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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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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계층의 밥상은 더 서럽다/조고운기자

  • 기사입력 : 2010-10-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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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는 아무래도 어렵지 않을까요.” “포기를 줄여서 하는 수밖에 없죠.”

    해마다 김장나누기 행사를 벌여오던 도내 기업, 기관, 단체들의 최근 표정이다.

    최근 배추값이 내리고 있지만, 여전히 가격이 높은 데다 무값은 계속 오르고, 마늘과 고추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아 수백~수천 포기의 김장을 소외계층에 나눠주던 봉사활동도 차질이 불가피해진 것같아 걱정이다.

    김장행사를 준비하던 기관단체 대부분이 아직 행사의 시기나 규모를 결정짓지 못하고 있었으며, 경남적십자봉사단은 규모를 줄여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 장애인복지관은 올해 김장나누기 행사를 취소할 예정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무래도 소외계층의 겨우내 밥상이 더 걱정된다. 특별한 반찬 없는 밥상애 ‘김장 천사’들이 전해 준 김치 한쪽이 힘겨운 하루를 버티는 힘으로 가난한 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줘기 때문이다.

    또 무료급식소, 고아원, 지역아동센터 등 복지시설의 식판에서도 김치와 채소가 사라지고 있어 저소득층의 건강도 우려되고 있다.

    창원의 한 무료급식소 관계자는 “올해는 김장을 담글 생각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고, 김해의 모 보육원 관계자는 “아이들의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식단을 짜는 게 어렵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런 때일수록 소외계층을 위한 지자체의 지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배추값 폭등의 원인 규명과 수급 안정을 위한 개선책, 장기적인 대책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외이웃들이 받을 타격(?)에 대한 대책 마련도 사회의 역할이다.

    지자체의 긴급 식자재비 지원, 저소득층을 위한 저가 배추 우선 공급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거기다 어려움 속에서도 이웃과 나누려는 마음까지 더해진다면, 삭막해진 사회에 온기가 넘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조고운기자(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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