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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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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나는 세상/ 창녕 송이닭국

  • 기사입력 : 2007-10-18 09: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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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이와 닭이 만나니 맛나네

    국물 한 숟가락 뜨면 향긋한 소나무향에 취하고

    호수와 먼 산 풍경에 옛 시골맛이 절로…

    ‘송이’와 ‘닭’이 만났다.그것도 창녕 화왕산 자연송이다. 송이는 백두산, 금강산, 칠보산, 화왕산 등 어디서 캤느냐에 따라 이름을 달리한다. 남북정상회담 땐 북측이 남측대표단에 선물한 것도 바로 송이다. 그만큼 송이는 어디 출신인가가 중요하고,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쓰인다. 특히 화왕산과 옥천계곡의  적송군락지 사질 토양에서 4~6월, 9~11월 자생하는 화왕산 송이는 태백산맥의 마지막 자락인 화왕산에서 난다는 점과 채취량이 일년에 8000kg 정도로 적다는 것이 다른 송이와 차이다. 닭 요리는 주변에서 흔히 접하게 된다. 지금 한창인 송이와 닭을 이용해 만든 창녕 화왕산 송이닭국을 맛봤다.

    송이요리는 옥천저수지에서 옥천계곡의 식당에서 주로 한다. 그 중 한 식당인 ‘두메산골’에 들렀다. 송이는 잘게 찢어 그대로 소금에 찍어 먹기도 한다. 또 된장찌개에 송이를 넣으면 송이향으로 독특한 맛을 낸다. 이런 음식은 한번쯤은 맛봤을 것이다. 이곳 창녕에서만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음식을 찾았다. 바로 ‘송이닭국’이다.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고, 술과 곁들여도 괜찮을 것 같다. 송이닭국을 주문했다면, 먼저 기다리는 맛을 알아야 한다. 주문을 하고 20여분은 기다려야 송이닭국을 대면할 수 있다.
     그동안 식당 밖에 나와 주위를 둘러보면 좋다. 옥천저수지에 있는 식당에선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며 상념에 젖어들 수 있다.  이곳 사람들은 옥천저수지를 ‘동정호’라 부른다. 옥천저수지를 지나 위치한 식당에선 병풍처럼 둘러쳐진 능선과 영글 대로 영근 벼를 볼 수 있어 좋다.

    예전의 시골 풍경이 연상된다. 집 안에선 맛있는 음식 향이 흘러나오고, 밖엔 논과 계곡물이, 멀리론 산이 있는 풍경. 아스팔트 도로만 없다면 영락없이 옛 전경이다. 주인 아주머니가 음식이 다 됐다고 손짓을 한다. 송이닭국을 따라 방안에 들어서니 향긋한 자연의 내음이 방안 가득 깔리기 시작한다. 송이닭국은 생김새가 눈에 띈다. 가마솥을 줄여놓은 듯한 큰 냄비에 송이와 닭이 담겨 있다. 먼저 입 안을 적시기 위해 국물을 한 숟가락 뜬다. 기다린 보람이 있다. 개운하고 시원한 맛이다.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다. 식욕이 당기기 시작한다.

    다음은 송이에 젓가락이 갔다. 자연송이의 원래 모양대로 얇게 썰려 있었다. 너무 얇지 않느냐는 생각마저 들었다. “지금 시세가 1kg에 23~25만원 정도”란 주인의 말을 듣고서야 이해가 갔다. 화왕산 자연송이는 전국 송이산지 중 채취량이 가장 적은 곳. 그만큼 비싸기도 하고 귀하기도 하다. 입 안의 송이는 향긋한 소나무향을 냈다. 불과 한 조각이었지만 씹을수록 그 향이 짙어졌다. 송이닭국의 닭고기는 한입에 삼키기에 적당한 크기다. 송이와 닭고기가 조금 싱겁다고 느껴지면, 소금을 살짝 찍어 먹으면 된다. 송이닭국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은 없을까. 아침 일찍 창녕 우포늪에 들렀다가, 화왕산 등산을 하고, 내려오는 길에 먹으면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부곡하와이에서 목욕을 하고 귀가한다면 하루 나들이로 충분하다. 글=박영록기자 pyl21c@knnews.co.kr
     사진=김승권기자 s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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