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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의 맛을 찾아라 ③ 밀양 무안장 무안돼지국밥

  • 기사입력 : 2008-05-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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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돼지국밥 육수를 만들고 있는 모습.


    3代 이어온 ‘60년 그 맛’

    할아버지·아버지 맛 물려받은 3형제 식당은 따로 운영 소뼈로 곤 육수에 연한 암퇘지만 넣어 곰탕 같은 맛



    밀양 하남읍에서 창녕 부곡으로 넘어가는 길, 지방도 1080호선을 타고 달리면 작은 마을 무안면 무안리가 나온다.

    이곳에서는 매달 1일과 6일 무안장이 열린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장날이면 골목 끝에서 끝까지 사고 파는 사람으로 북적거리는 활기찬 장터였던 무안장.

    세월이 흐르며 그 많던 인파는 점점 사라졌고, 현재는 소박한 동네 장터로 그 명맥만 잇고 있다.

    그나마 그 전통을 엿볼 수 있는 것은 60년 이어온 무안장의 돼지국밥이다.

    60년 전, 장터 사람들의 허기를 채워줬던 이 돼지국밥은 3대에 걸쳐 그 맛을 이어오고 있다.

    할아버지였던 고 최달성 옹, 아버지 최자생 옹에 이어 현재는 최수도, 수용, 수곤 3형제가 50m 남짓한 거리 안에 각자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무안식육식당, 동부식육식당, 제일식육식당이 그것. 장터에 뿌리를 둔 돼지국밥은 가격은 변했어도 그 맛은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한다.

    동네 노인들이 “한 그릇에 무슨 5000원이나 하냐. 너무 비싸다”고 투덜대면서도 국밥집을 찾는 이유도 변치 않는 맛 때문일터.

    그중 가장 최근에 생긴 무안면사무소 옆 골목길 ‘제일식육식당’을 찾았다. 이곳은 17년 전부터 3형제 중 둘째 최수용(57)·김순자(여·53)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점심시간이라 가게 안은 이미 손님들로 북적였다.

    돼지국밥 두 그릇을 주문했다. 뽀얀 국물의 돼지국밥에, 발갛게 버무려진 김치와 고추, 양파 등이 함께 나온다.

    기름기가 적어서인가. 눈으로만 봐도 담백함이 느껴진다. 새우젓과 양념장을 적당히 넣고, 훌훌 말아서 한 입 떠넣었다.

    국물 맛이 마치 잘 우려낸 곰탕처럼 깊고 진하다. 돼지국밥 특유의 누린내도 느껴지지 않는다. 주인장은 소뼈로 곤 육수를 기본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밥에 얹어 주는 돼지 살코기는 부드럽고 고소하다. 거기다 알싸한 맛으로 유명한 무안 청양고추 ‘맛나향 고추’까지 곁들이면, 얼큰하고 든든한 한 끼 만찬이 따로 없다.

    맛의 비결을 주인장에게 묻자 좋은 고기를 쓰는 게 기본이라고 한다. 좋은 고기를 사용하면 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 다른 재료를 넣을 필요가 없다는 것. 이곳에서는 김해에서 들여오는 암퇘지를 쓴다.

    가게에는 돼지국밥 외에도 돼지수육, 소고기국밥, 불고기 등 다양한 고기를 판매하고 있다.

    최씨네 3형제가 모두 음식비법은 공유하기 때문에 맛은 세 곳 모두 비슷하다.

    소박하고 사람냄새 나는 장터구경에 얼큰한 돼지국밥까지 맛봤다면,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신비의 비석 표충비각도 둘러보자. 표충비각은 나라에 큰일이 있을 때 땀을 흘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글=조고운기자 lucky@knnews.co.kr

    사진=성민건기자 mkse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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