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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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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위서 자동차경주 구경..벌금 120만원

가족 "우리 집서 봤는데 무엇이 잘못됐나" 반발
시 당국 "위험한 행동..단속 차원서 벌금 부과" 일축

  • 기사입력 : 2009-07-13 09: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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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질랜드 해밀턴 시내에서 벌어지는 자동차 경주를 자기 집 지붕 위에 올라가서 구경한 가족에게 벌금 1천500 뉴질랜드달러(약 120만원)를 내라는 고지서가 날아들어 가족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자동차 경주 때문에 사실상 집밖으로 나가지도 못한 채 갇혀 있다가 지붕 위에 올라가서 경주를 지켜보았을 뿐인데 벌금이라니 말도 안 된다는 것이다.

       가족들을 이끌고 지붕 위에 올라갔던 론 화이트 박사는 9일 뉴질랜드 언론에 "V8 자동차 경주를 자기 집에서 봤을 뿐인데 그런 식으로 벌금을 물리는 것은 도를 넘어선 행위"라며 "무엇이 잘못됐다는 것이냐"고 항변했다.

       하지만 고지서를 발급한 해밀턴 시 당국은 그들의 행동이 위험한 것이기 때문에 단속차원에서 벌금을 부과하는 게 당연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해밀턴 시의 한 당국자는 "이 문제는 그들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판단하고 결정할 문제"라며 "그 이유는 그들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위험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화이트 박사는 더욱 분개하고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 V8 자동차 경주를 매우 싫어하는 사람이라며 그것 때문에 갇혀 지내다시피 하고 있고 동네에 계속 지진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 진절머리가 난다고 말했다.

       암벽타기 전문가인 화이트 박사의 아들 존은 아내를 밧줄로 묶어 지붕 위에 올렸는데 시 관계자들이 그것을 보더니 건강과 안전문제까지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시 당국자는 "지붕은 그런 식으로 올라가려고 설계된 구조물이 아닐뿐더러 지붕에서 미끄러졌을 때 받쳐줄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화이트 박사 가족들처럼 V8 자동차 경주를 지붕 위에 올라가서 구경하다 벌금 고지서를 받은 사람들은 10여 가족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밀턴 V8 자동차 경주 조직위원회는 시당국의 조치에 적극 찬성한다며 만일 지붕 위에서 구경하다 떨어지는 사고가 나게 되면 대회에도 큰 어려움이 닥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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