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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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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의 피로 온천서 싹~ ‘가뿐한 여행’

  • 기사입력 : 2008-01-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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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대한 바위가 꽃봉오리 형상을 한 우두산 의상봉.


    거창 가조온천 노천탕 전경. /이준희기자/

    산이 높고 물이 맑아 빼어난 산수 풍광을 자랑하는 거창.

    넓은 평야에 우두산, 금원산, 비계산, 장군봉, 기백산, 수도산, 삼봉산, 미녀봉 등 높이 1000m에 이르는 산들이 20여 곳에 이를 정도로 아름다운 산들이 마치 명산의 자태를 뽐내듯 병풍처럼 둘러서 있다. 특히 별유산이라고도 불리는 우두산 의상봉(義湘峰)은 산세가 빼어나기로 유명하며 고견폭포와 유서 깊은 전통사찰인 고견사가 자리잡고 있어 전국에서 많은 등산객들이 몰리고 있다.

    또한 인근에는 강알칼리성 온천인 가조온천이 있어 등산으로 지친 심신을 부드러운 온천수에 담그면 피로가 씻은 듯이 풀릴 정도로 물이 미끄럽고 좋아 등산객들과 가족단위의 겨울 여행지로 손꼽히고 있다.

    [사진설명]  거창 우두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의상봉 정상과 이어진 철제 계단을 오르고 있다.


    ▶  거창 우두산+가조온천

    창원을 출발해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2시간여 만에 거창 가조면 나들목 입구에 이르렀다. 나들목을 빠져 나오자 경운기를 타고 시장을 향하는 촌로들의 풍경이 정겨워 보인다.

    가조면 소재지에서 고견사 주차장까지는 약 4km 거리. 차량을 이용해 5분여 만에 주차장 입구에 닿았다. 고견사 주차장 입구에서 챙겨온 물병에 약수를 한 통 가득 채워 산에 오를 채비를 마쳤다.

    등산 코스는 3갈래 길. 주차장 상단 왼쪽으로 보이는 등산로 안내판 쪽 길을 따라 장군봉(3.3km)을 거쳐 의상봉에 이르는 코스와 주차장 위 가게에서 고견사(1.5km)나 마장재(2km)를 거쳐 의상봉을 오르는 코스, 고견사를 거쳐 곧바로 의상봉을 오르는 코스로 나눠져 있다. 우리 일행은 고견사를 거쳐 의상봉을 오르는 코스를 택했다.

    반듯반듯 놓인 돌계단을 따라 오르기를 7분여. 보기만 해도 가슴이 시원한 폭포가 눈앞에 나타난다. 고견폭포다. 어림잡아 30m 높이에서 떨어지는 가느다란 물줄기는 한겨울 추위도 아랑곳 없이 그대로 소(沼)로 떨어져 내린다.

    겨울 가뭄으로 물줄기는 눈에 띄게 줄었지만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는 견암폭포의 자태는 과히 여느 폭포와 견주어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다시 발걸음을 재촉해 고견사를 향했다.

    누가 일부러 놓은 것 같지도 않은데도 반듯하게 놓인 돌계단은 산행에 나선 일행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30여분 만에 고견사 입구에 다다랐다. 절 마당 앞에는 고운 최치원이 심은 것으로 추정되는 수령 700년이 넘는 큰 은행나무(높이 28m, 둘레 6m10cm)가 우람한 자태를 자랑하며 버티고 서 있다.

    고견사는 신라 문무왕 7년(서기 667년) 의상과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로 고운 최치원이 머무르기도 했다. 이 고찰에는 고견사석불(경남유형문화재 제263호)과 동종(경남문화재자료 제170호) 등 문화재가 있어 불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약수터에서 목을 축인 뒤 고견사 법당 한편으로 난 등산길을 따라 의상봉을 향했다. 계곡길을 따라 오르기를 20여분. 눈앞에 거대한 암벽이 길을 가로막는다. 여기서부터 산행 코스가 급경사 오르막길로 접어들었다.

    발목까지 차오르는 낙엽과 바위를 밟으며 급경사길을 오르니 금세 굵은 땀방울이 이마에 송글송글 맺히고 숨이 턱밑까지 차 오른다.

    얼마 후 고갯마루가 나타났다. 안내 표지에 의상봉까지 400m가 남아 있음을 알린다. 의상봉에 오르려면 이 고개를 넘어 의상봉의 북사면을 타야 한다. 의상봉 정상은 예전에는 바위틈을 따라 오르기가 상당히 위태로웠으나 지금은 철제 계단이 놓여져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가파른 200여 철제 계단을 오르내리기는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의상봉(1046m)정상에 서니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날아간 듯 가슴이 뻥 뚫리는 후련함이 느껴진다. 100m가 넘는 거대한 바위가 꽃봉오리 형상을 한 의상봉 정상은 생각보다 넓었다.

