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일하며 1억 저축한 '억순이주부'
- 기사입력 : 2009-10-26 15: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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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청소일을 하면서 받은 월급 등을 아껴 1억여원을 모은 50대 '억순이' 주부가 대통령상을 받는다.
남편이 투병생활을 시작하면서 도배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돈벌이에 나섰다.
주인공은 27일 전국은행연합회 국제회의실에서 갖는 '제46회 저축의 날 행사'에서 저축유공자로 대통령 표창을 받는 연해숙(51.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씨.
연씨는 지난 1988년 남편이 악성 뇌종양 판정을 받으면서 그동안 모았던 돈을 모두 치료비로 사용했다.
공장에 취직해 월급을 55만원을 받기도 했으나 회사의 부도로 실직의 아픔까지 겪었다.
그 뒤 청주농산물 도매시장에서 경매사로 일하는 지인의 도움으로 일당 3만원을 받는 일용직으로 근무해왔고 지난 2004년부터는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남청주신협이 입주한 건물의 청소부로 일하고 있다.
연씨는 투병 중인 남편과 딸, 아들 등 네 가족의 생활비가 부족해 농산물 시장에서 버려지는 음식재료 등을 챙겨와 먹을거리를 해결하기도 했다.
먹고사는 것조차 만만치 않았지만 연씨는 저축을 통해 희망을 찾았다.
남편의 병원비, 자녀의 학비를 제외하고는 한 푼도 허투루 사용하지 않고 남는 돈은 동네 신협을 찾아 저축했다.
연씨는 건물 청소부로 일하면서 정기적으로 월급을 받게 되자 소득의 절반에 가까운 30만-50만원을 매달 적금으로 불입해왔다. 그 결과 이제는 저축액이 1억원을 넘겼다.
연씨는 "돈 많은 사람들이 볼 때 1억원이 큰돈이 아닐 수도 있지만 20여년간 먹고, 쓰지 않고 모은 돈을 모두 저축해 모은 돈이어서 너무 값지다"며 "어려운 환경 때문에 억척스럽게 살아왔을 뿐인데 큰 상까지 받게 돼 감사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연씨의 표창을 신청한 남청주 신협 관계자는 "적은 소득에도 근검절약과 저축을 생활화하는 연씨의 아름다운 모습을 널리 알리기 위해 공적서를 제출했다"며 "연씨는 무료급식소 자원봉사를 하는 등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