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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다양성을 추구해야 기업이 살아남는다 - 백영기(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지역 본부장)

  • 기사입력 : 2009-03-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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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년 우리 경남 중소기업들의 화두는 단연 생존과 다양성이라 생각된다.

    세계 경제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불황기인 지금은 ‘지역 및 환경조건에서 가장 적합한 종이 경쟁에서 우월을 차지하고 자연적응을 통해 새로운 종으로 진화한다’는 찰스 다윈의 ‘자연선택’과 ‘적자생존’ 이론이 새삼 느껴지는 시기다.

    여러 경제단체들이 2009년 경제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반도체와 조선의 경우, 이번 금융위기가 저가의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및 대만 기업에 타격을 주어 우리 기업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이는 자동차부품 회사도 마찬가지여서 세계 부품시장의 재편이 마무리되면 생존한 중소기업에게는 더 큰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우리는 앞으로의 기회를 잡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 번째는 단기적 생존전략을 세워야 한다. 경제의 충격에서 기업들을 살리기 위해 우리나라뿐이 아니고 전 세계가 자국 기업을 위해 여러 가지 경제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자국의 모든 기업을 다 살릴 수 있는 나라는 아마도 없지 않을까? 선택과 집중을 높일 수 있는 나라가 성공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기업은 먼저 자구적으로 생존을 위한 전략을 세우고 각종 지원제도를 최대한 활용해 난관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중·장기 생존을 위한 다양성 전략이다. 이 중 최우선 과제는 제품의 다변화 추구이다. 경남 중소기업은 세계경제가 활황기일 때 조선, 자동차부품, 항공, 기계 분야 등에서 국가경제 발전에 핵심역할을 수행했지만, 대부분 대기업과의 수직적 연계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수직적 구조를 갖춘 중소기업들은 대개가 대기업 의존형으로 대기업의 경쟁력에 존폐가 달려 있다.

    최근 필자가 기업 평가를 위해 중소기업 현장을 방문해보니 독자적인 자기제품 개발 능력이 없는 대기업 1·2차 벤더는 모기업의 주문량 축소로 인해 심각한 매출 감소와 경영난을 겪고 있었다. 반면에 자기 제품들을 가지고 시장 다각화를 한 기업은 생산량을 늘려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화단을 잘 가꾸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대부분 잡초는 생명력이 질기지만 환영을 받지 못하고 가치가 없으므로 예쁜 꽃을 심어야 하는데, 취향에 따라 한 종류를 많이 심는 사람과 다양한 종류를 심는 사람이 있다. 둘 다 잘 키우기 위해서는 관리를 잘 해주어야 한다. 한 종류만 심으면 어느 한 계절에 화려하게 피우므로 보기는 좋지만 계절이 바뀌면 꽃을 볼 수 없다.

    기업의 경우, 어느 한 가지 품목에 집중을 하고 한 회사에 의존을 하면 매출을 단기간에 올릴 수 있을지는 모르나 모기업의 보호가 없이 계속적으로 살아남는 것은 어렵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독자적으로 확보된 기술력과 이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상품을 가지고 있어야 불황 때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번 기회에 제품 경쟁력이 약화된 기업은 사업전환승인을 받아 새로운 사업을 추구하는 것도 앞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은 시장의 다변화 추구다. 특히 요즘과 같은 고환율 시기에 경남 중소기업들은 수출마케팅의 적극적인 추진을 통해 해외시장으로 거래선 다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시장개척단 파견, 해외지사화사업, 수출상담 및 설명회, 전시사업, 해외시장 개척요원 양성, 수출인큐베이터 입주지원, 글로벌브랜드 육성 등 다양한 수출마케팅 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니,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기업이 모든 협력기업에 지원을 할 수 없을 바에는 지금이라도 모든 것을 허심탄회하게 오픈해 협력기업들이 독자적 생존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게 강자의 여유요, 동반상생일 것이다. 중소기업도 무작정 손을 벌리기보다는 회사의 향후 비전을 설정하고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할지를 같이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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