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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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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일본에서 보는 일본’ 칼럼니스트 임일규씨

‘귀 무덤’ 쓰면서 뼈저린 교훈 느꼈다
2년9개월간 칼럼 60여편 통해 일본 바로 알리기에 열정

  • 기사입력 : 2009-08-13 13:5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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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일규 전 히로시마한국교육원 원장은 2006년 12월 ‘제국주의로 회귀하는 교육기본법’을 시작으로 2년9개월간 본지에 칼럼을 연재했다. /전강용기자/

    “한국인이라는 정서적 프리즘에 투과시킨 일본의 혼네(본심)를 경남신문을 통해 정확하게 전달하려 노력했습니다.”

    지난 2006년 12월5일 ‘제국주의로 회귀하는 교육기본법’이란 제목의 칼럼으로 시작, 지난 6일 ‘국화와 칼에 나타나 있는 모순’을 끝으로 2년9개월 동안 경남신문 ‘일본에서 보는 일본’ 칼럼 61편을 집필한 임일규(56) 전 일본 히로시마한국교육원 원장.

    파견근무를 마치고 지난 9일 귀국한 임 전 원장은 중간 중간 슬럼프에 빠져 중단의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일본을 바로 알리자는 사명감으로 임했다고 회고했다.

    “4년 전 일본 파견 발령을 받고 이를 계기로 한국인들에게 일본을 바르게 알리는 책을 한 권 집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떠났습니다. 그러나 맡은 일에 집중하다 보니 글쓰기가 좀처럼 진행이 되지 않았는데, 2006년 11월 교토에서 일본으로 출장온 경남신문 기자를 우연히 만나 칼럼 의뢰를 받고 용기를 내어 ‘일본에서 보는 일본’을 맡아 쓰게 됐습니다. 지나고 보니 모든게 인연이었고 행운이었습니다.”

    임 전 원장은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임진왜란 때 조선인의 귀를 베어와 만들었다는 ‘귀 무덤’을 쓰면서 참 가슴이 아팠다. 나라의 힘이 약하면 백성들은 이렇게도 고통당한다는 뼈저린 교훈을 느꼈기 때문이다”라면서 60여 편 모두 소중하지만, 이 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보는 일본’을 연재하면서 에피소드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일본을 비판하는 내용은 반드시 일본어로 번역해 누군가가 인터넷에 유포하고는 했다. 저의 글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과 한국인 전체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기도 했다. 지금도 인터넷에 들어가면 일본인들이 남겨 놓은 비난의 글들이 여러 편 남아 있다”면서 “처음에는 칼럼 쓰기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여기서 그만두면 일본을 바로 알리려던 처음의 시도가 물거품이 된다는 생각으로 진실을 전하는데 매진했다”라고 회상했다.

    반면 “히로시마현(廣島縣) 구레시(吳市)에 가면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주범 우범선의 묘지가 있다. 일본 낭인들의 손에 무참히 살해된 명성황후의 한과 풍전등화 같았던 구한말의 역사 앞에 배신자의 얼굴로 다가오는 우범선과 그의 아들 우장춘 박사의 일생을 기록한 글은 올리지 못했다. 너무나 가슴 아픈 우리의 역사이고, 그 속에 휘말린 개인과 가문의 비애이기 때문이기도 했다”며 경남신문 독자들에게 전달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보는 일본’에서 미처 소개하지 못하거나 지면의 제약으로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내용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쓴 칼럼은 지면의 제약이 있으므로 상세한 내용을 다 전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그래서 한 권의 책으로 묶으면서 내용을 보완하고 깊이를 더하여 하고 싶은 이야기를 좀 더 상세하게 담았다”라면서 “출판사 ‘문예원’의 홍종화 사장님이 원고를 보고 선뜻 출판을 결정해 주셔서 ‘현대 일본사회 혼네 깊이읽기’란 제목으로 편집을 마치고 곧 출간할 예정이다”며 “이 책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일본을 바르게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임 전 원장은 지난 2005년 8월10일 히로시마한국교육원 원장으로 파견돼 만 4년 동안 재일동포 자녀들에게 민족교육과 모국어인 한국어를 가르쳤다. 또한 유학생 관리, 한일교류 등 교육자로서, 민간 외교관으로서 역할을 완수하고, 지난 11일 경남도교육청 산하 경남교육연수원 교육연구사로 복귀했다. 임 전 원장은 유학 3년, 한국교육원 원장 4년 등 7년간의 일본에서의 경험과 전공을 살려 2학기부터 경남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강의활동도 할 예정이다.

    정오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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