    산의 형세가 소 머리를 닮았다 하여 생겨난 우두산. 신라 문무왕 때 고승 의상대사가 참선한 곳으로 널리 알려진 의상봉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니 가야산, 덕유산, 지리산을 비롯해 장군봉, 상봉, 비계산 등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의상봉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서둘러 하산 길에 올랐다. 40~50분 만에 고견사 주차장에 도착한 일행은 산행으로 지친 몸과 땀을 씻기 위해 온천관광지로 유명한 인근 가조온천을 찾았다.

    가조온천은 강알칼리성 단순천으로 피부병이나 신경통 등에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원탕은 26.5℃로 10℃ 정도 더 데워 공급하고 있으며 연수나 화학처리 등 인위적인 처리를 하지 않고 100% 천연원수만을 공급하고 있다. 영업 중인 백두산 천지온천은 평일인데도 찾는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살을 에는 찬바람과 뜨거운 물이 조화를 이룬 겨울 노천탕에 몸을 담갔다. 땀과 피로에 지친 몸을 뜨거운 물에 살며시 담그니 어느새 피로가 풀린 듯 노곤함이 몰려 온다. 고개를 들어 산을 바라보니 눈앞에 아이를 잉태한 여인의 형상을 가진 미녀봉(930m)이 눈에 들어 온다.

    겨울철 가족과 함께 가벼운 등산으로 건강도 다지고 따뜻한 온천수로 지친 몸을 달래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 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 거창 우두산·가조온천 가는 길= 창원 출발→ 남해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현풍나들목→ 동고령나들목→ 88고속도로→ 가조나들목→ 고견사 주차장→ 산행 후 가조온천

    [사진설명]  창녕 부곡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기는 사람들.경남신문DB

    Tip. 여기도 좋아요

    ▲창녕 부곡온천+화왕산= 부곡온천은 국내 최대 규모의 유황온천이다. 온천수는 규소, 염소, 칼슘, 철분 등 20여 종의 무기질을 포함하고 있다. 유황온천은 황화수소이온을 주성분으로 함유하고 있어 호흡기나 피부질환 등에 특히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화왕산은 창녕군 창녕읍과 고암면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창녕의 진산이다.

    억새밭과 진달래 군락으로 널리 알려진 이 산은 정상부에 5만여 평의 억새밭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600m 지대에는 화왕산성(사적 제64호)이 있다. 삼국시대부터 있던 성으로 임진왜란 때 의병장 곽재우의 분전지로 알려져 있다. 화왕산성의 동문에서 남문터로 내려가는 길에 분화구이자 창녕 조씨의 시조가 태어났다는 삼지(三池)가 있다.

    ▲창원 북면 마금산 온천+천주산= 북면온천은 57℃의 온천수로 알칼리성 식염천이다. 목욕을 하고 바로 마실 수 있을 만큼 수질이 좋다고 소문난 곳이다.

    높이 640m 천주산의 주봉우리는 용지봉(龍池峰)으로 주변 일대에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며 자란다.

    동남쪽과 동북쪽은 창원시, 남서쪽은 마산시, 북서쪽은 함안군에 속하며 정상에서 3개 시군이 만난다. 작대산과 상봉을 가운데 두고 북릉과 이어지고, 주능선은 남북으로 마산시까지 길게 뻗어 있다.

    조선시대 성리학자인 허목(許穆)의 글씨를 음각한 달천동(達川洞)이라는 글자가 달천계곡 암벽에 새겨져 있고, 매년 봄이면 북면 주민들이 주최하는 진달래축제가 열린다.

    ▲마산 양촌온천+적석산= 마산 진전면 양조온천은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가족 단위로 피로를 풀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언뜻 보기에는 온천장이라는 느낌이 없을 정도로 개발이 덜된 상태지만 수질만큼은 전국의 어느 온천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온천 맞은편에는 마치 돌을 쌓아 올린 듯 보인다 하여 불리는 적석산이 있어 많은 등산객들이 찾고 있다. 높이가 500m도 채 안되는 낮은 산으로 등반하기에 무척 쉬운 곳이다.

    마산시 진전면 알암리와 고성군 구만면이 경계를 이룬 곳에 우뚝 솟은 적석산은 비록 해발은 낮지만 오르는 곳마다 바위전망대가 솟아 있어 산을 오르는 참맛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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