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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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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꿈 좀 꾸며 살자

  • 기사입력 : 2007-03-28 0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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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주일 저녁이었다. 지금 고3에 재학 중인 아들 녀석과 함께 집으로 걸어오면서 문득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휘황한 이 땅의 온갖 불빛과는 너무나도 다른 분위기의 큰 별 하나가 어스름한 밤하늘 가운데 혼자서 그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옆에서 무심코 함께 걷고 있던 아들에게 이렇게 말을 건넸다. “저 별 좀 봐라. 저 별은 아빠 거다!”

    이 말을 들은 아들 녀석은 별을 한번 쳐다보더니 “어 북극성이네요!” 하고는 그냥 씩 하고 한번 웃고 말았다.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유비쿼터스 세상을 사는 최첨단 문명의 혜택을 누리는 행운아들임에 틀림없지만 반대로 무궁무진한 상상의 세계인 하늘을 잃어버린 불쌍한 세대임에 틀림없다.

    어렸을 때 언덕에 올라 동서남북의 별을 세며 놀았던 일이 기억난다. 옆 친구에게 하늘의 별이 모두 몇 개냐고 물어보면 손가락으로 보이는 별들을 세느라 목이 빠지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하늘의 별은 모두 840개야!”.

    토끼눈을 하고 쳐다보는 친구에게 나는 의기양양하게 왜 하늘의 별이 모두 840개인가를 설명해 주었었다. “동쪽에 빽빽. 서쪽에도 빽빽. 남쪽에도 빽빽. 북쪽에도 빽빽. 그리고 가운데는 스물 스물 하니까 모두 840개지.”

    컴퓨터 만능의 이 세대 사람들에게 하늘의 별을 세는 것쯤이야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 지식검색에 들어가면 금방 나오는(?) 식은 죽 먹기의 문제다. 이제 컴퓨터 만능의 시대에 사는 우리들은 더 이상 상상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식은 많은데 지혜가 부족하고 현실은 넉넉한데 미래는 가난한 자들로 전락해 버린 것이 아닐까 싶다.

    인간을 헬라어로 ‘안트로포스’라고 한다. 이 말은 인간이란 위를 보는 존재라는 뜻이다.

    인간의 머리 위에 무엇이 있는가? 눈에 보이는 것은 하늘이고 보이지 않는 것은 무한한 우주다. 그러나 이것은 형이하학적인 물질세계의 차원이고 더 높은 차원인 형이상학적인 차원으로 말한다면 인간이 위를 보면 그곳에는 하나님이 계신 것이다. 그래서 기독교든 아니든 모든 종교는 그들의 신의 거처를 하늘로 정해둔 것이다.

    성경은 꿈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고 집에서 쫓겨나고.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고. 무일푼의 빈털터리가 되고 남의 집에 종살이를 해도 복된 꿈. 복된 상상력은 그가 어디 있든 삶의 주도권을 쥐게 만든다.

    비록 땅의 문제가 풀리지 않아도 그대로 놔두고 하늘을 한번만 쳐다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 것도 없었어도 꿈에 배부르고 복된 상상에 흠뻑 취하여 달려왔던 지난날들이 다시 한 번 우리 모두에게 재현되었으면 좋겠다. 제발 꿈 좀 꾸며 살자. 마산시온교회 이범석 목사(마산시 기독교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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