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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강보의 논술탐험] (76) 여름방학 때 의미 있는 도전

‘행복한 글쓰기’로 마음의 글밭 가꿔볼래?

  • 기사입력 : 2010-08-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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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짱: 창원에 사는 중학교 2학년 학생이에요. 이번 여름방학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요. 제 힘으로 ‘해냈다’는 자부심을 가질 만한 뭔가가 없을까요?

    글샘: 소외된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 같은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글짱: 학교 봉사동아리 회원이라 방학 땐 한 달에 두 번씩 지역의 노인복지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거든요.

    글샘: 그래, 또 다른 값진 일을 찾으려는 욕심쟁이구먼. 그렇다면 글쓰기에 도전해 보는 건 어때? ‘경남독서한마당’ 독후감 쓰기에 응모해 보라고 권할게. 경남 대표도서관인 창원도서관에서 해마다 개최하는 행사로 올해가 6회째야. 작품 접수는 9월 30일 마감이란다.

    글짱: 저는 상을 받기 위해 글을 쓰는 건 별로 안 좋아해요.

    글샘: 상을 받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마음의 글밭을 가꾸고 생각을 여물게 한다는 목적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글짱: 자신은 없지만, 한번 도전해 볼까요? 어떻게 쓰면 좋을지 글샘이 도움말을 해주세요.

    글샘: 재작년 경남독서한마당 시상식에 갔을 때 일이야. ‘엄마의 마지막 선물’이라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쓴 초등생이 수상작을 낭독하더구나. 암으로 투병하는 할아버지와 간호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책 속의 이야기와 견줘 쓴 작품이었지. 그 학생이 “세상의 엄마들은 아프지 않아야 한다. 엄마 없이 사는 아이들의 슬픔이 없도록 엄마가 편찮으시면 안 된다”는 부분을 읽을 때, 참석한 부모들과 심사위원 등 많은 사람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단다. 한 편의 글이 심금을 울린 거야. 그 사연은 경남신문에 기사(2008년 11월 24일 1면)로 실렸단다.

    글짱: 독후감은 감동적으로 쓰는 게 좋다는 건가요?

    글샘: 꼭 그런 건 아니고, 마음을 담아 글을 써야 읽는 사람들이 공감한다는 걸 강조하는 거야. 경남독서한마당 공모전은 부문별로 선정도서가 있단다. 초등 저학년, 초등 고학년, 청소년, 일반부 각 10권씩 정해져 있어.

    글짱: 그러면 청소년부엔 어떤 책이 선정돼 있나요?

    글샘: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시골똥 서울똥’ 등 10권이야. 창원도서관 홈페이지(changwon-lib.or.kr)에 자세한 내용이 나와 있단다. 이번 공모전엔 가족과 함께 참가해도 좋아. 부모님은 일반부에, 동생은 초등 고학년 부에 응모하는 식으로 말이야. 독후감상화와 가족독서신문 부문도 있으니, 이번 기회에 독서 가족이 되어 보는 것도 뜻깊은 일일 거야. 독후감 분량은 원고지 10장(A4 1~2장)이란다. 앞에 예를 든 초등생처럼 진심이 담긴 글을 쓰면, 입상에 상관없이 나만의 글밭을 가꿀 수 있단다.

    글짱: 그런데 독후감을 쓸 때 제 생각은 어느 정도 넣어야 해요?

    글샘: ‘생각의 양’이 중요한 건 아니야. 어느 대목에서 어떤 느낌이었는지, 내 주변에서 어떤 비슷한 일이 있었는지를 책의 주제에 어울리게 생각나는 대로 쓰면 된단다.

    글짱: 선정 도서를 예로 들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글샘: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라는 책을 볼까. 교사 출신인 일본 작가 하이타니 겐지로가 쓴 소설이야. 초등학교 말썽꾸러기들과 부대끼며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어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아이들에게 배운다는 작가의 교육 철학이 묻어난 작품이지. 여러 상황이 전개되지만, 생각해 볼 만한 대목들이 많단다. △주변 환경이 안 좋은 초등학교의 아이들 △선생님과 학부모의 갈등 △아이들이 존경하는 선생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외톨이 소년 △정신지체 소녀와 아이들의 더불어 배우기 등이 있지.

    글짱: 그러면 독후감에선 내 주변의 어떤 사례를 연관지어 쓰면 되나요?

    글샘: 친구 중에 따돌림 받는 아이는 없니? 아니면 소설 속 선생님처럼 네게 꿈을 심어준 선생님이 생각나니?

    글짱: 초등학교 때 그런 친구가 있었어요. 지금 봉사활동 동아리 선생님은 제가 존경하는 분이고요.

    글샘: 네가 그 책을 안 읽었기 때문에 마음속에 독후감의 얼개가 잘 잡히진 없을 거야. 책을 읽으면서 네 경험과 비슷한 얘기가 나오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봐. 또 최근 문제가 된 체벌에 대한 네 생각을 쓰는 것도 괜찮아. 혹시 선생님께 야단맞은 적이 있다면 더욱 생생한 이야기가 되겠지.

    글짱: 내 글쓰기 실력이 드러날까 봐, 독후감을 잘 안 썼는데 이젠 자신감을 가져야겠네요.

    글샘: ‘독후감’ 하면 기억나는 중학생이 있어. 그 얘길 하면서 오늘 논술탐험을 마무리하자꾸나. 5년 전쯤이었을 거야. 소설 ‘가시고기’ 독후감을 짚어달라고 하더구나. 대회에 응모할 건데 자기 글이 어딘지 이상하다면서. 한 30분쯤 얘기를 나눈 뒤 이렇게 지적해 줬어. “네 글은 예쁘게 잘 썼어. 하지만 네 마음이 글에 안 보이네.” 그날 밤 그 학생은 아빠와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고 했어. “아빠, 내가 초등학교 때 아주 아팠던 적이 있었지, 그때 아빠는 어떤 마음이었어?” 그날 대화를 글감으로 삼아 다시 독후감을 썼다더구나. 얼마 후 글샘에게 메일 한 통이 날아왔어. “고마워요. 기자 선생님! 따끔한 충고 덕분에 최우수상 받았어요. 역시 글은 마음으로 써야 하는가 봐요”라고.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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