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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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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파리떼에 곤혹..`前정부 유산?'

오바마, 손으로 파리 잡고 동물권익단체 항의 받아

  • 기사입력 : 2009-06-19 09: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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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과 파리.

       어울리지 않은 조합 같지만, 요즘 백악관은 북한이나 이란 만큼 파리떼로 인해 골치를 앓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CNBC와 뉴욕타임스(NYT)의 공동 인터뷰 도중 날아든 파리 한마리를 손으로 잡은 일화가 유명해지면서 곤혹스런 입장에 몰렸다.

       진지한 인터뷰 도중 갑자기 날아든 파리를 노려보다가 왼손등 위에 앉기를 기다려 오른 손으로 단방에 때려 잡는 모습이 유튜브를 통해 인터넷에 유포됐기 때문이다.

       `동물의 윤리적 처우 모임' 회원들은 즉각 이에 대한 공식 항의 입장을 밝혔다.

       이 모임 회원인 알리사 멀린스는 18일 NYT에 "오바마 대통령이 파리를 괴롭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파리를 덫으로 잡은 뒤 밖에다 놓아 주는 인도적 장치를 백악관에 보낼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자 백악관 직원들은 자신들과 대통령이 파리로 인해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회의 도중이나, 서류 작업 중에 파리가 윙윙 거리면서 방해를 받는 사례는 거의 일상이 돼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팀의 일일 브리핑을 받는 도중 파리 한 마리가 로런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구두 근처를 맴돌자 이를 손으로 잡으려다가 놓친 것이 화제가 됐다.

       당시 크리스티나 로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좀더 위로 조준해서 (서머스를) 때릴 수 없나요"라고 말해 `파리 잡기'가 오바마 경제팀의 미묘한 분위기를 반영하는 소재로도 사용됐다.

       들끓는 파리떼를 퇴치하기 위해 백악관 직원들은 파리가 싫어하는 전구를 곳곳에 설치하는가 하면, 파리채를 상시 비치해 놓고 있지만, 별무소득이라고 한다. 일부 참모들은 파리 퇴치를 위한 화학약품 사용을 주장했지만, 여러 이유로 거부됐다.

       백악관에 왜 파리떼가 들끓는 지는 분명치 않다.

       램 이매뉴얼 비서실장은 웨스트윙의 통풍구가 열려져 있어 그 틈새로 파리가 들어온다고 말했고, 데이비드 액슬로드 선임보좌관은 직원들의 부주의로 인해 창문이 열려 있기 때문이라고 질책하기도 했다.

       그러나 파리떼가 오바마 백악관만 괴롭히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NYT는 전했다.

       올해 초 퇴임을 얼마 남겨놓지 않았던 딕 체니 전 부통령의 AP 통신과 인터뷰에서도 파리가 카메오 출연을 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대변인이었던 데이너 페리노는 "우리도 늘 파리채를 준비해 놓고 있었다"면서 "아마 이 문제는 과거 행정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중 하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위기를 과거 정부의 유산이라고 말해 왔다. /연합/

    [사진설명]  백악관에서 CNBC기자 존 하우드와 인터뷰하면서 손으로 쳐서 파리를 잡을 준비를 하고있는 오바마대통령.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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