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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강보의 논술탐험] (63) 글쓰기 대회 응모 글은 어떻게 쓸까

‘멋진 글’보다 ‘공감 글’ 되도록 체험을 담아라

  • 기사입력 : 2009-04-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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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짱: 안녕하세요. 고교 2학년생 김보람이라고 해요. 지난 1년 동안 2개의 글짓기 대회에 응모를 했었어요. 비록 상은 못받았지만, 글 쓰는 게 좋아져 올해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응모했다가 떨어진 글 중 <독도>에 관한 작품 한 편 남겨 볼게요. 제가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지적해 주시면 고맙겠네요.

    글샘: ‘왜 내 글은 입상작으로 뽑히지 않았을까’에 대한 답변을 원하는 것 같구나. ‘투입이 있어야 산출이 있다’는 경제 원칙이 있어. 투입이 모자랐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 보람이의 글을 읽어 보면, 인용 부분이 많은 편이야. 물론 독도에 관한 자료를 신문이나 인터넷서 찾아내는 노력은 있었지만, ‘가장 확실한 투입’이 없었다는 게 단점이지.

    글짱: 제 생각을 담은 단락보다 신문기사에서 따온 내용이 많다는 뜻이군요. 저도 응모해 놓고 보니, 신문에 게재된 칼럼 같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글샘: 그렇지. 그래서 더더욱 ‘나의 글’이 아닌 것처럼 된 것 같잖아. 말이 나온 김에 글샘이 강조하는 글쓰기 3원칙을 소개하마. 첫째 “자세한 인용은 오히려 ‘나의 글’이 아닌 ‘남의 글’이 되는 오류에 빠지게 한다.” 둘째 “화려한 수식어구보다 체험(직접 또는 간접체험)이 어우러져 생각이 담긴 글이 읽는 이의 공감을 얻는다. 셋째 “모든 글은 얼개(구성)가 제대로 짜여져 있어야 저울의 천칭처럼 균형 잡힌 구조를 이룬다.”

    글짱: 인용을 너무 많이 한 게 그런 지적의 대상이 되는군요. 그리고 ‘치열하게 살아온 우리네 삶 속에 어느새 고개를 숙인 꿈들이 흘러흘러 독도에 모여 있다’ 같은 대목은 멋있는 문장을 만들려고 수식어구에 지나치게 신경 쓴 것 같고요. 제 글을 다시 읽어 보니 얼굴이 화끈거리네요.

    글샘: 꼭 그게 잘못됐다는 건 아니야. 글머리가 다소 허술할지라도 이어지는 글이나 마무리 글과 천칭구조를 잘 이루면 좋은 글이 될 수 있어. 혹시 보람이가 응모한 대회에서 어떤 작품들이 상을 받았는지 알아봤니? 아마 입상한 학생 중 몇 명은 한 번이라도 독도에 가본 경험이 있을 거야. 그 체험을 바탕으로 자기 느낌과 주장을 쓴 학생이 좋은 점수를 받았을 거라고 생각해.

    글짱: 무슨 말씀인지 잘 알겠어요. 다음엔 다른 친구들은 어떤 생각과 느낌으로 글을 썼는지 알아보고 제 글과 비교해 볼게요.

    글샘: 보람이의 글 중에 ‘어떤 사안이 발생했을 때만 입에 침을 튀기며 애국심과 반일감정으로 흥분하는 대응 자세의 문제점’을 지적한 부분이 있어.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점이지. 그래서 심사위원들이 독특하지 않은 글로 여길 수 있단다. 이런 맥락으로 풀어갈 땐, 한국인이 거주하는 섬으로 세계에 각인시킬 대책도 언급할 수 있겠지.

    글짱: 제가 ‘독도 주민 2호 조준기씨’와 ‘대학생 독도 라이더’를 예로 들어 설명했잖아요.

    글샘: 하지만 이미 신문에 보도된 ‘누구나 잘 아는’ 얘기거든. 청소년의 글에선 그런 예는 피하는 게 좋아. 독도에 문학촌이나 예술촌을 세워 우리나라 유명인이 거주하게 하는 방안도 좋은 생각이겠지. 이럴 때도 단순 유명인으로 언급하지 말고 ‘배우 배용준’이나 ‘고은 시인’ 식으로 예를 든 뒤, 그 이유를 학생의 순수한 생각을 담아 써 보는 거야. 이는 실현 여부를 떠나 청소년의 생각으로 제안하는 주장이기에 글쓰기 대회용 글에선 참신한 사례로 주목받을 수 있단다.

    글짱: 그렇군요. 심사위원이 지금 제 글을 평가할 땐 참신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할 것 같네요.

