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11일 (토)
전체메뉴

줄서기, 줄타기/이병문기자

  • 기사입력 : 2007-05-21 09:41:00
  •   
  • “기사 아주 못되게 썼더구먼. 아주 불쾌했어. 그런 기사 쓰려면 전화해보고 하든지 해야지 원”. “‘친박’. ‘친이’ 의원 ‘오락가락’ 말씀이시죠?”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경선 룰을 두고 극한 대치를 보이던 지난 14일.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 주재로 당내 중립 의원 회동 때 나온 발언이다.

      불편한 심기를 제대로 드러낸 것으로 어떤 의원에겐 “중립 맞아”라는 뼈있는 농담까지 건네졌다.
      스스로 중립이라고 모인 의원들조차 일부 참석자에 대해 거울에 비친 자화상을 보는 듯 적잖이 멋 적고 당황스러웠음을 반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 ‘친이’-‘친박’으로 단순 실명 보도된 사례는 여럿 있었지만 오락가락이라고 폄하되고 부정적으로 가치가 재단된 경우가 드물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주목됐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은 국회뿐만 아니라 도지사. 시장·군수. 도의원과 시·군의원 등 당 공천을 받는 선출직 모두에게 해당된다.
      국회의원들은 ‘빅2’에 줄을 서고 나머지 선출직은 줄선 국회의원들로부터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눈치는 연쇄반응이 불가피하다. 다만. 국회의원은 내년 4월9일 선거가 치러진다는 점에서 대선 후 바로 선거국면으로 들어가기에 더 좌불안석이다.

      경남의 국회의원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한나라당의 경우. 공천이 당선이라는 등식이 오랫동안 도민이나 유권자 인식 속에 자리 잡다 보니 미주알고주알 떠다니는 말과 의원들의 변명을 듣다 보면 의원들이 줄을 서는 것인지. 줄을 타는 것인지 헷갈린다. 신의도 인연도 깡그리 무시되고 국민을 위해. 지역을 위해 봉사하겠다던 말은 어디로 갔는지 잘 모르겠다. 더욱이 줄이 그들의 정치 인연이나 여정과 다를 땐 참으로 당혹스럽다.

      늦었더라도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무엇이 이유가 됐든 줄(지지)을 공개하고 이를 유권자에게 떳떳이 밝혀야 하지 않을까. 자칫 줄서기가 줄타기가 돼 공천이나 총선에서 부메랑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또 국민들도 눈과 귀가 있으니…. 이병문(정치부)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재익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