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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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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취업, 기업체 협력 없이는 제자리걸음만/조고운기자

  • 기사입력 : 2008-10-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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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9일 ‘2008 전업주부 유망직업 페스티벌’이 열린 창원시 알뜰생활관, 아기를 업고 온 새댁부터 60대 시어머니까지 취업을 꿈꾸는 ‘열혈 아줌마’로 북새통을 이뤘다.

    생활관이 발 디딜 틈도 없이 북적거리던 이날, 유독 한산한 부스가 있었다. 그곳은 다름아닌 취업박람회의 꽃’이라 불리는 현장 채용관. 이유가 무엇일까. 주최 측 관계자는 “주부들이 쑥스러워해서”라고 했다. 하지만 주부들의 볼멘 표정은 그게 아닌 듯싶었다. 간접채용 게시판 앞에서도 주부들의 찌푸린 얼굴은 펴지지 않았다.

    행사에 참가한 주부 김지은(38)씨는 “늘 교차로에서 보던 수준일 뿐, 원하는 일자리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고, 주부 박경숙(49)씨는 “50대 이상의 여성을 구하는 자리가 없다” 고 아쉬워했다.

    이날 채용관에 참가한 기업체는 총 150여 곳. 그중 현장채용은 20곳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자리가 보험설계사, 요양보호사였다. 그나마 사무직 등 선호 직종은 일찍이 ‘채용마감’을 내걸고 자리를 비웠다. 채용관이 주부 구직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건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주최 측만 탓할 수도 없다. “구직업체 섭외가 가장 힘들었다”며 “이 때문에 행사 전날까지 진통을 겪었다”고 했다. 이는 박람회에서 매년 반복되는 딜레마다.

    기업체 입장에서는 큰 득이 없을지도 모르는 박람회에 바쁜 시간을 쪼개 나올 이유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업주부 재취업 문제를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함께 풀어나가야 할 사회문제로 인식한다면 문제는 보다 쉽게 해결되지 않을까. 내 어머니, 내 아내, 내 딸의 문제로 여기는 기업체의 마인드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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