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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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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지도

  • 기사입력 : 2008-12-03 00:00:00
  •   

  • - 김경미

    천천히 심장 속을 들여다보니요

    끊어질 듯 이어지는 단풍길과

    거기, 리아스식 해안과 아픈 톱니들 사이 다도해 어둠들

    제풀에 섬이 되어

    주먹밥 크기로 놓여 있는 눈물도 보여요

    너무나 오래 헛되고 외로웠으며

    어찌 다스릴 수 없었던 몇채의 무너짐,

    그리움들은 많이도 줄 끊어져 나부끼고

    사랑

    아파서 아름답다니요

    자꾸 무릎 다치면서 깊이 돌아보니

    행복은 왜 꼭 그렇게 나와 멀리 떨어져 앉아 서먹했던 것일까요

    ☞ 겨울밤, 삶을 이루고 있는 중심을 들여다본다면 어떤 지도가 보일까? 거기엔 드문드문 열정의 순간이며 지난 사연들이 ‘리아스식 해안’으로 늘어선 아픈 추억도 보이겠다.

    스스로 모든 관계로부터 떨어져나가 ‘섬이 되어’ ‘헛되고 외로웠으며’ ‘아파서 아름답다’는 ‘사랑’에 회의도 들 것이다.

    마음의 지도에는 ‘행복이 나와 멀리’ 거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늘 쓸쓸한 확인일지라도 우리가 인간임을 알기 위해 우리는 가끔, 깊은 눈으로 ‘마음의 지도’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 문희숙(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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