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7월 2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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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 비경 환상의 섬 ⑥ 통영 노대도

남쪽 작은 섬에, 뭍보다 먼저 봄바람이 붑니다
사계절 볼거리·먹거리 풍성한 통영의 보물섬

  • 기사입력 : 2010-02-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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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서운 입춘 한파 속에서도 상노대도 산등마을의 조그만한 채소 밭에는 노란 꽃이 활짝 피어 남녘의 봄소식을 전하고 있다. 맨 오른쪽 섬이 두미도. /김승권기자/

    삼색(3色)의 매력 ‘노대도’.

    통영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욕지도 방향으로 2시간을 가다 보면 욕지도와 두미도 사이에 자리 잡은 노대도가 나타난다. 노대도는 상노대도와 하노대도 2개의 섬으로 이뤄진 통영의 보물 같은 섬이다.

    노대도를 보물섬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자연이 제공하는 먹거리와 아름다운 풍광이 그 어느 섬 못지않게 풍성하기 때문이다. 특히 상노대도의 3개 마을(탄항, 상리, 산등)은 한 섬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각기 다른 색을 가지고 있어 이채롭다.

    노대도는 지금은 섬에서 볼 수 없는 해오라기가 많이 서식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대도라는 이름도 이런 연유에서 비롯했다.

    새벽 통영 여객터미널을 출발한 여객선이 상리마을에 도착하자 해가 떠오르고 있다./김승권기자/

    오전 7시께 통영항을 출발한 여객선을 타면 오전 9시 상노대도의 작은 마을 탄항에 닿는다.

    탄항은 50명 정도가 거주하는 아주 작은 마을. 주민들 대부분이 가두리 양식에 종사하고 있는 마을이다. 마을에 내리자 집집마다 가자미를 빨래 널듯 널어 말리고 있는 전형적인 어촌 풍경을 맞게 된다.

    마을 앞바다를 바라보면 바다를 한가득 덮고 있는 가두리 양식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탄항에서는 주로 우럭을 주요 어종으로 양식한다.

    대부분 양식업자들이 그렇듯 탄항에도 양식어민들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높아진 사료값 때문에 양식업에만 의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탄항주민들은 최근 낚시객들을 받기 시작했다. 부족하지만 쓰지 않는 방을 민박집으로 내놓고, 식사도 제공하고 있다.

    마을 어귀에서 이따금 돌돔이 잡히는 터라 손맛을 보려는 낚시객도 입소문에 점차 늘고 있다. 전형적인 어촌 마을의 변화하는 풍경이다.

    마을 오른쪽 큰길을 따라 10분 정도 걸으면 상노대도에서 가장 큰 마을, 상리에 이른다. 35가구, 1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상리는 하노대도를 병풍처럼 앞에 두고 있다. 무서운 태풍으로부터 안전하게 마을을 지키고 있다.

    섬 마을은 대부분 북쪽을 바라보고 있다. 남으로부터 오는 태풍을 피하기 위함인데, 그렇다 보니 섬 마을들은 추운 겨울을 지나야 한다.

    하지만 상리는 하노대도 덕분에 떡하니 남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사람과 농작물이 살기 좋았던 상리는 상노대도의 역사와 특산물을 간직한 마을이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상리마을 주민들의 인심과 여유가 느껴지는 이유기도 하다.

    항구에 정박한 목선이 잔잔한 파도에 몸을 흔드는 풍경에서 평화롭고 한가로운 마을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상노대도 상리마을의 노대교회. 올해로 80주년을 맞는다.

    상리에는 올해 80주년을 맞는 노대교회가 있다. 오래된 역사만큼 고풍스러움을 자랑하는 건물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섬 사람들과 교회가 함께하다 보니 지금은 상노대도 주민의 90%가량이 노대교회를 다니고 있다.

    또 이곳 마을에는 7000~9000년 전에도 사람이 살았다는 증거물인 패총의 흔적이 발견됐다. 아주 오래전 우리 조상들에게도 상리는 살기 좋은 섬이었던 듯하다.

    통영 상노대도 탄항마을에서 주민이 돌문어를 말리고 있다.

    상리마을 주민들이 즐겨 먹는 장어 김치찌개.

