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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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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포대승첩 행사 잡상인에게 ‘KO패’/이회근기자

  • 기사입력 : 2009-06-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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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주말 거제시 옥포동 중앙공원 일대에서 옥포대승첩 417년을 기념하는 축제가 대대적으로 개최됐다.

    거제시와 거제문화원 등이 13~16일 행사를 치르기 위해 수개월 동안 준비해온 행사장소가 개막 이틀 전에 옥포중앙공원에서 덕포동 옥포대첩기념공원으로 바뀌면서 큰 혼선을 빚었다.

    지난 6일부터 주 행사장으로 사용하기로 돼 있던 옥포중앙공원 주차장 옆 공간을 팔도상인(노점상)들이 점거, 경찰과 시의 단속에도 불구, 노점상들이 요지부동으로 버텼기 때문이다.

    민족의 영웅 이순신 장군의 옥포대승첩 417년 만에 옥포만의 승전고가 노점상들의 억지로 인해 행사취지가 크게 퇴색된 것이다.

    시청과 경찰의 공권력도 이들을 설득하지 못한 채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수백만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팸플릿과 초청장 수천 장이 순간 ‘무용지물’이 됐고, 시는 갑작스런 장소 변경에 따른 참여객 수송차량을 마련하기 위해 양대 조선소와 기업들에게 SOS를 요청하기까지 했다.

    시가 긴급 논의를 갖고 부랴부랴 옥포대첩기념공원으로 모든 행사장소를 옮기는 바람에 남의 땅에서도 가설물을 불법으로 설치하고 ‘억지로 버티면’ 행정이 진다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

    앞서 시는 지난해 12월 ‘대구축제’에서도 장목면 외포항 입구 바닷가를 팔도노점상들이 점거하는 바람에 축제와 병행키로 한 ‘해산물축제’가 장소를 잃어 ‘반쪽’ 행사로 전락하기도 했다.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불법 노점상들이 2억원의 예산을 들여 준비한 주 행사인 옥포대첩기념축제를 망치고 있다”며 “실추된 공권력의 실태를 보는 것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특히 시민사회단체는 “거제에는 옥포대첩기념축제를 비롯한 시민의날, 진달래축제, 바다로 세계로 등 연간 11회가량의 크고 작은 축제가 개최되는데, 이번 선례로 앞으로 개최되는 행사에서도 불법 노점상들이 판치는 축제로 전락할까 심히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했다.

    내달 22일 전후로 구조라해수욕장을 비롯한 거제시 일대에서 1주일 가량 개최되는 ‘바다로 세계로’ 행사에서는 더 이상 실추된 공권력의 모습이 재현되어서는 안된다.

    이회근기자(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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