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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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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초록·깊은 햇살… 오월의 숲을 걸어 보자

■ 진해 장복산 편백나무 숲

  • 기사입력 : 2009-05-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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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해 장복산 편백나무 숲을 찾은 등산객이 산책로를 따라 걷고 있다.


    장복산 진흥사


    편백나무 산책로 입구의 장승

    5월의 숲은 더없이 맑고 푸르다. 막 새잎을 틔워낸 나무들과 여기저기서 피어난 꽃들 사이를 걷노라면 몸과 마음이 온통 초록으로 물든 것 같다.

    아카시아 꽃향기와 편백나무 향이 진동하는 숲을 지나면 또다시 산새들이 조잘거리는 숲을 만날 수 있어 숲은 늘 외롭지 않다.

    이번 주말 가족·연인들과 숲을 만나러 가는 것은 어떨까? 나무와 꽃과 새와 곤충이 더불어 사는 숲을 거닐며 숲의 기운을 느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비온 뒤 맑게 갠 하늘은 언제나 청명하다.

    푸름에 상큼함을 더한 지난 18일 진해 장복산공원 편백나무 숲을 찾아 길을 나섰다.

    진해 장복산 공원 내 편백나무 산책로는 도심에서 가까워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지만 아직은 외부에 덜 알려져 사색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장복산 공원으로 향하는 길목(장복터널-장복산 공원휴게소-마진터널)은 봄이면 1.5km에 이르는 도로 양쪽이 벚꽃터널을 이뤄 많은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진해 시가지를 병풍처럼 둘러싼 장복산 기슭에 위치한 장복산 공원. 싱그러운 나뭇가지 사이로 드러나는 진해만과 시가지의 아름다움을 잠시 감상한 후 공원 안으로 발길을 돌렸다.

    곳곳에 설치된 야외 데크와 팔각정자, 나무의자는 골짝을 따라 불어오는 상큼한 봄바람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아담한 아치형 오작교를 지나 둔덕을 내려서자 계곡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가 눈에 들어온다. 오랜만에 내린 많은 비는 메마른 계곡을 적시기에 충분해 ‘졸~졸~졸’소리를 내며 흐른다. 계곡물 소리가 경쾌한 음악 소리처럼 들린다. 산새들도 계곡물에 몸을 담그며 오랜만에 목욕을 즐긴다.

    대략 20m에 이르는 출렁다리를 건너 편백나무 숲 입구에 들어서자 가파른 경사가 눈앞을 가로막는다.

    다행히 나무 계단으로 연결돼 있어 오르기에 불편함은 없다. 더욱이 가는 길목마다 ‘산딸기’가 탐스럽게 열려 있어 산길을 오르는 길이 힘들지만은 않다.

    가파른 언덕을 따라 100m가량 올라서자 마치 도열을 하듯 빽빽이 들어선 편백나무 군락을 만난다.

    산책로를 따라 길게 이어진 편백나무 숲은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며 사색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측백나무과의 침엽수인 편백나무는 쭉쭉 뻗어 오르는 품새가 무척 씩씩해 보인다.

    사시사철 푸름을 자랑하는 편백나무의 제일 큰 미덕은 뭐니 뭐니 해도 ‘향기’다. 은근한 향기를 발산하는 피톤치드는 나무가 자신을 해충에게서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휘발성 항균물질로, 국내 수종 가운데 가장 많은 피톤치드를 내뿜는 것이 바로 편백나무다. 여기다 재질이 단단하고 결이 고와 인테리어 목재로도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산책을 즐기기에는 5~6월이 가장 적당하다는 말을 이제서야 알 것 같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 편백림 숲길을 천천히 걷다 보니 몸과 마음이 편안해짐이 느껴진다.

    편백 산책로는 인근 사찰인 진흥사 위 팔각정에서 언덕을 따라 오르다 보면 하늘마루로 향하는 장복산 임도와 연결된다.

    내친김에 산책로와 임도가 만나는 지점까지 길을 나섰다. 10여분을 오르는 등산길 역시 편백나무 군락이 빽빽이 들어서 있고 주변에는 차나무가 일정한 간격으로 심어져 있어 정겨움을 전한다.

    언덕을 오르다 힘들면 등산로 한편에 마련된 나무 데크에서 잠시 쉬며 목을 축이는 것도 괜찮고, 아예 구름을 베개 삼아 잠시 드러누워 산새들과 계곡물이 빚어내는 자연의 소리에 빠져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찾아가는 길= 마산·창원- 진해방면 장복제2터널- 시민회관앞 고가도로 아래에서 U턴- 검문소에서 우회전- 장복산 공원

    ▲인근 가볼만한 곳

    △진해드림파크= 진해시 장천동 시청사 뒤편 약 195ha의 넓은 산림으로 아름다운 숲과 진해만의 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아름다운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진해만 생태숲’, ‘목재문화체험장’, ‘광석골 쉼터’, ‘청소년수련원’ 등의 4대 사업을 통합해 만든 대규모 산림휴양 시설이다.

    따뜻한 남쪽해안 지방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최대한 활용해 난대림 자생지의 생태숲을 복원한 ‘진해만 생태숲’ 식물관에서는 약 90여종의 아열대 희귀 식물을 만날 수 있으며, 5개 테마의 숲에는 후박나무 등 총 145종 약 7만주의 난대림 수목을 관찰할 수 있다.

    목재문화체험전시관은 나무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최초 나무의 생성 과정에서부터 가꾸기, 이용하기까지 목재의 활용과 산림문화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광석골 쉼터는 자연계곡 속에 조성한 쉼터로 사계절 흐르는 물과 단풍나무 등 25종의 다양한 수목과 잔디광장이 있고, 자연생태습지에서는 연꽃, 창포 등 수생식물과 어류 등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자연 생태 학습공간이다.

    글·사진=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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