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22일 (수)
전체메뉴

한우 초유은행 도내 첫 도입 최기준 의령농업기술센터 축산기술담당

“축산농가 어려움 덜어주려 전국 누볐죠”
이달 중순부터 운영 … 한우 송아지 폐사율 낮추는 데 도움될 듯

  • 기사입력 : 2009-02-10 11:07:43
  •   
  • 경남에서 처음으로 한우 초유(初乳)은행을 도입·운영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의령군농업기술센터 최기준(52) 축산기술담당을 만났다.

    초유은행이란 젖소 농가에서 남는 초유(소가 출산을 하면 나오는 우유)를 보관했다가 어미젖이 부족한 한우 농가에 공급하는 것이다.

    충청지역과 경기지역에서는 이미 2004년부터 도입해 운영하고 있지만 도내에서는 의령군이 처음으로 시행하는 제도이다.

    초유에는 각종 질병을 막아주는 면역 글로블린과 각종 영양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한우 송아지 폐사율을 낮추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기준씨는 그 자신이 젖소(83~89년)와 한우(89~2008년)를 사육한 경험이 있고, 이미 젖소의 초유를 얻어 한우를 키워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그는 농촌진흥청 주관으로 실시되는 우수사례 발표와 연찬회 등을 통해 초유은행 운영 사례를 알게 됐고, 충청지역과 경기지역을 직접 방문해 제도의 운영과 장·단점 등을 파악해 돌아왔다.

    의령칡한우연구회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대형 냉동고를 활용할 수 있기에 저렴한 예산으로 한우농가에 공급할 1ℓ들이 수유병 500개를 사들였고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초유은행을 운영하게 된다.

    지난 81년 공직에 첫발을 디딘 이후 줄곧 축산업무를 해 왔던 그는 다른 시·군, 나아가 외국의 선진사례를 도입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스위스에 출장을 갔을 때 낙농가에서 남는 우유로 요구르트를 제조하는 것을 벤치마킹해 의령지역의 낙농가들로 하여금 요구르트를 만들게 했고, 현재 농가에서는 조합법인을 만들어 ‘참또롱’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요구르트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의령의 대표적인 한우 브랜드 ‘칡 한우’도 그의 작품으로 의령지역에서 그를 빼놓고 축산을 논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낙농가에서 선뜻 초유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동의한 것도 그동안 농가를 위해 애쓴 그의 노력에 대한 보답인 셈이다.

    정부지원 2억원을 받아 22개 낙농가에 착유시설을 설치하는 데 앞장섰고, 올해에는 농촌진흥청의 지원을 받아 농가에서 생산한 조사료를 배합할 수 있는 배합기 5대를 올해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의령군공무원노동조합이 전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수여한 ‘베스트 공무원’에 선발되기도 했고, 지난 97년에는 농촌지도사 전국 대상을 받는 등 공을 인정받았다.

    그는 “농업과 농민에 대한 지원이 특혜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먹거리는 어떤 자원이나 무기보다 강력한 힘이 된다”며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직접 소를 키워봐서 알지만 현재 축산농가의 가장 큰 어려움은 사료값”이라며 “그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는 그의 얼굴에서 믿음직한 공무원의 모습을 본다.

    차상호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