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05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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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 비경 환상의 섬 (34) 거제 산달도

3개의 산봉우리 사이로 달이 솟아오르고
청정바다엔 맛 좋고 영양 많은 굴이 자라고

  • 기사입력 : 2010-09-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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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굴과 유자로 유명한 거제 산달도 산전마을. 푸른 바다 위의 굴 양식장 부표들이 바다에 널려 있다./이준희 기자/

    산전마을 굴 양식장.

    ‘유자’와 ‘굴’의 섬 ‘산달도’(山達島·278만8112㎡·240명 124가구).

    산달도는 행정구역상 거제시 거제면 법동리에 속한 자그마한 섬으로 삼봉(三峰)이라고 하는 3개의 봉우리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산달’(山達)이란 지명은 대동여지도에 물개 달(達)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구전에 의하면 뒷들산 소토골산 건너재산의 산봉우리가 3개로 그 사이에 달이 솟아오른다 하여 ‘삼달’이라 한 것이 오늘날 ‘산달’이 되었다고도 하고 또 달이 산에서 솟아오른다 하여 ‘산달’(山達)이라 불리었다고 전한다.

    섬은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길게 뻗은 타원형 형태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동쪽에서 보면 동부면 오량리를, 서쪽에서 보면 둔덕면 아지랑 마을을, 서북쪽에서 보면 법동리 고당마을을 마주하고 있다.

    (구)거제대교를 지나 오른쪽 해안로를 따라 거제만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며 20여 분을 달리다 보면 둔덕면 사무소 앞 하둔 사거리에 이른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꺾어 법당 고개를 넘어서면 거제도와 한산도(閑山島) 사이의 거제만 한복판에 위치한 ‘산달도’를 만날 수 있다.

    법동리 고당마을 앞 선착장에 이르니 ‘법동-산달’을 오가는 ‘산달 카페리호’(선장 신동율)가 큰 입을 벌리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오전 7시10분부터 오후 7시10분까지 하루 12회 섬을 오가는 카페리호는 요즘 날씨가 무더워서인지 섬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뜸한 편이다.

    산달도 주민인 산달카페리호의 신동율 선장에게 섬의 내력을 묻자 “산달도 굴은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로부터 청정해역 굴로 인정받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며 산달도 굴 자랑을 쉼없이 늘어놓는다.

    예전 도선이 생기기 전에는 산전 마을과 아지랑 마을을 오가는 나룻배가 있었다고 한다. 뭍으로 볼일을 보러 나간 섬사람들이 ‘배 타고 오소!’라고 고함을 치거나 깃발을 흔들어 뱃사공을 불렀고, 밤에는 불을 피워 뱃사공을 불렀다고 한다. 때때로 젊은이들은 헤엄을 쳐서 바다를 건너오곤 했다는 게 신 선장의 설명이다.

    잔잔한 바다 위를 가로질러 10여 분 만에 도착한 산달도 선착장은 산전마을과 산후마을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마을주민들이 뭍으로 나가려면 반드시 카페리호를 이용해야 하는데 실리마을에서 선착장까지 걸어서 50여 분, 산후마을은 20여 분이나 걸려 섬을 한번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산전, 산후, 실리마을을 돌아오는 산달도 회주도로는 대략 8km, 하지만 마을을 순회하는 교통편이 없어 주민들은 걸어서 부두로 가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달도에 첫발을 내딛자 산전마을 초입에 육지에서조차 구경하기 힘든 당나귀 한 마리가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다.

    자전거 대여소.

    어찌된 영문인지 신 선장에게 묻자 그는 “산달도가 지난해 12월 ‘참 살기 좋은 마을가꾸기’ 사업에 선정되면서 섬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체험코스로 ‘당나귀 수레 타기’와 자전거를 타고 섬을 일주할 수 있는 ‘자전거 대여소’ 운영, ‘산달섬 들꽃이야기’ 등 볼거리와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산달도는 거제만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기후가 따뜻하고 해조류 등이 풍부한 편이다. 그래서인지 일제시대에는 수산자원이 풍부한 이곳에 일본인 ‘니발이 오다와’, ‘심와구로야사키’, ‘신타로 오무라’ 등이 정착해 7개소의 어장을 운영했다고 한다.

    주민들이 굴 종패를 깊은 바다에 매달기 위해 작업을 하고 있다.

    굴 종패 작업을 하고 있는 마을 주민들.

    산달도에서 큰 마을인 산전마을로 들어서자 그늘막 아래서 굴 종패 조립작업을 하는 여인들을 부둣가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여인들은 더위에도 아랑곳없이 긴 줄에 굴껍데기를 차례대로 끼우느라 손놀림이 바쁘다. 여인들의 이마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고 등은 땀으로 젖어 있다.

