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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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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봄 한잔에 취해보세요

  • 기사입력 : 2009-03-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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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차 만들기

    순식간에 봄이 내려앉았다. 연둣빛 새싹이 움트고, 새들이 노래하고, 얼었던 계곡물이 경쾌하게 흘러내린다. 산들내뿐이랴. 도심 속 앙상했던 나뭇가지 끝에도 알록달록 꽃망울이 터졌다. 지천으로 만개할 봄꽃 생각에 마음이 들뜬다. 그 설렘을 찻잔 속에 옮겨 담아보는 건 어떨까. 봄 기운 만연한 꽃차(花茶) 한 잔은 시각과 후각, 미각을 모두 봄빛으로 물들여 줄 것이다. 게다가 꽃차에는 봄철 불청객인 황사 스트레스와 나른한 춘곤증을 물리치고, 가라앉았던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고 슬픔을 정화시키는 효과도 있다는 게 차 전문가 조미숙(카페 쇠비름노란꽃 사장)씨의 귀띔이다. 우리나라 사방에서 나는 야생 꽃으로 만든 꽃차도 좋고, 포장돼 나오는 꽃차를 구입해 먹어도 상관없다. 사방에서 꿈틀거리는 생명의 소리와 함께 즐기는 향긋한 꽃차 한 잔, 이보다 호사로운 봄맞이가 어디 있으랴.

    매화차

    가장 먼저 봄 소식을 전하는 꽃 매화. 작은 꽃 알갱이가 뜨거운 물을 만났을 때, 2~3배로 커지며 수면 위로 활짝 피어오르는 모습이 일품이다.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향이 코를 찌른다. 네 번 정도 우렸을 때 가장 깊은 맛을 음미할 수 있다. 꽃의 색에 따라 백매, 홍매로 구분하는데 백매는 향이 담백하고 부드럽고, 홍매는 체리향, 초콜릿향이 난다. 소화, 숙취, 혈액순환, 기침과 구토 증세를 잘 다스린다. 기미, 주근깨 예방에도 좋다.

    초봄에 반쯤 핀 매화 봉오리를 따서 그늘에 말렸다가 꿀에 재어놓는다. 끓는 물에 타서 마시면 된다. 나무에서 딴 매화를 3~4일 말린 후, 은은한 온도로 솥에서 약 2~3시간 정도 저어서 수분을 없애고 밀봉해두면 1년 내내 사용할 수 있다.

    개나리꽃차

    잎보다 먼저 피는 개나리는 봄에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꽃으로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다. 노오란 꽃잎에서 우러난 고운 색감이 먹는 흥을 돋운다. 맛은 담백하고 소박하다.

    약재로도 쓰이는 개나리는 당뇨에 특히 효과가 있으며, 발열, 종기, 신장염, 습진 등에도 좋다.

    공기 좋은 곳의 개나리를 따서 깨끗이 손질한 후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말린다. 말린 꽃 2~3g을 찻잔에 넣고 우려 마신다.

    목련차

    말린 목련 잎을 잔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납작했던 꽃이 통통하게 살이 오른다. 연분홍색과 자주색이 섞인 꽃잎에서 녹차 우린 물 같은 녹색물이 나오기 때문에 색다른 느낌을 준다. 잎의 크기만큼이나 풍성한 향기가 매력적이다. 약간 매우면서 쌉쌀한 맛을 지녀 신이화(辛夷花)라 불린다.

    기관지에 좋으며, 황사가 심할 때, 교사처럼 말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 좋다. 춘곤증에도 효과가 있다. 독성이 있는 자목련꽃은 사용 금물이다.

    목련꽃 봉오리째 깨끗이 손질해 소금물에 겉을 살짝 담갔다가 물기를 닦고 말린다. 꽃잎 2~3장을 찻잔에 넣고 끓는 물을 부어 우려 마신다.

    찔레차

    늦봄이 되면 전국의 산야를 구석구석 수놓는 눈부신 꽃, 찔레꽃은 한국의 토종 장미다. 차를 끓여놓으면, 그 향이 아주 매혹적이다.

    여성에게 특히 좋은 차다. 어혈성 생리통에 좋으며, 당뇨와 이뇨 작용에 도움을 준다.

    찔레꽃을 채취하여 깨끗이 씻은 다음 물기를 말려 설탕이나 꿀에 절여 먹는다. 때로는 꽃을 따서 씻어 그늘에 말린 후 대나무 채반에 거즈를 깔고 그 위에 찔레꽃을 놓고 20~30초 쪄서 찬바람을 쏘이고 서너 번을 더 찐 다음 그늘에 바싹 말려두고 차로 우려서 먹는다.

    장미차

    사시사철 만날 수 있는 장미. 예쁜 모양새만큼이나 차로 만들면 색깔과 향기가 뛰어나다.

    장미에 들어 있는 비타민C는 레몬의 17배나 된다. 몸 안의 활성산소와 스트레스를 동시에 해소해주며, 공복에 마시면 변비에 효과적이다. 어혈을 풀어주고 간과 위의 통증을 완화시켜 준다.

    덜 핀 장미꽃잎을 따서 그늘에서 말린 뒤, 차를 마실 때 찬물에 살짝 한 번 헹구어 우려 마시면 된다. 말린 꽃차는 꼭 냉동 보관해야 한다.

    글=조고운기자 lucky@knnews.co.kr

    사진=성민건기자 mkseung@knnews.co.kr

    <촬영 협조= 김해시 장유면 쇠비름노란꽃 >

     

    ☆ 화차 이렇게 즐기세요

    ▲꽃잎을 직접 채취할 때

    직접 꽃을 딸 때는 3분의1 정도 개화한 꽃을 오전 10시 이전에 따는 게 좋다. 향이 강하고 맛도 좋다. 모든 꽃은 다 차가 될 수 있지만, 독소가 있는 꽃은 살짝 찌거나 소금물에 데쳐 독소를 없앤 후 먹는다. 봄에 피는 꽃들은 대부분 크기가 작고 얇기 때문에 습기를 피하고, 응달에서 말리는 것이 좋다. 말릴 때는 꽃잎이 담긴 채반 등을 땅에서 5∼10㎝ 정도 띄워 통풍이 되도록 한다. 말린 꽃잎에 뜨거운 수증기를 30초 정도 쐬어 주면 불순물 제거, 살균 등의 효과가 있다. 단기간에 사용할 꽃잎은 유리병에 담아 냉장보관, 오래 보관할 것은 한지로 싸 비닐 지퍼백, 플라스틱통에 담아 냉동 보관한다.

    ▲꽃차를 우려낼 때

    꽃차는 유리로 된 다기를 이용한다. 꽃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장면과 색깔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다. 잎의 상태에 따라 물 온도를 달리해야 한다. 너무 뜨거운 물을 부으면 꽃잎이 익어 쓴맛이 날 수 있다. 꽃의 종류에 따라 차에 넣을 꽃잎의 양을 가감하라. 꽃잎은 적게 넣는 것이 많은 것보다 낫다. 일반적으로 꽃이 작고 꽃잎이 얇은 꽃은 그늘에서 말리고 꽃이 크고 꽃잎이 두꺼운 꽃은 설탕이나 꿀에 재워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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