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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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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이야기] ⑦ 왜 천 배 이상 가격 차이 날까

땅·포도재배·양조방식 서로 달라
유명세 따른 희소성도 가격 올려

  • 기사입력 : 2009-02-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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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인만큼 가격 폭이 넓은 음료는 거의 없을 것 같네요. 포도 1.2kg에서 줄기와 껍질 그리고 씨앗을 빼고 남은 포도액이 발효하여 750g 정도의 무게를 가지는 것이 와인 1병의 양인데요. 값이 싼 경우는 포도 값에 약간 웃도는 정도에서, 값비싼 경우에는 그 1000배를 넘는다니 무엇이 그렇게 와인 값을 결정할까요. 현재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가장 비싼 와인이 750㎖ 한병에 350만원 이상이며 아주 수확 연도가 좋은 2000년산 프랑스의 고급 와인의 경우에는 500만원을 호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 캘리포니아의 나파밸리라는 곳에는 컬트와인(cult wine)이라고 부르는 소량만을 생산하는 와인양조장들이 있습니다. 이 와인들은 소량 생산이어서 구매를 위해 대기자 명단에 등록을 해야 하는데요, 대기자 명단에 아무나 등록을 해주지 않아서 등록된 자체가 가문의 영광(?)이라고 하군요. 그리고 이곳에서 판매하는 와인의 가격은 와인양조장의 가격이 아니라 워낙 소량이어서 소더비경매장에서 경매를 통하여 가격이 정해진다고 합니다.

    이렇게 와인의 가격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우선 땅이 다르고, 포도 재배 방식이 다르고, 양조 방식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에서는 떼루와라고 해서 특정한 땅에서만 유독 와인이 잘된다고 생각한답니다. 당연히 포도 명산지의 땅값은 일반 포도밭의 수십 배 정도 비싸게 되고 여기에다가 포도나무를 적게 심어 밀식도를 낮추거나 포도 줄기를 사전에 자르고 일일이 가지치기를 통해 한 그루에 열두 송이가 열려야 할 것을 서너 송이만 열리게 하면 생산량은 크게 줄어들고 관리 비용은 크게 차이 날 수밖에 없지요. 물론 그 포도 송이는 땅속의 미네랄 성분을 충분히 농축하게 되겠지요. 또한 100만원 정도 하지만 네 번밖에 쓰지 못하는 225ℓ짜리 오크통을 사용하게 되면 자연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지요. 여기다가 사람들이 많이 찾는 만큼 유명세로 인해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그 희소성이 더욱더 높은 가격을 만드는 것이지요. 와인의 섬세하고 미묘한 맛의 차이를 위해 이렇게 공을 들이고 생산량을 줄이고 비용을 늘리면 값비싼 와인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은 정도만큼 가격이 낮아지는 것은 당연하지요.이 장 환마산대 교수 (국제소믈리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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