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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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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행 인수, 제대로 해야/이문재기자

  • 기사입력 : 2010-09-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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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략과 전술은 전투의 기본이다. 앞서 바탕이 되는 게 조직이다. 마오쩌둥과 호치민은 중국과 베트남의 이른바 민중운동에서 이들 요소의 중요성을 증명했다. 이들은 급변하는 상황에 변화무쌍한 전술을 구사해야 했지만, 전략을 고수했고, 조직은 오로지 전략에 따라 지휘했다. 세계정치사에서 성공작으로 꼽히는 중국과 베트남의 공산화는 기민한 전술, 견고한 전략, 일사불란한 조직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경남은행이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안에 따라 매각시장에 나온 지 2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다. 민영화 발표 직후 경남도민들은 ‘이제 온전한 지역은행으로 환원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며 쌍수를 들고 반겼다. 경남도와 창원시, 경제계, 학계, 도의회. 경남시장군수협의회, 지역 정치인들까지 봇물 터지듯 ‘지역환수’를 요구했다. 목소리만 높인 게 아니라 실제 대주주를 찾아 나섰고, 정부와 관계기관에 독자생존의 당위성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목소리가 약했고 톤도 낮았다. 따로따로 행동한 각개 전투의 결과다. ‘지역환수’라는 전략도 뚜렷했고, 대주주 발굴과 여론조성이라는 전술도 펼쳤지만, 조직이 없었다. 당연히 힘을 모으지 못했다. 경남도와 상공회의소 회장단이 ‘인수추진위원회’ 구성을 고민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대주주 영입이 우선이다’는 현실론과 ‘주도하기 부담스럽다’는 입장이 묘하게 얽히면서 무산되고 말았다. ‘대주주가 정해지면 구성하겠다’던 인수위원회는 대주주 영입이 미뤄지면서, 발족이 지지부진하다.

    상공인들은 내달 초순께 인수위원회를 정식으로 구성하겠다고 한다. 전략을 성공시키려면, 체계적인 전술이 필요하다. 중구난방으로 술수를 펼치다, 종국에는 전략이 무엇인지조차 잊을까 걱정이다. 경남은행은 현재 자산실사 중으로, 곧 입찰 절차에 들어간다.이제 진용을 갖추고, 전략을 곧추세워 제대로 된 전투를 벌여야 한다. 경남은행의 독자생존이 경남 이익에 도움 되는 일이라고 판단이 섰다면 주저해서는 안된다. 인수추진위원회의 조속한 출범과 활동을 기대해 본다.

    이문재기자(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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