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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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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흔들 챔질에 알록달록 오징어 쏙~

★무늬오징어 낚시

  • 기사입력 : 2008-09-25 00:00:00
  •   

  • 구봉진 선장이 거제 구조라 앞바다에서 낚아 올린 무늬오징어를 들어보이고 있다.



    “왔다~, 묵직한 게 제법 씨알이 큰놈인 갑네!”

    낚싯대를 드리운 지 5분 만에 받아낸 첫 입질, 알록달록한 무늬오징어가 바다에 먹물을 뿌리며 끌려 나온다. 족히 30cm는 넘어 보이는 무늬오징어의 출현에 일행들의 입에서 ‘와~’하는 탄성이 쏟아진다.

    선선한 가을바람에 남해안 방파제 곳곳에서 무늬오징어 입질 소식이 들려온다.

    무늬오징어 낚시는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일반 낚시인들에게 생소한 분야였다. 하지만 인조미끼 ‘에기’를 사용한 ‘에깅낚시’가 인기를 끌면서 오징어는 중요 낚시 대상어종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초보자들도 반나절이 안돼 여러 수를 낚을 만큼 무늬오징어 낚시는 쉬운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장비를 갖추어야 조황에 더 도움이 된다.

    지난 18일 오후 낚시 마니아 김연균(40·진해), 한종호(20·진해) 일행과 함께 무늬오징어 조황이 성황을 이루고 있는 거제 일운면 구조라 앞바다를 찾았다.

    낚시출조전문점 ‘거제 대구낚시’ 주인 겸 선장인 구봉진(46·일명 에깅 전도사)씨의 도움으로 찾은 구조라 앞바다는 바람이 강했다.

    1차 포인트인 구조라 앞 수중바위(여)에서 캐스팅을 시도했다. 무늬오징어의 입질이 없자, 구 선장은 곧바로 2차 포인트 지점인 내도 앞 방파제로 내달렸다. 여기서 첫 입질을 받았다.

    구 선장은 무늬오징어 에깅낚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에기를 최대한 멀리 던져 바닥에 가라앉힌 후 ‘유혹챔질(샤쿠리)’을 하는 것”이라며 “낚싯대를 위아래로 흔들어 주며 에기를 띄웠다가 가라앉히는 반복을 잘 해야만 무늬오징어의 빠른 입질을 받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때 유혹챔질을 한 차례만 하는 것보다 손목 스냅을 이용해 2~3회 연속 반복하는 것이 효과적인 공략법이란다.

    구 선장의 설명을 들은 일행들은 서둘러 장비를 정비한 후 에기를 바다에 던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의욕만 앞설 뿐 에기는 마음먹은 대로 날아가지 않았다.

    프로와 아마의 수준 차이를 확실히 느끼는 순간이다. 구 선장이 던진 에기는 바람을 가르며 ‘씽~’하고 날아가 50m가량 전방의 바다에 뚝 떨어졌지만 우리가 던진 에기는 20m도 날아가지 못했다.

    그래도 모두들 손맛(?)을 보겠다며 열심히 던지기를 반복한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무늬오징어는 우리 일행들에게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구 선장은 “차라리 갯바위에 하선해 공략에 나서보라”고 권한다. 갯바위에 하선한 일행들은 장비를 재정비한 후 다시 공략에 나섰지만 여전히 아무런 소식이 없다. 반면 구 선장은 배 위에서 연신 무늬오징어를 낚아 올린다. 속이 쓰리다. ‘왜 우리는 입질조차 없는 걸까?’

    다시 배에 오른 일행은 도보로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육지로 향했다. 선박을 포구에 정박한 구 선장과 우리 일행은 일단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무늬오징어 조과를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오늘 바람도 많이 불고 낚시 장비와 기법이 부족해 조황이 적은 것 같다”며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낚시지만 높은 조황을 위해서는 일단 장비와 기술 습득이 우선인 것 같다”고 말하는 구 선장.

    그의 말에 따르면 높은 조과를 위해서는 우선 에깅 전용대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 충분한 비거리와 에기를 물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연출하기 위해서란다.

    또 릴은 가벼운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보통 2500번 전후가 적당하다. 줄은 PE(폴리에틸렌 합사줄) 1호 전후를 사용한다. PE줄은 원줄의 장력이 거의 없어 낚싯대를 흔들었을 때 원줄의 액션이 그대로 에기까지 전달되며 강도에 비해 굵기가 얇아 에깅 시 멀리까지 던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물속 바닥이 암반으로 이뤄진 암초지대에 머무는 무늬오징어는 밤낮이 없지만 동틀 무렵이나 해 질 무렵에 높은 조과를 올릴 수 있다.

