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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전부 엉터리다"/정오복기자

  • 기사입력 : 2007-04-26 0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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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일 오전 한 통의 전화가 기자의 ‘불뚝 성질’을 건드렸다. 박00씨라고 밝힌 한 남성이 “‘급식자재 구매방식 폐단과 개선방안’이란 기사를 보고 전화하는데. 전문가나 관계자에게 물어봤더라면 이렇게 기사 쓰지 않는다. 기사 전부 엉터리다”라는 전화였다. 7~8분정도 통화 끝에 “얼굴 안 보인다고 함부로 얘기하지 말고 직접 와서 얘기하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10여분 뒤 도교육청을 찾은 박씨는 조금 누그러진 태도로 ‘기사 전부 엉터리다’고 한 데 대해 사과했다. 그리고 대화 중에 식자재협회 부회장임을 밝히며. 식자재업체 대표 명함도 건넸다. 예상대로 급식자재 업체 입장을 항변하기 위해 ‘총대’를 메고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당초 엄포와는 달리 전체 기사 중 급식자재 입찰용 현품설명서에 제조회사 제품이 아닌 유통업체 브랜드제품을 예시하는 부적절성을 지적한데 대한 업체의 해명만 하고 돌아갔다. 업자가 돌아간 뒤 후배기자는 “저도 작년에 기사 쓰고 업자들한테 엄청 시달렸어요”라고 한숨지었다.

      같은 날 오후 ‘급식과 관련해 밥 먹고 산다’고 밝힌 다른 남성이 전화를 했다. 이 업자는 급식자재시장을 더욱 밀착취재해 고발하지 못한데 꾸지람했다. 또 유통업체 브랜드제품 상당수가 OEM 방식으로 생산.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더욱이 최저가 낙찰 후 실제 식자재를 공급할 땐 입찰품목과 달리 외국산 농수산물을 가져오거나. 공급가가 낮은 다른 제조회사 제품을 가져오는 경우가 절반 정도는 된다고 주장했다. ‘오늘 콩나물 반찬 하나만으로 아이들 밥 먹인다’며 반품처리하는 당찬 영양사를 만나 혼쭐 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문제의 노출을 꺼려하는 영양사의 입장을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업자들이 먼저 영양사의 성향을 파악한 후. 대상학교를 결정해 횡포를 부리는데. 영양사가 반품시키더라도 교환해주지 않고 ‘버티기’ 하면 상대적으로 급박한 영양사들이 어쩔 수 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같은 업자인데 왜 이런 제보를 하느냐”는 우문(愚問)에 “우리 아이 셋이 매일 학교급식을 먹고 있다”고 현답(賢答)했다. 정오복(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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