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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복하는 사회/홍정명기자

  • 기사입력 : 2010-06-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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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끔이기는 하지만 기업체를 담당하고 있다 보니 기업인으로부터 억울하다는 하소연을 듣게 된다.

    물론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 사장님들에게서다. 어떤 이는 잘 거래해오다가 임원이 바뀌자 수년 전 조그만 지적 사항을 문제삼아 거래가 끊기게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어떤 이는 납품단가 인하 등으로 수지 타산이 안맞아져 수년간 해오던 사내 하청업을 그만두게 된 사연을 얘기하기도 했다.

    한 사내 협력업체는 모업체에서 공장부지 사용을 이유로 부지를 비워달라고 하는데, 급하게 옮겨갈 곳도 마땅찮은 실정이어서 6개월 가량 기한을 연장해 주거나 다른 협력업체를 내보내고 계속 있도록 얘기 좀 해줄 수 없느냐고 의견을 구해오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이들의 주문이 뜻대로 이뤄진 적은 없다. 경우에 따라 해당 대기업 측에 저간의 사정을 문의해 보기는 하지만 회사 사정으로 불가피하다는데야 어찌 해볼 수 없는 노릇 아닌가.

    이들 중소업체의 경우는 점잖은 편이다. 심한 사람들은 법적 대응 운운한다.

    하지만 요즘 법적으로 문제가 될 정도로 일을 처리하는 경우는 별로 없어 보인다. 정말 억울한 중소기업도 있겠지만 대개가 꼬투리를 잡힐 만한 잘못을 저지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약육강식의 시대에 있어 잘못이 있다면 배척 위험에 놓이는 것은 자명한 일 아닌가.

    최근에는 자신이 잘못해 놓고도 자신의 잘못은 별것 아니라는 식으로 덮으려 하고, 절차상 하자를 운운하는 이도 있었다. 여러 지적사항을 두고도 자신을 내치기 위한 ‘짜맞추기’라고 주장하는데야 할 말을 잊게 했다.

    결과에 승복 않는 사례는 정치판이나 선거판에서 더한다. 정책대결보다는 상대방 흠집내기, 헐뜯기에 혈안이 되기 일쑤이다. 어쨌든 6·2지방선거도 끝났다. 별것 아닌 사실을 두고 억지로 고소·고발한 사례가 있다면 스스로 취하함이 옳은 일일 듯 싶다.

    KBS2-TV에서는 일요일 오전에 ‘출발드림팀 시즌2’를 방영한다. 사회자는 말미에 외친다. ”…결과에 승복하는 사회가 되는 그날까지!”라고. 오죽했으면 오락프로그램 슬로건이 ‘결과에 대한 승복’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곱씹어 보아야할 말이 아닌가 싶다.

    홍정명기자(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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