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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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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간의 정치쇼/이상권기자

  • 기사입력 : 2007-08-13 0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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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를 하나 풀어보자. 다음은 어느정당을 일컫는 신조어일까? ‘밤새 걸어 제집 안마당’ ‘다람쥐 쳇바퀴당’ ‘한탕주의 사기도박당’ ‘위장폐업 후 신장개업당’ ‘국정실패 세탁공장당’ ‘기획탈당 헤쳐모여당’

    다름 아닌 조만간 원내 제1당을 차지할 ‘대통합 민주신당(약칭 민주신당)’을 비꼬는 정치권 유행어다.

    지난 10일 오후 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오는 20일까지 합당을 완료키로 했다. 이에 민주신당은 143석(민주신당 85석+열린우리당 58석)을 확보. 한나라당(129석)을 제치고 6개월만에 원내 제1당으로 복귀하게 됐다.

    그러나 면면을 살펴보면 143명 의원중 138명은 열린우리당 출신의원이다. 새로 합류한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한 5명 뿐이다. 지난 2월 초 23명을 시작으로 열린우리당 집단 탈당이 4차례나 계속됐다. 이어 탈당파의 독자 창당과 민주당과 합당. 다시 민주당 탈당. 대통합민주신당 창당을 거쳤다. 결국 범여권 신당은 돌고 돌아 ‘도로 열린우리당’이 된 셈이다.

    당사자들은 이런 비판을 인정하지 않는다. “정치권과 시민사회 세력이 50 대 50으로 모인 새로운 당”(민주신당 오충일 대표). “민주당의 지역구 의원이 대거 참여하고 손학규 전 경기지사 측과 시민사회 측 외부 인사도 합류하고 있어 ‘도로 열린우리당’이라고 할 수는 없다”(열린우리당 김영춘 사무총장).

    그렇게라도 했으니 이 만큼이나 됐다는 주장이다. ‘100년 정당’을 표방했다 고작 3년 9개월 만에 문닫는 열린우리당 해체에 대한 변명과 반성은 어디에도 없다. 새 간판을 달았으니 국민이 헷갈리기를. 속아주기를 바라는 것인가.

    요즘 유행하는 광고카피중 이런 문구가 있다. ‘쇼를 하라.’
    정치권에 대입하면 이렇게 바꿔야 할 듯 싶다. ‘쇼 좀 그만하라.’ 이상권(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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