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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2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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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천지에 나무·풀… 살아있는 식물도감

■ 의령 목도수목원
과실수·향기나는 나무 등 1200여종 코스별 배치

  • 기사입력 : 2008-02-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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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령군 가례면의 목도수목원 내에 피라미드 형태로 지어진 ‘아로마테라피 체험실’. 이곳에서는 체험실 안에 심겨진 허브식물의 향기를 맡으며 명상을 즐길 수 있다. /이준희기자/


    겨우내 잠들었던 벌레들이 동면에서 깨고 꽁꽁 얼었던 얼음이 녹는다는 입춘(立春)이 벌써 지나 우수(雨水)로 향하고 있다.

    입춘이면 여인들은 집안 곳곳의 먼지를 털어내고, 농부들은 겨우내 넣어두었던 농구기들을 꺼내 손질하며 일년 농사 준비를 위한 손놀림이 바빠진다.

    가정에서는 한해의 무사태평과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며 대문과 기둥에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과 같은 입춘첩을 내붙이며 봄맞이 채비가 한창이다.

    하지만 봄을 시샘하는 추위는 갈길 바쁜 봄바람의 발목을 붙잡고 투정하듯 동장군의 마지막 위세를 떨치고 있다.

    그러나 자연의 법칙은 거스를 수 없는지 봄소식을 제일 먼저 전하는 매화와 목련의 나뭇가지에는 꽃봉오리들이 잔뜩 움츠린 채 봄을 재촉하고 있다.

    얼마 후면 봄바람에 새싹들이 얼었던 땅을 박차고 나와 봄소식을 전할 것이다.

    주말 가족·연인과 함께 수목원을 찾아 봄을 알리는 새싹들을 보며 따스한 봄기운을 느껴 보면 어떨까.

     


    목도수목원 내에 있는 전국 유일의 부채박물관.

    의령 가례면 괴산리 일대에 자리잡은 목도수목원.

    소나무, 향나무, 목련, 동백, 영산홍, 벚나무, 무궁화 등 목본 800여종과 초본 400여종, 제주도에서 자라는 나무와 풀 등 1200여종이 모두 모여 있어 목도수목원은 마치 살아 있는 식물도감과 같다.

    수목원에는 난대수목원과 목련원, 소나무원, 초화류원, 수생심굴원, 목서원, 과수원, 철쭉원 등 각기 다른 종류의 나무와 풀들을 테마별로 배치해 수목원을 찾은 시민들이 보기 쉽고 이해하기 편하도록 배치했다.

    2004년 조경업을 하던 이일원(李日元·64) 회장이 의령군 가례면 괴산리 일대 5만9504.4㎡의 넓은 부지에 120여억원의 사비를 들여 3년여 고생끝에 지난해 4월 조성한 수목원은 이제 의령의 새로운 자랑거리로 등장했다.

    수목원 정문에 들어서면 울창한 대나무 숲과 감나무, 배나무, 살구·자두 등 20여종의 과실수들이 손님을 맞는다.

    각 코스별 길목에는 금목서, 은목서, 부골나무, 범발톱나무 등 300~400여종의 향기나는 나무를 식재해 수목원 전체가 꽃향기로 뒤덮이게 했다.

    육각정을 지나 산등성에 올라서면 금송, 솔송, 백송, 흑송, 등 여러 종의 소나무와 화모죽, 부갑죽, 오죽 등 13여종의 대나무들이 식재돼 있다.

    발걸음을 옮기면 이번엔 제주에서 자라는 조롱나무, 황백, 멋나무, 구슬잣밥나무, 샌달나무 20여종의 나무들과 백목련, 자목련, 황목련, 별목련 등 8종의 목련류 등 이름조차 외우기 힘든 다양한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인근의 호랑가시나무에는 굶주린 텃새들이 인기척도 느끼지 못한 듯 조잘대며 열매를 쪼아댄다.

    산등성을 조금 더 올라서니 이번엔 당단풍, 매군도단풍, 중국단풍, 고뢰쇠단풍, 홍단풍, 청단풍 등 20여종에 이르는 단풍나무와 춘란재생지가 자리잡고 겨울을 나고 있다.

    산 정상에는 수목원을 찾는 가족들을 위한 놀잇거리로 미니골프장과 옛 전통을 되새기기 위한 성황당이 세워져 있으며 지척에는 12종류의 동물 형상들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산 중턱에는 향기요법을 체험할 수 있는 6개의 ‘아로마테라피 체험실’이 마련돼 있어 눈길을 끈다.