    산달도는 지금이 가장 바쁜 시기다. 굴과 가리비에 붙은 굴 종패를 깊은 바다에 매다는 작업을 조만간 마무리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청정해역의 깊은 바다에서 5개월여 동안 자란 굴은 내년 1~2월 수확을 시작한다. ‘바다의 우유’로 불릴 만큼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칼숨, 단백질 등 영양분이 풍부한 굴은 겨울철 입맛을 돋우는 별미이기도 하다.

    산전마을 김희곤(60) 이장은 “겨울철 우리의 입맛을 돋우는 굴은 유기질이 많아 빈혈 예방에 좋고, 타우린이 들어 있어 콜레스테롤 저하와 고혈압 예방에 효과가 탁월하다”며 ‘산달도 굴이 전국에서 최고다’고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통영에서도 대표 적인 굴 생산지인 산달도는 주민 80%가량이 굴을 생산하고 있다.

    산전마을 유자나무.

    또한 산달도는 유자 섬으로 유명하다. 짙은 녹음으로 우거진 산전마을 숲은 온통 유자나무 일색이다.

    산달도 유자나무는 1970년대 후반 마을주민 이규종씨가 처음 들여왔다고 한다. 당시 어른 주먹만한 크기의 유자가 1개 1400~1500원 할 정도로 가격이 비싸 유자는 겨울철 마을의 큰 소득원이 됐다. 하지만 최근 유자값은 1kg(8개)에 1000원 할 정도로 가격이 뚝 떨어지면서 단가가 맞지 않은 주민들은 유자 생산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그래도 산전마을 63가구 중 25가구가 한 해 170t가량의 유자를 생산하는 유자 최고 명산지임에 틀림없다.

    폐교된 산달초등학교 운동장 연못.

    마을 언덕 위 자리 잡은 산달초등학교(거제초등학교 산달분교장)는 2003년 3월 폐교됐다. 1946년 12월 개교한 산달초등학교가 문을 닫을 때까지 총 1140명이 졸업했다. 한때 250여 명의 아이들이 북적거렸던 운동장은 잡초들이 대신하고, 녹슨 철봉과 시소만이 아이들을 그리워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운동장 중앙의 연못에는 노랗고 빨간 연꽃들이 활짝 피어 낯선 이의 방문을 반긴다. 폐교는 인근 교회에서 수련회를 위한 장소로 임대해 건물 페인트와 창문을 수리하면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산달도는 회주도로가 생기기 전 각 마을을 연결하는 길은 산을 넘어가는 고갯길뿐이었다. 산전마을 골목길을 따라 이어진 고갯길은 실리마을로 이어진다.

    고갯마루에 서면 산전마을이 한눈에 들어오고 바다 위 굴 양식장의 하얀 부표들이 파도가 일렁거릴 때마다 이리저리 춤을 춘다.

    담벼락의 노란 호박꽃이 햇살을 향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실리마을과 산후마을에서도 굴 종패 작업이 한창이다. 섬마을 담벼락의 호박꽃은 따가운 햇살이 좋기만 한지 노란 꽃잎을 한껏 뽐내고 있다.

    내리쬐는 햇살에 까맣게 그을린 아주머니들의 얼굴엔 올 겨울 탐스럽게 자란 굴을 상상하는지 얼굴엔 미소가 살며시 피어난다.

    섬에서 태어나 섬에서 자란 ‘섬여인’ 정묘선 (59·여)씨는 “바다는 철따라 먹을 거리를 제공하는 우리들의 안식처이자 자연이 준 선물이며 한평생 바다만 바라보며 바다를 지켜온 어민들의 꿈이자 희망이다”고 말한다.

    산달도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살았다. 섬 곳곳에서 패총이 발견됐다. 산달도 전등패총은 신석기시대 유물로 1970년 처음 출토됐는데 신석기시대의 토기와 유사한 태토를 가진 무문토기편 등이 나왔고 후등 패총에서는 융기문토기, 단도토기 등이 출토됐다.

    산후와 실리마을을 돌아오는 회주도로 앞바다는 굴천지다. 어부들은 바다 한가운데서 굴양식장을 손질하느라 여념이 없다.

    청정해역에서 자란 진한 우유 빛깔의 탱글탱글한 굴은 상상만으로도 입안 가득히 진한 향이 묻어나는 것 같다.

    ☞찾아가는 길

    (구)거제대교를 지나 오른쪽으로 꺾어 지방도 1018 따라 달리다 보면 둔덕면사무소와 하둔사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법동고개를 지나면 고당마을이 나온다. 고당마을 선착장에는 산달-법동을 오가는 카페리가 항상 대기하고 있다.

    글·사진=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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