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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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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교통질서, 이제는 스스로 지켜야 할 때다

  • 기사입력 : 2008-02-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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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교통법규 집행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국민에 대한 불이익 처분(소위 스티커 발부)은 말처럼 그리 간단하지 않다. 단속당하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정당하게 법을 집행하는 경찰공무원에게 해서는 안 될 모진 말을 하는 시민들도 가끔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경찰관과 운전자 사이에 소모적 언쟁이 오가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교통법규를 자발적으로 준수하고, 행여 위반한 경우라도 법에 따른 처분을 기꺼이 수인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면전에서는 “선생님과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교통질서를 지켜주셔야지요!” 라고만 할 뿐이다.

    불이익 처분을 당하는 입장에서야 싫겠지만, 우리 경찰이 타인을 위해서 교통질서를 지킬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교통사고 현장은 예외 없이 참혹하다. 그 현장에서 경찰관이 느끼는 비애는 경험해 보지 못한 일반 시민이 짐작하기는 쉽지 않다. 내 가족, 사회적 지위, 명예, 꿈 등은 일순간에 사라져버린다. 교통사고로 인한 희생은 말 그대로 무의미한 희생이기에 더 가슴 아픈 것이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손실에 관한 연구 데이터를 굳이 들먹일 필요도 없다. 우리 모두는 잠재적 가해자임과 동시에 잠재적 피해자이기에, 바로 나 자신을 위해 교통법규를 지켜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시야를 달리하여, 교통질서 준수의 문제를 국가적 차원에서 보면 교통질서(보다 폭넓게 보면 기초질서)의 확립은 국가의 근간을 바로 세워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필수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선진국이라 해서 다 교통질서를 잘 지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교통질서 잘 지키는 나라치고 후진국은 없었던 것 같다. 새로이 대통령에 당선되신 분께서도 ‘기본 법 질서 확립’을 중요하게 여기시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으로 생각한다.

    사회질서라 이름 붙여진 생활행태는 구성원 상호간의 약속이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사회는 후진사회이며 구성원 상호 간의 신뢰도 쌓여질 수 없다. 도로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약속위반행위’로 인해 ‘대한민국 사람은 이래서 안돼!’하는 자조적 말들이 시민들 사이에서 더 이상 들려오지 않기를 소망해 본다.

    김종묵(밀양경찰서 역전지구대장·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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