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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근의 우리땅 순례-(23) 섬진강1

  • 기사입력 : 2007-04-02 09: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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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령천 물줄기 따라가는 여행길



    [섬진강의 유래]

    섬진강의 원류는 전라북도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 팔공산 대미샘에서 발원하여 전북 남동부와 전남 북동부. 경남 남동부를 흘러 남해의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강으로 총길이 212.3km로 알려져 있다. 섬진강의 지명은 모래가람. 또는 다사강(多沙江)이었으나 고려 초기부터 두치강(豆恥江)으로 불리어 왔다.

    그러나 고려말 우왕 때(1385년경) 광양만과 섬진강에도 왜구들이 자주 출몰하였다. 한번은 왜구들이 하동 쪽에서 강을 건너려고 하였다. 그 때 하동군 진상면 섬거에 살던 수만 마리의 두꺼비들이 지금의 광양시 다압면 섬진마을 나루터로 몰려들어 진을 치고 울부짖는 통에 왜구들이 놀라 도망을 쳤다고 한다. 즉 나루터에 두꺼비가 나타난 강이라고 하여 섬진강(蟾津江)이라고 했다는 유래비가 그곳 나루터에 서있다.

    [추령천 발원지]

    전라북도 순창군 복흥면과 쌍치면. 정읍시 산내면을 거쳐 섬진강의 본류 옥정호에서 모이는 지류 추령천의 발원은 복흥면 서마리 하마 마을 백방산(해발 660m)에서 시작된다. 오래전부터 마음 먹고 있던 추령천을 따라 가보는 여행길은 행복한 설렘으로 다가왔다. 발원지가 있는 하리 마을의 아람드리 느티나무가 있는 마을회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동네 사람들에게 발원지로 가는 길을 물었다.

    평생을 하마 마을에 살았다는 김태문(70)씨는 뒷산에 명당이 자리잡고 있어 마을에 우환이 없다며. 이방인에게 물이라도 한잔 마시고 가라고 한다. 전라도 사투리의 구수한 시골 인심을 느꼈다. 마을을 벗어나니 자연의 산색을 그대로 빼어놓은 것 같은 맑고 푸른 청정한 물빛의 작은 저수지가 나왔다. 저수지 뒤쪽으로 들어서니 때묻지 않은 오솔길이 나왔고. 이마의 땀을 훔치며 산길을 오르니 작은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개구리 울음소리. 산새소리와 어우러져 자연의 음악회를 열어주는 듯하였다. 돌더미와 수목 사이를 끊어질듯 이어지는 물줄기를 따라 오르기를 40분쯤 지나니 나무뿌리가 엉켜 붙은 아래에 작은 옹달샘이 반겨주었다. 비록 표지판은 없었지만 발원지를 만났을 때의 기쁨은 또 다른 여행의 즐거움이다.

    어느새 흘쩍 커버린 아들 녀석이 이번 여행길에 운전을 자청하고 나섰다. 마을회관 앞에서 기다리다 지친 녀석이 저수지 뒤까지 차를 몰고 왔다가 물기를 먹은 언덕으로 앞바퀴가 빠져버렸다.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도. 밀려 내려가는 흙더미에는 대책이 없었다. 자동차 보험회사에 견인차량을 부탁해 놓고 보니. 장난기가 가득한 아들 녀석은 저수지로 내려가더니. 막 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를 쫓아다녔다. 행복한 자연이 주는 여유로움이 곳곳에서 묻어나왔다.

    [산림박물관. 내장산]

    백방산을 뒤로 하고 왼쪽에 추령천을 두고. 하마 마을을 벗어나면 792번 지방도로이고. 인근에 산림박물관과 내장산이 있다. 백방산에서 시작된 추령천이 추령을 거쳐 내장산 높은 낭떠러지로 떨어졌다면 폭포가 되어 천혜의 관광자원이 되었을 것이다.

    산림박물관은 2002년 3월25일 전북 순창군 복흥면 서마리 산 252에 개관하였다. 부지 3만2천평에 자연과 산림에 대한 역사 보존 및 학습을 통한 산림문화 창출에 목적을 두고 있다. 추령산림욕장을 조성하고. 교목으로 이팝. 산딸. 서나무 등과 관목 병꽃. 영산홍. 산철쭉 등이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또한 315㎡의 전시장에는 ‘살아있는 산. 생명의 산. 영원한 산’을 주제로 하고 있다.