    특히 무늬오징어는 입질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끌어내는 동작도 중요하다. 에기에는 미늘(낚시 끝의 안쪽에 있는, 고기가 물면 빠지지 않게 만든 작은 갈고리)이 없기 때문에 조금만 여유를 줘도 오징어가 빠져버린다. 또한 너무 강하게 잡아당기면 살이 무른 오징어가 찢어져 달아나버린다. 그래서 구 선장은 릴의 스폴을 느슨하게 한 후 낚싯대를 바짝 끌어당겨 세운 상태에서 릴을 감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휴식을 끝낸 일행들은 다시 마을 방파제 인근 갯바위로 향했다.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30여분 동안 모두들 열심히 에깅낚시를 시도했지만 구 선장에게만 무늬오징어가 얼굴을 보일 뿐 우리들에게는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철수를 알리는 구 선장의 신호에 따라 발길을 돌리는 일행들은 ‘날씨 때문이겠지…, 장비 탓이겠지…’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왠지 마음 한구석에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낚시점으로 돌아온 일행들 앞에 구 선장이 낚아 올린 5~6마리의 무늬오징어가 먹음직스럽게 놓여지자 모두들 얼굴에 환한 미소가 돈다.

    구 선장은 “무늬오징어는 냄비에 넣은 물이 거의 줄어들 때까지 30여분간 푹 쪄서 먹는 것이 요리의 특징이다”며 “이 맛을 보면 다른 오징어(물오징어, 갑오징어)는 쳐다보지도 않을 정도”라며 너스레를 떤다.

    그런데 하얀 접시에 먹물째 썰어 놓은 무늬오징어가 언듯 보기에 흉해(?) 보인다. ‘저걸 어떻게 먹지’라는 말이 입에서 터져 나온다.

    그러나 일단 맛을 보고 나면 태도는 돌변한다. 무늬오징어를 통째로 쪄서 내장과 함께 먹물째 먹는 그 맛은 한 번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두껍게 살이 오른 무늬오징어 몸통의 쫄깃한 맛은 일반 물오징어와는 비교가 안된다.

    ‘바로 이 맛에 무늬오징어 낚시를 즐기는구나’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1년생 생물인 무늬오징어는 가을에 가장 가까이 육지에 접근하는데, 이 시기에는 섬에 나가지 않아도 가까운 항구나 포구, 방파제에서도 얼마든지 손맛을 볼 수 있다.

    ▲기본 장비 갖추기

    -낚싯대= 8피트 전후의 페스트 액션을 선택한다.

    -릴&라인= 2500번 클라스의 스피닝릴이 가장 적합하다. 합사(PE) 0.8~1호 줄 혹은 나일론 2~3호를 사용하며 앞 부분에 2호 정도의 투명한 리더를 1~2m 묶는다.

    - 편광 선글라스= 수면의 반짝거림과 난반사를 억제해 한낮의 사이드 피싱 시 오징어의 모습을 보면서 에깅을 즐길 수 있다. 오징어를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수중에서의 오징어 움직임을 발견하는 데 필수품이다.

    -에기= 3.5호 전후의 사이즈로 7~8종의 컬러와 잠기는 속도가 다른 것을 준비하면 된다.

    이 외에 오징어를 끌어낼 때 사용되는 뜰채, 밤낚시에 사용되는 회중전등과 캡 램프, 오징어를 담아 두는 쿨러, 러인의 커트, 에기 바늘의 구부러짐을 수정하는 펜치 등의 장비가 필요하다.

    ▲포인트 찾기

    -항구에 도착하면 우선 오징어 먹물의 흔적을 찾는다. 오징어 먹물자국이 많은 장소일수록 실적이 높은 장소이다.  - 밤중에는 가로등이 있는 방파제의 앞쪽이나 연안 벽 부근에서 잘 잡힌다. 특히 먹이가 되는 작은 어종의 무리가 있는 장소와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의 경계지역은 좋은 포인트다.

    - 해초더미는 무늬오징어의 산란장소이며 몸을 숨기는 장소로 공략 포인트다.

    -뱃길 등 해저의 변화가 있는 장소의 언덕 부근도 좋은 포인트다. 수심이 깊은 장소는 낮 동안이나 수온이 낮은 시기에 대형을 낚을 수 있다. 글·사진=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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