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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식 너무 요란하다/정경규기자

  • 기사입력 : 2010-03-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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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대학 입학식이 호화판 여부로 말들이 많다.

    지난달 17일 서울지역 대학들이 예년과는 달리 외부 체육관을 통째로 빌린 뒤 유명가수를 불러 신입생 환영회 겸 입학식을 갖자 총학생회 측에서 “큰 돈을 들여 왜 환영회를 하느냐”는 거센 항의가 잇따르기도 했다.

    도내 지역 대학 입학식도 예외는 아니었다.

    도내 모 대학 입학식이 지난달 24일 무주리조트호텔 대공연장에서 신입생과 총학생회 관계자, 교직원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대학 관계자는 “색다른 분위기 속에 신입생들의 사기를 높이고 입학 축하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리조트에서 입학식을 했다”고 밝혔다. 또 입학식과 함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도 함께 열어 원거리 신입생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입학식에 이어 열린 오리엔테이션에는 인기 개그 프로그램인 ‘웃찾사’에 출연하는 개그맨들이 초청돼 웃음을 선사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상당수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는 한 신입생은 “비싼 등록금 때문에 온 가족의 고민이 컸는데, 대학 측이 이렇게 호화판으로 입학식을 치르는 게 옳은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입생은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힘들게 등록금을 마련했는데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 막대한 경비를 들여 행사를 치르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다”며 “대학 측의 행사 경비가 모두 등록금의 일부인데 어떻게 낭비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학생회에서 하는 환영회 행사가 별도로 있는데 학교에서 중복으로 환영회를 하는 것은 낭비다”며 “일회성 홍보행사 대신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데 돈을 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이 학생 만족을 외치며 인기 연예인을 초청해 행사를 치르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다만 치솟는 등록금에 등골 휘는 학생들이 정말 무얼 원하는지 다시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정경규기자(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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