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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칼럼] 백년손님의 귀물 ‘닭고기’

  • 기사입력 : 2007-10-18 09: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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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닭은 아침을 밝혀주는 동물로서 부지런함의 상징이며 닭과 관련된 길조어도 매우 많다. 닭의 목을 먹으면 목청이 좋아진다고 하며, 닭이 감나무에 올라가면 재수가 좋다고 한다. 또한, 닭이 쌍알을 낳으면 집안이 흥한다고 하고, 닭이 항상 나무 밑에 있으면 그 집안에서 벼슬할 사람이 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음력 정월 초하룻날을 닭의 날이라고 하여 닭은 모든 것의 처음을 뜻하는 동물이다.

    우리나라엔 닭과 관련된 창조신화나 위인들의 난생설화가 유난히 많다. 박혁거세는 알에서 태어났고, 그의 왕비는 계룡의 갈비뼈에서 났으며, 김알지가 태어날 때는 숲에서 닭이 울었다 하여 그 숲을 계림이라고 하였다. 닭은 대체로 길조로 여겨져 왔으며, 다섯 가지 덕이 있다고 했다. 머리에 있는 볏은 문(文)을 상징하고, 발은 내치기를 잘한다 하여 무(武)로 여겼으며, 적과 맹렬히 싸우므로 용(勇)이 있다고 하였고, 먹이가 있으면 자식과 무리를 불러 먹인다 하여 인(仁)이 있다 하였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시간을 알려주니 신(信)이 있다 하였다.

    닭은 또한 우리 인간에게 알과 고기를 주는 최고의 익조로 여겨 왔다. 닭고기는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섬유질이 가늘고 연하며 지방이 근육 속에 들어있지 않고 껍질 바로 아래 있어 제거하기가 쉽다. 그러므로 닭고기는 고단백 · 저지방, 저칼로리 식품이며 지방 중에서도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피부 건강이나 노화 방지에도 좋은 식품이다. 닭고기의 가슴살에는 단백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메티오닌을 비롯한 필수아미노산이 쇠고기보다 많이 들어 있는데, 이것은 뇌신경 전달물질의 활동을 촉진하여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주는 작용을 한다. 닭날개의 살코기에 함유된 콜라겐은 피부미용과 연골 형성에 도움이 되며, 콜레스테롤 함유량도 적어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식품이다.

    그러나 다른 육류처럼 무기질과 비타민이 부족하므로 채소나 해조류 등과 곁들여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 프랑스의 유명한 미식가이며 식품평론가인 브리야사바랭이 ‘캔퍼스가 화가의 필수품인 것처럼 닭고기는 조리사에게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재료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닭고기는 그 요리법 또한 다양하다. 통째로 오븐에 굽거나 양념을 해서 바비큐를 하거나 구운 후에 졸인다든지, 혹은 불에 직접 쬐어 구워낸 후 각 나라의 고유한 음식 이름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백년손님인 사위에게 씨암탉을 대접하는 풍속이 있었으며, 닭을 재료로 하는 음식을 보면 보신 식품으로 꼽혀온 삼계탕, 영계백숙, 닭꼬치, 닭갈비, 닭계장, 닭찜, 닭곰탕, 닭조림, 닭지짐, 닭내장 요리 등이 있다.권오천(남해전문대학 호텔조리제빵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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