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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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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기' 핸들 따로 페달 따로/김용대기자

  • 기사입력 : 2007-08-06 0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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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31일 아침 6시 창원 가음동 본동. 창원에서 몇 남지않은 미관정리지구인 이곳의 빈집을 철거하기 위해 공무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이른 아침이라 더위가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움직이면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는 날씨였다. 그때 박완수 창원시장이 자전거를 타고 행정대집행 현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빈집을 철거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박 시장의 집은 상남동 성원아파트로. 현장까지는 그리 멀지는 않았지만 오르막길도 있어 자전거 페달을 밟고 오는 데는 수월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박 시장은 다시 집으로 가 아침을 먹고 여느때처럼 자전거를 타고 시청까지 출근했다. 시민자전거 타기를 위해 솔선한 지도 만 5개월을 훌쩍 넘기고 있다.

      최근 시청 인근 용지아파트에서 민원이 있었다. 다름아닌 시청 공무원들이 출근길에 용지아파트에 자동차를 세워두고 시청까지 걸어간다는 것.

      시청과 큰 도로 하나를 가운데 두고 있는 농협 경남지역본부에서도 가뜩이나 좁은 주차장에 시청 공무원들이 하루종일 자동차를 세워둔다는 볼멘소리가 들리고 있다.

      시청에서 3㎞ 이내 거주 공무원은 도보나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휴가에서 돌아온 30일 간부회의에서 자전거 타기와 관련된 추경예산이 대부분 삭감된 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반영하듯 최근에 보기드문 질책을 했다.

      박 시장은 이날 “자전거 타기는 이벤트로 되지 않는 일”이라며 간부들을 강도높게 질책했다.
      복더위에 땀흘리며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시장과. 시청 가까이까지 자가용을 타고와 걸어서 출근하는 공무원. 시민 자전거 타기 운동에서 ‘핸들 따로’ ‘페달 따로’ 형국이다.

      공무원들의 자세가 이러하다면 그 어떤 시책을 내놓아도 결실을 얻기는 어렵다. 공무원들이 따라주지 않는데 시민들이 따라갈까. 세계적인 도시를 만들겠다는 창원시 공무원들의 전향적인 자세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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