    먹거리도 풍부하다. 어황이 좋은 상리는 문어와 장어가 특산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어는 사시사철 많이 잡히지만 특히 겨울철에 맛이 뛰어나다.

    반면 장어는 여름철 맛이 일품이다. 4계절 상리 마을의 먹거리는 끊이지 않는다. 장어가 얼마나 많이 나는지 상리 마을 주민들은 그 귀한 장어로 끓인 김치찌개를 즐겨 먹는다.

    이곳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해풍 맞은 채소’이다. 농약을 쓰지 않고 천연바람으로 기른 마늘과 고구마가 특히 유명하다.

    김석진(64) 이장은 “우리 마을에서 생산된 마늘은 매우면서도 달달한 아주 특별한 맛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노대교회를 통해 부산지역 교인들에게 마늘을 판매하고 있는데 물량이 많이 달린다”면서 “우리 마을을 찾는 사람들은 직접 구매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상리 마을 주변 텃밭마다 초록색 마늘 줄기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살랑살랑 부는 바닷바람에 몸을 흔드는 마늘 줄기는 마치 초록 파도를 연상케 한다.

    상노대도 산등마을로 가는 언덕에서 바라본 상리마을. 바다 건너편이 하노대도이다.

    상리마을 뒷산을 30분가량 넘어가면 상노대도의 3번째 마을인 산등이 나타난다. 산에 올라 바라다본 산등마을은 상노대도의 3개 마을 중 가장 비경이라 할 만하다.

    마을 앞으로 펼쳐진 바다에는 마치 물수제비를 뜬 듯 부속섬인 작은 거칠리도 4개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4개 중 섬 안쪽에 붙은 2개는 내거칠리도, 바깥쪽에 붙은 2개는 외거칠리도라고 불린다.

    “섬 앞에 걸거치니까 거칠리도라 했겠지.”

    거칠리도라는 섬 지명의 유래를 묻자 그물을 뜯던 마을 아낙이 ‘거칠게’ 대답한다.

    먼 바다를 바라보면 둥글고 커다란 두미도가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마을에서 오른쪽으로 바라본 먼 바다는 삼천포, 통영이 내다보인다. 그만큼 마을 앞은 막힘이 없이 넓게 펼쳐져 있다.

    마을을 따라 늘어선 갯바위와 그 사이로 듬성듬성 솟아 있는 솔숲은 단조로운 해안 풍경을 심심하지 않도록 만들어 준다.

    섬은 가로막힌 곳 없이 앞이 훤하면 사람이 살아가기 힘들다. 많은 바람, 높은 파도와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산등은 절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20여 가구가 채 살지 않는 아주 작은 마을이다.

    젊은 사람이 귀한 섬. 탄항마을에서 한 노인이 퇴비를 머리에 이고 오르막길을 올라가고 있다.

    주민들은 주로 고기잡이로 생계를 이어간다.

    마을 항구 근처, 갓 건져 올린 그물을 말리는 모습에서 섬 사람들의 생활 모습이 드러난다. 이들은 낚싯배를 타고 나가 그물로 도다리, 돔 등 다양한 어종을 건져 올린다.

    기자가 섬 소개를 부탁하자 마을 주민은 “낚시 테레비도 못 봤는가베. 낚시하는 사람들은 우리 노대도 산등마을은 다 알낀데”라고 목청을 높인다.

    겨울철 산등마을에는 볼락을 낚으려는 조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전갱이, 학꽁치도 무리 지어 산등마을 앞바다를 휘젓는다. 봄·여름에는 도다리와 돔이 낚시꾼들을 유혹하는 매력적인 곳이다.

    하노대도는 인구 50여 명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 하나만 자리 잡은 작은 섬이다. 주민들은 대부분 가두리 양식에 종사하고 있다.

    ☞교통편= 통영 여객선 터미널에서 오전 6시30분과 오후 2시 두 차례 여객선을 운항한다. 욕지도행 여객선을 타고 욕지도에 내려서 노대도행 새마을호 여객선을 타고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숙박= 상리, 탄항, 산등 마을에서 낚시객을 위한 민박을 운영하고 있다. 민박집에서 5000~6000원 정도에 식사도 제공받을 수 있다.

    글=이헌장기자 lovely@knnews.co.kr

    사진=김승권기자 s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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