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권 24개 `기술인 회사'

산업용로봇 등 설비 제작··· 직원 45명 중 42명 엔지니어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국내외 분쟁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기업들이 지속 성장과 생존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특허 등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경영에 적극 활용해 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경남지식재산센터와 공동으로 도내 특허경영 우수기업을 찾아 소개한다.　창원시 팔룡동 （주）대호테크（대표이사 정영화）는 남보다 빨리 특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경영에 접목한 대표적 중소기업으로 꼽힌다. 지난 1989년 설립된 대호전자가 전신인 산업용로봇, IT, 광학, 공작기계 등 설비제작 전문업체다. 한국화낙, 효성중공업, 노키아티엠씨, 삼성테크윈 등 굵직한 기업들과 거래하고 있다. 주문생산방식의 업종 특성상 모기업에서 요구하는 설비를 설계·제작, 공급하며, 그동안 개발·공급한 설비만 수백 종에 이른다.

지난 2002년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한 대호테크는 `기술인의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업원 45명 가운데 여직원 3명을 빼면 정 대표를 포함, 모두가 엔지니어다.

대호테크는 어느 날 일본의 한 업체로부터 대기업에 납품하기 위해 개발 중인 제품사양이 자기네 제품과 유사하다는 얘기를 접했다. 모기업은 구설수에 오를까 우려해 제동을 걸었다. 새롭게 설계해 제작함으로써 시간과 경비 손실을 입고 빈손 납품을 하게 됐다.

이 때 특허 등 지식재산권 확보의 필요성을 절감한 정 대표는 2000년 2월부터 특허담당자를 두고 본격적인 특허 출원 및 관리, 교육에 나섰다. 그 결과 2001년 `포그핀 자동 장착장치'를 시작으로 2006년 7월 현재까지 `주차라인 내에서의 무단주차 방지장치', `소형렌즈 자동 제조장치' 특허 등 총 24개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올해는 경남지식재산센터의 경남 스타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호테크는 특허경영의 일환으로 매주 수요일 전 사원을 대상으로 토론회를 진행해 현장 개선 사항 및 창의적 사고 고취를 위해 애쓰고 있다. 우수 아이디어 채택 사원에게는 연 1회 포상하고, 아이디어 제공자 존중 차원에서 특허출원시 출원인은 회사로 하되 발명자는 개인으로 등재해준다. 특히 올해부터는 매월 1회 발명과 특허를 주제로 한 `창조와 혁신 아이디어 회의'를 개최해 1인 1발명을 유도하고 있으며, 해외기술 감각을 익히기 위해 매년 분기별로 2인1조 해외기술탐방 연수도 실시해오고 있다. 특허경영에 나선 이후 매출액도 매년 20% 이상 증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허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우명성 팀장은 “다양한 특허를 보유함으로써 회사의 이미지가 좋아지고 브랜드 인지도도 상승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또 대호테크에서 개발한 제품을 모방하지 않아 제2, 제3호기 수주가 계속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간 5개의 특허출원을 목표로 하는 대호테크는 향후 △IT를 접목한 광학렌즈 성형기의 제조장치 △친환경과 신세대 디자인의 휴대폰 검사장비 △3D 작업용 로봇 개발 △간략화 최소화 소형화시킨 공작기계제어 △대체에너지와 관련된 자동화 제어장치류 △LCD를 모듈화하는 유비쿼터스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대다수 중소기업들이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많은 직무 발명을 하고서도 서류화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해 직무 발명을 대기업에 이양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정부나 자자체에서도 지적 재산이 부동산을 보유하는 것보다 더 훌륭한 자산임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홍정명기자

[사진설명]  정영화(왼쪽) 대표이사가 특허업무 전담 우명성 팀장과 향후 특허 출원할 내용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