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9일 (월)
전체메뉴

[와인이야기] ⑧ 달콤한 와인

수분 증발된 늦수확 포도 사용
가장 달콤한 와인은 귀부와인

  • 기사입력 : 2009-03-05 00:00:00
  •   


  • 유럽에서는 와인에 대한 정의가 엄격합니다. 포도로 발효시킨 양조주만을 와인이라고 부르고 사과라든가 다른 과일로 만든 음료는 와인이라고 부르지 않고 과실주라고만 부르지요.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는 와인이라고 부르는 것에 매우 관대한 편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막걸리조차도 한국의 전통와인이라고 영어로 명기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는 증류하지 않고 양조했다는 의미가 강하겠지요.

    달콤한 와인은 포도의 수확 과정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포도를 수확해야 할 적기에 수확하지 않는다면 포도가 어떻게 될까요. 포도송이는 수분 공급을 받지 못하고 쭈글쭈글해진 상태가 되지요. 이때는 포도 속의 수분이 증발하고 당분은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이 되는데요. 이렇게 정상 수확기에서 20일 이상 늦수확한 후에 만든 와인이 그야말로 늦수확(Late Harvest)와인인데요, 그 사이에 비가 오면 수분이 급격히 포도에 함유되므로 비가 많은 지역에서는 매우 신중하게 이러한 모험을 해야겠지요. 그래서 아예 포도를 정상수확해서 대나무 선반이나 기둥에다 매달아 말려서 와인을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레초토라고 불리는 와인이 여기에 해당하는 대표 와인인데요, 당연히 달콤하겠지요.

    독일이나 캐나다 같은 추운 지방에서는 늦수확을 하지 않고 기다린다면 포도송이는 금방 얼게 되겠지요. 밤에는 얼고 낮에는 녹는 과정을 일주일 이상 지속한 후에 새벽녘에 언 상태의 포도를 수확하여 만드는 와인이 바로 아이스(Ice) 와인입니다. 수분이 많이 증발된 상태라 당연히 수확량도 적고 와인 병 또한 작아지고 가격은 비싼 편이지요. 이와 유사하지만 포도를 강제적으로 동결시켜 원심분리기로 수분을 빼버리는 남반부 지역의 저가격 아이스 와인이 있는데 아무래도 깊은 맛이 다하지는 못하지요.

    와인 중에서 최고로 달콤한 와인은 귀부와인인데요, 포도껍질에 보트리스균이라는 귀부균(貴腐菌)이 달라붙어 포도에 미세한 구멍을 내어 수분을 증발시키고 당분 함량을 높여서 최고의 달콤함을 드러낸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귀부균이 발생이 되지 않는 해도 종종 있는데 이럴 때는 이 와인을 생산하는 해당 산지의 농부들은 가슴이 타겠죠.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조고운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