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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2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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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에 정치학 박사 학위 취득 이용곤씨

“내 열정, 후배들에게 기폭제 됐으면”
1952년 경남대 입학 후 46년만에 졸업 … 대학원 진학 만학 열정

  • 기사입력 : 2009-02-20 15: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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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위취득에 대한 열정, 후배와 손자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기를…”

    지난 1952년 입학한 후 46년만인 98년 경남대학교 학사 학위를 취득한 이용곤(75)씨가 대학졸업 10년 만에 경남대에서 ‘해공 신익희의 정치노선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씨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남다르다. 지난 55년 경남대의 전신인 해인대학 경영학부 경제학과 졸업반이었던 그는 취업을 위해 상경해 해인대학의 초대학장이었던 해공 신익희 선생을 찾았다.

    당시 야당인 민주당 대표이며, 대통령 출마를 준비하던 해공 선생은 이씨에게 당 조직부에서 청장년 담당을 부탁했고, 이후 이씨의 인생은 변화를 맞이했다. 그는 야당 조직원으로 수도권 대학을 돌면서 학생들 선동에 나섰고, 당시의 시대 상황상 독재정권의 눈 밖에 나게 됐다. 결국 학교로부터 제적 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씨는 대학 졸업장 없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한스러움을 느꼈다. 야당이 탄압 받던 시절 직장에 취직해 돈을 벌고 싶었으나 대학 졸업장이 없어 원하던 직업을 가질 기회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배움에 대한 열정을 불살라 왔다. 지난 85년 동국대 행정대학원, 94년 서울대 경영대학원, 96년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96년 고려대 언론대학원, 97년 서강대 최고경영자과정, 99년 북한대학원 고위정책과정을 차례로 마쳤다.

    지난 98년에는 경남대로부터 복학 허가를 얻어 그해 꿈에 그리던 정규대학 학사 졸업장을 받았다.

    그는 99년 단 한번의 고민도 없이 모교인 경남대 대학원 석사과정에 진학했다. 총동창회장 직을 맡아 학위취득이 늦어져 2005년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어 또 다시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4·19혁명에 참가해 총상을 입은 대퇴부에 문제가 생겨 수술을 한 뒤 목발 신세를 졌는데도 70대 중반의 그는 학교를 빠지는 법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집안 가족들로부터 걱정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가족들도 그를 걱정하는 대학원 동기도 그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후배, 손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남이 뭐라고 하든 나는 공부를 할 수 있고, 내 목표를 달성했다는게 너무 기쁘다”면서 “나이가 장애물이 돼 자기가 목표로 했던 학업을 그만두지 말라는 본보기가 되고 싶다. 가까이는 내 손주 녀석들부터 멀리는 인생의 후배들까지 내 열정이 그들에게 전달돼 자신을 꿈을 포기하지 않는 기폭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유통 회장인 이씨는 현재 한나라당 국책자문위원회 부위원장과 대한민국 헌정회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이헌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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