알 수 있다.

    불곡사는 창건 유래가 확실하지 않지만 1929년 우담화상이 옛날 절터에 드러나 있던 석조 비로자나불좌상을 발굴해 재건했다. 이 비로자나불좌상은 창원에 하나밖에 없는 보물(제436호)이다. 불곡사 일주문은 사찰에 어울리지 않게 화려하고 용과 거북이 등이 그려진 것이 특징이다. 창원부 객사의 문이었던 일주문이 진해 웅천향교로 갔다가 다시 불곡사로 왔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790만여평에 기계. 금속. 전자. 자동차산업 등 750여업체가 들어서 있는 창원국가산업단지는 창원의 자랑이다. 특히 본사를 창원에 둔 두산중공업은 일주일 전에 예약을 하고 방문하면 거대한 산업현장을 둘러 볼 수 있다.

    이밖에 횟집이 즐비한 삼귀해안은 여름철에는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포도가 유명하고. 한적한 드라이브 코스로도 괜찮다. 주남저수지는 철새의 서식지로 천혜의 조건을 갖춘 늪지형 저수지로 겨울에는 시베리아로부터 고니. 재두루미. 가창오리. 노랑부리저어새 등 20여종 수만마리의 철새를 탐조할 수 있다.

    ▲진해-바다역사 돌아보기

    진해는 바다를 끼고 길게 늘어서 있어 동선이 길다는 것이 특징이다. 도심 곳곳에 남아있는 역사유적지는 진해의 옛이야기를 들려주고. 봄철 만발한 벚꽃은 도시를 찾는 이들에게 색다른 추억 한편씩을 선사한다.

    진해에는 3개의 큰 로터리가 있다. 중원과 북원. 남원이 바로 그 곳. 모두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기념물이 로터리를 장식하고 있다.

    중원로터리 인근 지역은 일제 강점기 도시계획을 착수할 무렵만 해도 중평리들로 비옥한 곳이었으며. 정자나무 그늘에 모여 정담을 나누며 휴식을 취하던 전형적인 농촌의 풍경이었다고 한다. 중원로터리는 직경이 약 100m인 원형이며 1982년 4월 제막된 거북선 모형이 있다. 특히 중심으로 방사선형 8거리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 유명하다.

    북원로터리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장군 동상은 6·25전쟁의 참화속에서 세워졌으며. 한국 최초로 세워진 동상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남원로터리는 직경 약 60m의 로터리 가운데 충무공 시비가 있다. 1946년 김구 선생이 진해에 와서 지금 해군의 전신인 해안경비대 장병들을 격려하고 광복을 기뻐하며 민족의 나아갈 길을 역설한 장소다.

    해군사관학교 박물관도 특별한 볼거리. 박물관에는 거북선과 판옥선에 달았던 대포인 중완구를 비롯. 거북선 등 임진왜란 당시 해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다만 방문을 위해서는 군부대에 미리 연락을 취해야 한다.

    진해의 동쪽은 역사유적지가 집중돼 있다. 웅천에는 세종때 축조한 웅천읍성이 평지에 자리하고. 남산 꼭대기에는 임진왜란 당시 지은 웅천왜성이 마주하고 있다. 또 인근 웅동에는 신라 흥덕왕 8년(883년) 무염국사가 왜구를 물리친 것을 기념해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성흥사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양생물 테마파크. 해전사 체험관. 군함 전시관이 있는 진해해양공원과 신항만 홍보관. 김달진 문학관 등이 둘러볼 만한 곳이다. 박영록기자 pyl21c@knnews.co.kr
    도움말=경남문화관광해설사 김옥순(창원)·한수익(진해).마산시립박물관 송성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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