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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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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풍수가 학문으로 발전하려면

  • 기사입력 : 2010-07-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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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서(古書)와 산행으로 풍수에 상당한 견식(見識)을 가진 분들은 대체로 음택(陰宅·무덤)을 위주로 하여 책을 펴내기도 하고 제자들을 양성하기도 하며 현상이 아닌 본질을 찾기 위하여 끊임없이 연구를 한다.

    그러나 풍수가 일반인들의 피부에 와 닿으며 호흡을 같이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음택풍수는 일반적으로 이기풍수·형기풍수 그리고 산의 형상을 보고 일반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물형론(형국론)이 있다.

    이 중에서 물형론(物形論)의 몇 가지 예를 들면 맹호출림형(猛虎出林形·호랑이가 먹이를 노려보며 숲을 조용히 나오는 형상), 선인무수형(仙人舞袖形·선인이 춤을 추는 형상), 옥녀탄금형(玉女彈琴形·옥녀가 가야금을 켜는 형상),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 천마등공형(天馬騰空形·천마가 하늘을 오르는 형상), 상운봉일형(祥雲奉日形·상서러운 구름이 해를 받들고 있는 형상), 봉황포란형(鳳凰抱卵形·봉황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등이 있는데 단점은 보는 사람의 생각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음택풍수의 감결(勘決·잘 조사하여 결정함)은 형기풍수와 이기풍수를 기본으로 하며 물형론은 참고로만 하는 경우가 많다. 몇년 전 창원시 한 농촌지역에서 그 동네의 원주민이 자기 소유의 비탈진 단감 과수원 밭의 가장 윗부분에 돌아가신 부친을 모셔뒀는데 어느 날 인접 땅주인이 자기 땅에 묘를 썼다고 당장 이장을 하라고 하여 어쩔 수 없이 창녕의 모처로 부친의 체백(體魄)을 옮기기 위해 필자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이장을 주관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필자가 주인에게 왜 밭의 가장 윗부분에 묘를 썼냐고 하니까 부친이 돌아가시기 전 유언하기를 밭의 중간에 묘를 쓰면 밭을 팔수가 없으니 즉 상품가치가 없으므로 윗부분에 쓰라고 하면서 형편이 어려울 때 밭을 팔아서 요긴하게 사용하라고 했다고 한다.

    참! 눈물이 날 만한 일이다. 그런데 자연의 이치를 조금만 알았다면 층이 진 윗부분에 묘를 결코 쓰지는 않았으리라. 왜냐면 비가 올 때 가장 빗물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 바로 층이 진 아랫부분이기 때문이다.

    관을 열어보니 다행히도 토질의 공극이 커서 관속에는 물이 많이 차 있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더 기막힌 일이 발생해버렸다. 그것은 관을 열 때 수증기 같은 것이 나오더니 다른 장소에 있던 묘를 지나 홀연히 날아갔는데 그 현상을 목격한 가족들이 자기 집안의 좋은 기운이 다른 곳으로 가버렸으니 이제 자기들은 꼼짝없이 죽게 되거나, 망하게 생겼다고 땅을 치며 통곡을 하는 것이었다.

    너무나 관념적이고 어떤 서적에도 그런 내용이 없으며 실제 그러한 일이 생긴 예를 겪은 적도 들은 적도 없었던 필자는 주인에게 바깥 기온과 땅속 기온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자연적인 현상이며 결코 우려하는 그런 일은 없을 것임을 재삼 일깨워 주니 그제야 주인도 안심을 하고 이장도 무사히 마치고 평토제를 지냈다.

    내려오면서 아직까지도 시골 곳곳에는 그러한 일들을 종종 겪게 되며 그때마다 주인에게 설명을 진지하게 하지만 관념적인 이러한 일들이 어찌 한두 가지이겠는가.

    현재 활동을 하고 있는 지관이나 풍수학인들은 그러한 일련의 현상들을 이용해 혹세무민하지 말고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이제는 가능한 한 화단장, 수목장 등과 같은 선진화되고 친환경적인 장법을 적용하여 정착화 시킬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을 해야만 한다.

    전원주택의 앞이나 뒷마당에 부모님의 화장한 곳을 보면서 살아생전과 같이 아침, 저녁으로 인사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필자는 간혹 생각을 해 본다.최근 몇년 사이에 외국에서 양택풍수가 꽤 발전되고 있지만 질적인 부분에서의 성장은 크지 않다고 본다. 우리 또한 음택도 중요하지만 양택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매우 부족하다. 어떻게 하면 자연과학과 현실적인 양택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꾀할 것인가? 그 해결책은 끊임없는 노력과 성과에 대한 발표, 그리고 발전적인 토론을 통해 양택풍수의 질을 하루빨리 업그레이드시켜야 할 것이다.

    주재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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