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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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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은 지금 목구멍이 포도청?/김호철기자

  • 기사입력 : 2010-02-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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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 모 농협 조합장선거에 출마한 A조합장은 지난해 10월께부터 ‘면세유 부정수급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았고, 급기야 ‘농협 공금 700만원 부정사용 혐의’로 검찰 조사까지 받고 있다.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낸 3명의 후보는 A조합장의 윤리적 문제 등을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여러 언론에서도 A조합장과 관련한 문제여부를 거듭 다루었다.

    올해 1월께 취재과정에서 A조합장은 기자에게 “지금도 농사를 짓고 있다”고 말하다가도 조목조목 따지자 “지난해 3월까지만 농사를 지었다”고 말을 바꾸는 등 의심의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A조합장은 지난 2월 3일 치러진 조합장선거에 후보로 등록했다. 인지도가 상당히 하락했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높았다. 그러나 개표 결과, A조합장은 상대 3명의 후보 중 두 번째로 표가 많은 B후보를 무려 100표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해당지역의 농민들은 모든 불미스러운 일은 소문으로 접어두고 A조합장을 찍었던 것이다. 의외였다.

    농민들은 왜 A조합장을 선택했을까?

    A조합장은 농사를 짓고 살다가 지난 2006년 조합장에 당선된 이후 농민들에게 혜택을 많이 주려한 ‘농민의 편’이었다.

    쌀 수매가를 다른 지역농협보다 어려움을 감수하고 더 주고 사들였다고 한다. 타 지역 농민들도 이 농협에 와서 쌀을 팔 정도였다. 이런 이유로 A조합장에 대한 농민들의 호응도는 높아졌다.

    부정이니 불법이니 하는 복잡한 문제는 농민들에게는 이미 딴나라 얘기로 들리지 않았나 싶다.

    불거진 부정혐의로 혹여나 다시 선거를 치러야 할 지도 모르는 등 갈 길이 멀지만, 이번 선거는 ‘농민은 지금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현실을 실감하게 했다.

    김호철기자(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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