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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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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의 '당근과 채찍'/이상권기자

  • 기사입력 : 2007-04-13 0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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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 대통령= 해수부장관 어디 갔어요? (좌중 웃음) 지난번에 내가 질문했던 것은 질문의 사례로 했는데 나 때문에 피해가 가서 미안합니다.
    #김성진 해수부장관= 피해가 아니고 학생이 공부 잘하라는 질책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2일 오후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한미FTA와 한국경제 2차 워크숍’. 노 대통령은 모두발언 중 ‘느닷없이’ 김 장관에게 사과했다. 풀(pool)취재단으로 참석했던 기자 역시 당시 현장 분위기가 상당히 미묘했음을 느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3일 열린 1차 워크숍에서 김 장관은 노 대통령으로부터 호된 꾸지람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토론이었다. 김 장관이 “(한미FTA 체결로) 명태. 민어 어업의 엄청난 피해가 우려된다”고 보고하자 노 대통령은 “명태잡이 피해 어민이 몇명이나 되냐”고 물었다. 이에 김 장관이 900명이라고 답하자 “900명을 가지고 피해가 엄청나다는 식으로 보고할 수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는 후문이다. 이후 김 장관의 ‘망신’ 소식은 언론을 통해 세인에 회자됐다.

      이를 의식한 듯 노 대통령은 이날 한껏 김 장관을 치켜세웠다. “중소기업청장 때 열심히 하고 결과가 좋아서 장관 발탁되신 분인데 난데없이 벼락을 맞게 해서 미안하다. 언론보도는 한번 지나가는 것이니까 너무 상심하지 마십시오.” ‘완벽한 보상’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이후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오늘은 또 누가 난데없이 벼락을 맞을지…. 항상 그런 여지는 있는 것이니까요….” 참석자들 사이에 다시 한번 웃음이 나왔지만 ‘뼈 있는 농담’이다.

      사실 1차 워크숍에서 대통령의 ‘충격요법’이 상당한 효과를 본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오늘(2차) 워크숍 자료준비를 잘한 것 같다. 이 정도 될 것 같으면 오늘 워크숍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괜히 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질책을 받아야 제대로 상황을 인식하는 정부 고위관계자들. 이들을 바라보는 국민은 불안할 뿐이다. 이상권(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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