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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콜 받는 진해는 즐겁다?/이문재기자

  • 기사입력 : 2009-05-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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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의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짝짓기는 종(種)의 순수성을 보전하면서 우량종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동물들이 본능적으로 좋은 짝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이유다. 때론 먹이를 나눠 먹던 동료를 죽이기도 하고, 피를 흘리며 싸우기도 한다.

    이 같은 현상은 인간에게도, 또 사회나 국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모두가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다.

    지난 11일 진해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는 성공적인 ‘짝짓기’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해 진해시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의원들과 공무원들이 함께 고민하는 자리였다.

    한 시의원이 “우리 시는 마·창·진 통합에도 김해·부산 강서·진해(웅천을 포함한 일부지역) 통합에도 모두 ‘러브콜’(Love call)을 받고 있어 다행입니다. 통합에 대비해 미리 연구하고 입장을 정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며 시의 입장과 향후 대응책을 물었다.

    후손에게 땅을 빌려 쓰고 있는 입장에서, 후손들에게 “선조들이 통합과 관련해 참으로 훌륭한 판단과 선택을 했구나”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해야 될 책무가 있다는 게 논지였다.

    답변에 나선 이재복 시장은 ‘러브콜’에 대해 불편한 심기부터 드러냈다. 현재 논의되는 통합 모델대로라면 시가 들러리나 서는 모양새인데 마냥 달콤하게 받아들일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시장은 “정치적인 이해득실에 따라 진해시가 통합돼서는 안됩니다. 시민들의 행복이 우선입니다”고 말한 뒤 “획일적 통합보다는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통합이 지역 경쟁력을 제고하는 길입니다”는 사견을 덧붙였다.

    평소 통합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고 알려진 이 시장은 이날 진해시가 상대방의 입맛대로 재단(裁斷)돼 통합되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는 자신의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과 신항, 조선산업, 해양·레저도시 건설 등 든든한 성장동력이 있는데, 맥없이 이리저리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것이다.

    행정체제 개편은 정부가 확정하면 진해시도 피해 나갈 방도가 없다. 하지만 몸값을 꾸준히 높여 간다면, 최대한 자신의 의도대로 ‘러브콜’을 받을 수도, 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진해시가 앞으로 고민해야 할 것은 분명하다. 어떻게 하면 시민의 자존심도 살리고, 실리를 챙길 수 있을까에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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