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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법에 휩싸인 시청/김정민기자

  • 기사입력 : 2009-09-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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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31일 오후 5시 마산시청 3층 상황실.

    마산 건화맨션 대책위원회 소속 주민 6명이 개설 예정인 가포대로 도로가 주거생활권을 침해한다며 황철곤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황 시장 사과 △담당 책임자인 마산시청 본부장 사퇴 △가포대로 도시계획 철회 등의 요구안을 내세웠다.

    들어주지 않으면 상황실을 떠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황 시장은 안전진단과 도로·외벽의 이격거리를 조정하겠다고 했지만, 대책위는 무조건적인 공사 중단과 도시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요구안의 수용 기미가 보이지 않자 고성(高聲)과 욕설을 내뱉으며 밤 9시까지 상황실에서 막무가내로 버텼다. 대책위는 지난달 24일에는 공사를 철회하라며 마산시장실을 무단으로 점거하기도 했었다.

    최근 법과 질서를 무시한 불법 집단행동이 빈발하고 있다. 대책위의 말과 행동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달 7일에는 환경훼손을 이유로 수정만매립지 내 STX공장 유치를 반대하는 주민 20여명과 트라피스트 수녀원의 수녀들이 시청 2층 현관과 복도에 난입해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시장실이 있는 3층으로 올라가려는 주민들과 막아선 공무원 및 경찰 사이에 욕설과 고성이 오갔다.

    뒤늦게 몰려온 공장유치 찬성 측 주민들과의 실랑이도 벌어졌다. 추적추적 비가 내린 이날 여성일자리 박람회가 시청 내부에서 열리는 바람에 마산시청은 난장판이나 다름없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떼법’이 판치고 법치가 실종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민주화 시대를 거쳐 시민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졌지만 법 경시 풍조도 여전하다. 눈 앞에 보이는 ‘이익’을 도모하려는 집단이기주의 행태와 ‘고성불패’의 후진적 행태가 공공연히 이어지고 있다.

    법이 있음에도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법을 다루는 사람에게 1차 책임이, 법 준수에 소홀한 시민의 법치 수준에 2차 책임이 있다고 하겠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주먹이 법보다 가깝다‘는 명제가 씁쓸하다.

    김정민기자(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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