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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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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그린 가을풍경

해질녘에 한번 가봐
주남저수지나 우포늪으로…

  • 기사입력 : 2007-11-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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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 질 무렵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를 찾은 탐조객들이 망원경으로 새들을 관찰하고 있다. 이곳에는 일몰을 전후해 가창오리의 군무를 보려고 탐조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김승권기자/

    낙엽이 떨어지는 계절.

    수만마리 가창오리들의 군무가 보고 싶다.

    갈대밭 사이로 기러기와 고니가 나는 모습이 생각난다.

    해가 나고 지는 시간.

    이맘때면 끼니를 챙기기 위해 바지런히 움직이는 철새를 만나기 좋은 시간이다.


    창원 주남저수지 재두루미의 비상


    ▲창원 주남저수지= 창원 주남저수지는 지금 철새 탐조객으로 만원이다. 철새들의 화려한 날갯짓을 살짝만이라도 본다면 자연스럽게 감탄사가 연발된다.

    특히 일출과 일몰을 전후에 동판저수지에서 주남저수지로, 주남저수지에서 동판저수지로 자리를 옮기는 철새들의 군무를 본다면 장관이란 말이 절로 나온다.

    많은 종류의 겨울 철새가 동시에 날아올라 만들어낸 군무는 주남의 늦가을 정취를 만끽하게 한다.

    추운 시베리아 벌판에서 한반도를 찾는 철새는 이맘때면 논두렁과 호숫가 어디서든 볼 수 있지만, 특히 창녕 우포늪과 진주 진양호와 합천호, 낙동강 하구 등 규모가 큰 호숫가에서 잘 관찰된다. 그만큼 개체수가 많아 탐조하기 좋다.

    동양 최대 철새도래지 중 하나인 주남저수지엔 지금 60여종의 철새가 찾아왔다. 철새들은 내년 2월까지 한겨울을 이 곳에서 날 것이다.

    주남저수지는 창원 동읍과 대산면 일원 926.5ha 면적의 늪 지역 전체를 말한다. 흔히 말하는 주남저수지는 동판저수지와 주남저수지, 산남저수지 등 3곳의 저수지를 통칭한다.

    특징은 도심과 인접했다는 것이다. 또 전망대를 중심으로, 철새들을 가까이서 탐조할 수 있는 것이 최대 매력이다.

    짚으로 만들어져, 논두렁 깊숙이 난 탐조시설은 주남저수지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철새 중 오리류는 물가에서 주로 유영을 하지만, 기러기류는 낮은 물가나 논에서 먹잇감을 찾는다. 바로 앞에 시꺼먼 철새들이 겁도 없이 촐랑댄다. 부리만 새하얀 이 새는 물닭이다. 철새란 이름을 잃어버리고 어느덧 주남저수지의 터줏대감이 된 물닭은 이젠 친근감마저 든다.

    저수지 안쪽의 원앙이 담소를 나눈다. 떨어지지 않고, 나란히 걸음을 맞추는 모습에서 금실 좋은 부부를 연상케 한다.

    주남저수지는 철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생태학습관과 탐조를 위한 전망대가 별도로 있어 편리하다.

    저수지를 조망하기 위해 전망대에 오르기 직전, 오른쪽 월잠리 들녘엔 쇠기러기 수백마리가 자리했다.

    저수지 안쪽 갈대가 있는 곳에는 재두루미가 폭넓게 자리를 잡았다. 여름 철새인 백로와 왜가리도 눈에 띈다. 이 밖에 주남저수지에선 흰죽지, 청둥오리, 넙적부리, 고니 등 겨울철새들과 노랑턱멧새, 딱새, 멧비둘기, 흰뺨검둥오리 등 텃새들이 탐조객들을 반긴다.



    내달 개장하는 창녕 우포늪 생태관 전경

    ▲창녕 우포늪= 창녕 우포늪은 국내 최대의 자연늪이다.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광활한 늪지에 수많은 물풀들이 머리를 내밀고 있다. 워낙 넓다 보니 일반인들이 제대로 된 탐조를 하려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지난 12일 찾은 우포늪엔 창원의 주남저수지만큼 철새들이 많지는 않았다. 그래서 우포늪을 찾을 땐 늪지식물과 원시늪 등도 함께 둘러보면 좋다.

    우포늪은 1억4000만년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원시적 저층늪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황새, 삵, 가시연 등을 비롯한 수많은 동·식물들이 살아가고 있는 ‘자연생태계의 보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포늪은 창녕군 유어면 대대리, 세진리 일원의 우포 본늪과 이방면 안리의 사지포늪, 대합면 주매리 일원 목포늪, 이방면 옥천리 일원의 쪽지벌 등 모두 4개의 늪으로 구성돼 있다.

    전망대가 있는 우포 본늪이 철새 탐조의 가장 일반적인 코스다. 좀 더 조용한 코스를 원한다면 걸어서 우포 본늪에서 30여분 거리에 있는 사지포늪과 목포늪을 찾으면 된다. 철새들의 비행하는 모습은 늦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글= 박영록기자 pyl21c@knnews.co.kr

    사진= 김승권기자 skkim@knnews.co.kr



    우포늪 전망대에서 탐조객들이 망원렌즈로 철새를 관찰하고 있다.

    철새 탐조 이렇게

    철새들은 색깔에 민감할 뿐 아니라 후각과 청각이 매우 발달돼 있어 가까이서 관찰하려면 주의가 필요하다. 화려한 원색의 옷을 입을 경우에 철새들의 경계를 풀 수가 없다. 또 진한 냄새가 나는 화장품 사용을 삼가고 큰소리로 떠들거나 잡담도 금물이다.

    철새 탐조를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보온성 있는 옷을 챙겨 입는 것이 좋다.

    망원경이나 쌍안경을 준비해야 하는데, 망원경은 배율 20~50정도가 적당하고, 쌍안경은 7~10정도의 배율이면 된다. 철새들의 군무를 추억에 남기려면 카메라는 필수다.

    탐조 지역과 철새에 대해 미리 정보를 갖고 가면 금상첨화다. 시·군 홈페이지를 방문해 탐조할 저수지나 갯벌, 늪에 대한 정보를 익히고 지도, 조류도감, 스케치북, 메모장을 지참해 새들의 생태를 기록하는 것이 알찬 탐조의 방편이다.

    탐조에 적당한 시간은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이른 아침이나 해질 무렵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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