    추령을 넘으면 가을이면 단풍이 백제여인의 정념으로 불타는 내장산이다. 내장산은 원래 영은사의 이름을 따서 영은산이라고 불리었으나. 산 안에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다 하여 내장산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내장산은 순창군과 경계를 이루는 해발 600∼700m급의 기암괴석이 말발굽의 능선을 그리고 있고. 호남의 금강이라 불리기도 한다. 내장산 연봉이 주는 한가운데 자리잡은 내장사는 백제 무왕 37년(636)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진다. 절집 입구에 있는 일주문 기둥은 한 아름이 넘을 듯한 통나무를 잔가지 치고 껍질만 벗겨서 그대로 써. 마치 장사의 다리처럼 튼튼하다. 일주문을 지나면 석종형 부도가 있는 부도전이다. 문화유산 해설사 최혜숙(44)씨는 이 절 깊숙한 곳에 영조 44년(1768)에 조한보라는 사람이 부모의 명복을 빌기 위해 장흥 보림사에 시주했다는 명문이 새겨져 있는 동종을 안내하며. 내장산에는 사계절 아름다움이 있다고 했다.

    [백양사. 구암사]

    복흥면 서마리에서 추령천을 따라 내려오니 발원지에서 멀지 않은 동산 저수지이다. 쪽빛 저수지를 비켜서니. 백양사와 구암사 이정표가 반겨준다. 백양사는 필자의 유년 시절 작은 추억이 있는 곳이다. 지금처럼 교통이 편리한 시절이 아니라서 삼십리를 걸어서 백양사로 1박2일 수학여행을 갔었다.

    늦은밤에 대웅전 뒤편에 있는 누렇게 익은 모과를 참외인줄 알고 친구와 한자루 땄다가 스님에게 경내청소를 하는 벌을 받기도 하였다. 지금도 모과나무는 세월의 무게를 이고 그 자리에 서있었다. 백양사는 백제 무왕 때 세워졌다고 전해지는 명찰로 본래 이름은 백암사였고. 1034년 중연선사가 크게 보수한 뒤 정토사로 불렸다. 조선 선조 때 환양선사가 영천암에서 금강경을 설법하는데 법회가 3일째 되던 날 하얀 양이 내려와 스님의 설법을 들었다고 하며. 그 이후 절 이름을 백양사라고 고쳐 불렀다고 한다. 백양사에는 극락보전과 대웅전을 비롯한 14점의 문화유산이 있어 나그네의 발걸음을 머물게 했다. 백양사 가는 초입에서 소나무 숲이 우거진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서면 4기의 부도전이 부끄러운 듯 있고 이내 절집이 나무 사이에서 반겨준다.

    구암사는 백제 무왕 37년(서기 636년) 숭제선사에 의해 창건하였다. 사찰 동편 지점에 숫거북 모양의 바위가 있고. 대웅전 밑에는 암거북 모양의 바위가 있어 구암사라 했으며. 신령스러운 거북 모양을 닮아 영구산이라 하였다고 전해진다. 추사 김정희가 쓴 ‘백파대율사대기대용지비’의 비문은 제자들에 의해 대대로 구암사에 보관되어 오다가 대사의 출가 본사인 선운사에 보내져 비를 세웠다.

    [낙덕정]

    발원지에서 복흥면 소재지를 벗어나 이십리 쯤 강을 따라 내려오면. 푸른 물빛을 띤 낙덕 저수지를 만난다. 백방산에서 발원한 추령천이 서마리 하마마을에서 물을 모아서. 동산저수지를 거쳐. 복흥면 상송리 낙덕 저수지에 이르면 잠시 쉬면서 제법 강의 모습을 갖춘다. 저수지 옆에는 조선 인종 때의 학자인 하서 김인후가 명종 1년(1545)에 을사사화가 일어난 후 관직을 사임하고 은거한 낙덕정이 있다. 선생은 이곳 낙덕암 주위의 자연과 산세를 즐기는 한편 후세들에게 성리학을 가르쳤다. 정자에 올라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풍광에 취해 여유로움을 가져보는 것도 나그네만이 가질 수 있는 행복함이다.

    [맛집]
    1. 원조전주식당1호점: 진정순 ☎ 063-538-7930. 전북 정읍시 내장동 46-20. 한정식(1만3천원. 전라도특유의 음식문화를 맛볼 수 있다. 산나물등 40가지의 반찬이 나온다). 비빔밥과 된장찌개(7천원)
    2. 옥정산닭: 이순덕 ☎063-652-7399. 전북 순창군 복흥면 서마리. 닭도리탕. 백숙(3만원). 옻닭(3만5천원). 주인이 직접 산에서 키운 닭으로 요리를 한다. (마산제일고등학교 학생부장. 옛그늘문화유산답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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