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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위해 공헌한 분들이.../이헌장기자

  • 기사입력 : 2007-06-07 0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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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가 다르게 한명씩 사라지는데 우리가 죽고나서 지원해주면 뭐하겠노?” 얼마전 취재차 만난 월남전 참전용사들은 하나같이 이 말을 던지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대부분이 60을 넘긴 이들은 같은 처지에 있던 전우들이 저 세상으로 갔다는 이야기를 듣는 횟수가 갈수록 늘어나다보니 국가의 처우가 더더욱 섭섭하다고 했다.

      고엽제 후유의증을 앓고있는 한 월남전 참전용사는 “국가에서 우리 모두가 죽을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다리에 마비 증상이 오고. 피부가 썩어들어 가고. 손발이 저려 수족을 쓰지도 못하고. 당뇨가 심해 매달 수십개의 약을 지어먹고 있는 이들은 아직 나라의 혜택을 못 받고 있었다.

      이들 대부분이 “우리나라는 고엽제 후유증 판정기준이 너무 높아서 진짜 소수의 인원만이 국가의 혜택을 받고 있다. 미국·캐나다는 이미 월남전 참전용사들을 다 먹고살게는 해주지 않았냐?”며 고엽제 환자와 월남전 참전용사에 대한 정부의 홀대를 성토했다.

      “20살 아무것도 모를 나이에 나라에서 필요하다니까 젊은 혈기로 월남전에 나갔다”던 이들은 이제 우리 정부의 보훈정책을 성토나 하는 나라의 ‘골칫거리’로 비쳐지고 있다.

      아직 이들에 대한 궁극적인 대책없이 ‘정부의 지원을 받으려면. 고엽제 후유증 판정을 받으라’는 고압적인 보훈정책에 “국가가 이런 식이면 누가 나라를 위해 싸우겠느냐”는 참전용사들의 목소리만 높아질 뿐이었다.

      6일 현충일. 창원시 충혼탑 입구에는 ‘나라위해 공헌한 분들이 존경받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라는 플래카드가 붙어있었다.
      다음 현충일에는 ‘나라 위해 공헌한 분들이 존경받고 있는 사회입니다’라는 내용이길 바란다면. 너무 큰 기대일까?   이헌장(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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