    글샘: 오늘 보람이에겐 ‘무작정 글쓰기 대회에 나가고 보자’는 마음보다, ‘쓰고 싶은 글의 얼개가 어느 정도 그려질 때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어. 만일 글쓰기 공모 주제에 맞는 체험이 적절하지 못할 땐 신문사나 한국신문협회 등에서 주최하는 NIE(신문활용교육) 공모전에 참가할 만하단다. 최근 입학사정관제가 주목받고 있던데, NIE 분야 입상 경력도 수험생으로서 차별화된 재능이 될 수 있어.

    글짱: 아 참, 저는 자연계열인데 논술이 꼭 필요할까요?

    글샘: 대학입시에서 자연계 학과를 지원하는 학생에겐 전형 기준으로는 논술이 필요 없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원자력을 전공한 박사는 글을 안 쓰니? 기업의 엔지니어는 글쓰기 실력이 없어도 되나? 지금 이 시기에 입시 가산점만을 위한 글쓰기보다 ‘나’를 성숙시키는 글쓰기를 한다면 나중에 분명히 더 큰 이득으로 찾아올 거야. 무슨 뜻인지 알겠지? 오늘 논술탐험은 이 정도에서 마치자. (편집부장)

    ☞ 글쓰기 대회 응모 고교생 글/ 아름다운 화해의 꿈 '독도' -김보람(고2) 

    잃어버린 꿈을 찾아 나는 떠나간다. 물결 위로 반짝이는 버려진 꿈조각들… 어서 가자 작은 배야 흔들리지 마라. 다시 한번 꿈을 갖고 싶다….

    잃어버린 꿈들이 모여 있는 곳, 그곳은 바로 독도라고 노래는 말한다. 치열하게 살아온 우리네 삶 속에 어느새 고개를 숙인 꿈들이 흘러흘러 독도에 모여 있다. 독도의 아침 해는 그 꿈조각들을 비추고 우리는 그 꿈을 찾아 독도를 향해 떠난다.

    이 노래는 한반도의 자연과 민족의 삶, 우리말에 대한 사랑을 노래로 작사, 작곡해온 싱어 송 라이터 한돌의 ‘독도 가는 배’이다. (중략)

    독도 영유권 문제로 시끌벅적한 상황에서 한돌의 노래는 우리들 가슴속에 독도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깨닫게 한다.

    2005년 3월, 일본의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다케시마는 독도를 뜻한다)을 지정한 일이 보도된 이후 급속도로 이슈화된 독도문제는 양국이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입장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그러나 삼국시대부터 우산도(독도)가 우리의 영토로 편입되었다는 명확한 기록이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독도는 분쟁지역으로 처리되고 있다. (중략)

    그런데 단순히 역사적 근거를 알고 있는 것으로는 독도를 진실로 우리의 영토로 받아들일 수 없다. 진정한 의미로서의 독도를 우리나라 또 하나의 섬으로 편입시키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독도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필요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를 부를 줄 알 것이다. 이 노래의 후렴구인 ‘독도는 우리 땅 우리 땅!’이라는 구절은 일본의 독도 역사왜곡에 대응하는 구호처럼 여겨졌고 여기저기서 불려졌다.

    그러나 일본은 이를 역이용했다. 자국의 영토를 당연시 여기지 않고 오히려 ‘우리 땅’이라고 강조했기 때문에 일본은 이 기회를 틈타 분쟁지역으로 몰고 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독도를 우리나라의 다른 여느 지역처럼 생활화해야 한다.(중략)

    우리나라 사람들은 독도 얘기만 나오면 애국심과 반일감정으로 침 튀기며 흥분하는 그런 태도가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태도는 바로 일본이 유도하고 환영할 만한 반응이라는 사실을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

    독도의 생활화를 잘 실천하고 있는 사람으로 독도 주민 2호로 지명된 조준기씨를 들 수 있다. 해병대로 울릉도에 근무한 것이 인연이 돼 1886년 독도로 주소를 옮긴 조씨는 독도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울릉도에서 운영하는 노래방, 식당의 이름에 독도를 넣고 가게 내부를 자신이 직접 촬영한 독도사진으로 꾸몄다.(중략)

    또 모터사이클과 독도를 향한 애정으로 뭉친 4명의 대학생들은 ‘독도 라이더’를 결성하여 모터사이클을 타고 세계를 횡단하며 독도 알리기에 힘썼다.(중략)

    우리는 감정적 대응으로 서로의 기분을 상하게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본도 납득할 만한 치밀한 연구와 논리를 주장하여야 할 것이다. 일본 내 양심 있는 학자들의 의견이 진실로 기운다면 제아무리 정치인들이라도 자신들의 억지 주장을 굽힐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일본인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상적 공간으로서의 독도를 내비친다면 일본의 주장을 철회하고 독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다른 한·일 간 원만한 관계의 장애물들도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접근한다면 서로 평화와 번영을 함께하는 관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독도라는 크고도 어려운 난제를 딛고 아름다운 화해를 이루는 한·일관계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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