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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건축은 자연과 인간을 연결하는 매체 고리 - 마춘영(대한건축사협회 경상남도건축사회 회장)

  • 기사입력 : 2009-06-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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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간이 진화하는 과정에 자연환경의 변화와 동물들의 공격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시작된 피난처가 오늘날에 와서는 주거와 문화가 함께하는 공간으로 바뀌게 되었으며, 이제는 건축물이 단순한 생활 속의 공간만이 아니라 문화관광 자원으로 다시 진일보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사우스웨일스 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20세기 건축물 가운데 유명하고 인상적인 건축물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공연장의 하나이다. 1973년 완공 이후 연간 2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공연을 보기 위해 모여들고, 건축물을 보기 위해 매년 2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으며 200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선정되었다.

    스페인의 작은 해안 도시 빌바오는 철광, 조선 산업의 쇠퇴로 경제적 어려움이 많았지만 미술관 건립으로 지금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화관광 도시 중 하나이다.

    인구 30만의 작은 중소 도시 빌바오가 각광을 받게 된 이유는 바로 구겐하임 미술관이 있기 때문이다. 소장된 작품보다 미술관 건물을 보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이 모여들고 있다.

    약 1억5000만달러를 들여 1997년 완공한 구겐하임 미술관은 빌바오에 한 해 관람객이 45만명쯤 오리라는 예상을 깨고 개관 직후 1년간 136만명이 방문했으며, 1999년까지 평균 관람객은 연간 82만5000명으로 관광객이 소비하는 돈은 지역경제에 1년간 1억6000만달러의 기여를 했다고 한다.

    최근 나온 할리우드 영화 ‘007’에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앞이 등장할 정도로 명소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파주 출판도시는 출판사에서 출판해 놓은 책이 몇 년이 지나면 더 이상 사람들에게 읽히지도 않고, 서점에 존재하지도 못하는 안타까움을 해소하기 위하여 이를 전시해 놓을 공간을 마련하는 데서 발상이 시작되었다.

    또한 파주 헤이리 마을은 예술인들의 주거지로 시작되어 도시 및 건축적 가치가 있는 예술 마을을 건설하기 위하여 기존 도시와 다르게 마을의 성격, 건축물들을 논의하여 마스터플랜을 결정했다.

    건물의 볼륨을 12m 이하로 제한하여 일정한 볼륨을 연속 유지시키고, 예술마을이라는 이름답게 건물 내의 예술 공간이 3분의 1이상 점유하도록 정하여 새로운 형식의 도시 틀을 유지하게 했다.

    현재 헤이리 마을은 문화, 예술가 마을로 자리 잡아 가고 있으며, 책의 생산지인 파주 출판단지 또한 주변의 환경에 맞게 건축물의 높이 제한 및 기반시설 확충과 지상에 전신주가 없는 도시로 탄생하여 새로운 관광명소로 변해 가고 건축물들의 예술적인 경관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는 도시가 되고 있다.

    건축물들에 대한 인식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건축물이 관광 자원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한 투자나 보호에는 무관심하다 할 수 있다.

    경남에도 강과 바다를 접하고 있는 천혜의 자연적 여건이 좋은 도시가 많이 있다. 이젠 우리도 건축물을 개인의 자산 가치로 생각하기 이전에 하나의 예술품으로 보고 장기적인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각 지자체 축제 행사도 필요하겠지만 지역 경제와 문화를 동시에 활성화시킬 수 있는 도시계획에서부터 미래를 위한 건축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며, 관에서 주도하는 도시계획이나 공공건축물 및 민간 건축관련 업무에 시민과 함께 설계전문가, 건축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후세에 남는 건축물을 남겨야 할 것이다.

    우리의 건축이 세계의 관광명소가 되어 경제발전에 이바지할 날을 꿈꾸어 본다. 조상을 잘 만나야만 문화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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