    피라미드 형태로 지어진 구조물은 양각 51도 51분 51초와 부각 65도 내외의 모형공간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중앙 공간에는 의자를 배치해 체험실 안에 심겨진 허브식물의 향기를 맡으면서 명상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 원장은 “피라미드를 중심으로 집중된 에너지를 통해 기를 모으면 정신세계가 맑아지고 머리가 안정되는 등의 치유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산등성을 돌아 내려서면 눈뫼, 새아침, 아사달, 배달, 향단 등 98종의 무궁화꽃이 식재돼 있으며, 다른 한편에는 맨발로 흙과 나뭇잎 등을 밟으며 몸으로 직접 땅의 기운을 느낄 수 있도록 ‘우드로드(Wood Rood)’가 200여m 조성돼 있다. 수목원 전체를 한 바퀴 돌아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시간30분~2시간 정도다.

    이 외에 아로마 에센스 오일을 이용해 몸의 피로를 회복시키는 입욕실과 아로마테라피 휴게소, 닥터피쉬 족욕탕, 황토방 등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다.

    또한 목도수목원 안에는 전국 유일의 부채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661.16m²규모에 2층으로 된 박물관에는 4개의 전시관을 갖추고 있다.

    1층 선면화 전시관에는 선면화 부채 200여점이 전시돼 있으며 2층 제1전시실인 조선유물 전시관은 조선시대 부채 100여점이, 제2전시실은 근·현대 전시관으로 근·현대 화가들의 작품 등 모두 600여점의 진귀한 부채들을 만날 수 있다.

    부채의 종류도 다양해 새의 깃털을 이용한 깃털부채, 비단부채, 자수로 한땀씩 정성스럽게 제작한 자수미선, 한지를 일정한 크기로 자른 후 꼬아 엮어서 만든 지승원선, 얇게 다듬은 대오리를 엮은 죽석부채, 8가지 덕을 본다는 팔덕선부채, 크고 화려한 궁중부채, 거북등을 깎아 만든 부채 등이 있다.

    특히 부채의 역사와, 자루가 달린 둥근부채인 단선과 접었다 펼 수 있는 접선 등 부채의 종류와 특징, 만드는 법 등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이일원 회장이 부채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찾아가는 길= 창원에서 남해고속도로를 따라 의령·군북IC에서 내린다. 의령군청과 시외버스터미널을 지나 합천방향으로 200m쯤에서 다시 우회전한 후 가례초등학교를 지나 1.5km를 지나면 목도수목원이 나온다.

    관람시간은 하절기는 오전 9시~오후 6시, 동절기는 오전 10시~오후 4시이며 부채박물관은 매주 화요일 휴관한다. 요금은 어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

    도내 수목원 가이드

    ▲진주 경남수목원= 국내외의 다양한 수종을 전시해 자연학습, 학술연구, 유전자 보존 및 건전한 산림 문화공간을 제공할 목적으로 조성된 경남수목원. 1993년 4월 5일 도립 반성수목원으로 개원한 뒤, 2000년 2월 지금의 이름으로 바꾸었다.

    전체 면적은 56㏊에 이르며, 총 1500여 종에 10만여 그루의 식물이 식재되어 있다. 경상남도산림환경연구원에서 관리한다.

    산림박물관·전문수목원과 부대시설로 이루어져 있다. 2001년 7월 개관한 산림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에 4개의 전시실과 자연표본실·생태체험실을 갖추고 있다. 전문수목원은 침엽수원·낙엽활엽수원·상록활엽수원·화목원·야생초화류원·수생식물원·생울타리원·선인장원·장미원·유실수원 등 16개 원(園)으로 구성되어 있다.


    ▲거제 산방산 비원=
    거제시 둔덕면 신방리에 있는 산방산 비원은 3만여평의 부지에 1000여종의 야생화와 희귀식물들이 어우러진 수목들의 천국이다.

    각종 분재와 이름조차 생소한 무늬종 비비추와 붉은 인녕덩굴초, 수국, 큰꽃으아리, 매발톱 등 형형색색의 야생화들이 온통 꽃밭을 이루고 있어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으면 자연이 살아 숨쉬는 태고의 신비를 느낄 수 있으며 온갖 새소리와 어우러진 맑은 물소리는 듣는 이의 귀를 맑게 한다.



    ▲거제 외도식물원=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에 있는 해상 식물공원이다. 천연 동백림과 아열대식물인 선인장·코코아야자·가자니아·유카리·용설란·종려나무 등 3000여 종의 수목을 심어 온대 및 열대식물원이 조성돼 있으며 1995년 4월 15일 개장했다.

    볼만한 곳으로 야자수와 50여 종의 선인장 동산이 있는 아열대식물원, 12개의 비너스상이 전시된 비너스가든, 재기차기·기마전 등의 민속놀이를 표현한 놀이조각공원, 편백나무숲으로 된 천국의 계단, 후박나무 약수터 등이 있다. 전망대에 서면 해금강과 서이말 등대, 원시림으로 뒤덮인 외도 동섬, 공룡바위 등이 한눈에 들어오며 이 중 공룡굴과 공룡바위는 경상남도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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