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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강보의 논술탐험] (77) 생각해 보기- 어느 여중생의 부모 이혼 탄원 기사

우리나라 복지제도의 구조적 모순은 무엇일까?

  • 기사입력 : 2010-11-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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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짱: 안녕하세요. 지금부터 대학입시를 대비해 논술을 공부해 보려는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이에요. 신문을 보면 세상이 보인다고 하잖아요. 신문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 알려주세요.

    글샘: 신문을 봐야 한단다. 그냥 보는 게 아니라 꾸준히 봐야지. 쉽게 말해 어느 신문이든 정기구독을 하는 게 중요하단다.

    글짱: 요즘 학생들은 신문을 읽을 시간도 모자라는데, 그게 가능할까요?

    글샘: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다른 데에 더 관심이 있는 거겠지. 중학 1학년이라면 지금부터 신문을 보면 대학 입시 때까지 5년을 계속할 수 있지. 그 정도 기간을 구독했다면 세상 돌아가는 흐름에 대해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단다. 신문에 실린 기사를 예로 들어 설명해 줄게. 혹시 지난주 여러 신문에 보도된 ‘엄마 아빠의 이혼을 허락해 달라’는 여중생의 호소 기사를 읽어 봤니? 충격적이기도 하고,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교차되는 기사였지.

    글짱: 아, 그 기사요? 여중생의 행동을 놓고 인터넷에서도 논란이 많았어요.

    글샘: 그런 기사를 인터넷에서 접할 수 있겠지만, 논술을 준비할 땐 신문을 활용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단다. 인터넷이란 정보의 바다에서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섞여 혼선을 줄 수 있거든. 먼저 어떤 사연이 있는 건지 여러 신문에 실린 기사를 정리해서 요약해 볼게.

    < 2008년 5월 돈 벌러 간다면서 집을 나간 아버지는 2년 전부터 연락이 안되더니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중학 3학년인 A양은 “엄마랑 아빠가 이혼해 한부모가정에 해당되면 정부에서 지원해 줄 수 있다”며 할머니가 재판부에 낸 이혼소송에 어머니와 함께 진술서를 제출했다. 어머니가 네 자녀와 시어머니를 부양하기 위해 힘겨워하는 모습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A양의 어머니는 한 달에 편의점 등에서 잠도 제대로 못잔 채 일해 월 150만원을 번다. A양은 “지금 정부에서 학교급식비와 장학금 10만원, 유치원에도 못가는 막내에게 들어오는 10만원이 전부”라고 밝혔다. >

    글샘: A양의 불가피한 상황을 다룬 내용은 생략했지만, 대체로 이런 사연이었어.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려 할 때, 이 기사에서는 A양의 판단이 옳으니 그르니 논쟁보다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접근하는 게 필요하단다.

    글짱: 요즘 우리나라 복지제도가 아주 잘돼 있다고 들었는데요. 왜 이런 안타까운 일이 생기는 거죠?

    글샘: 그런 생각이 들지? 현재 공정사회를 만들자는 게 정부의 주요 정책 구호인데도 말이야. 이러한 불합리한 사회구조를 어떻게 하면 바로잡을 수 있을까? 그걸 글로 표현하는 게 논술이겠지.

    글짱: 부모가 이혼하지 않더라도 한부모 가정이나 마찬가지라면 정부에서 지원해 주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글샘: 현실이 그렇지 않으니까 이런 문제가 생기지. 왜 그럴까? 허위로 서류를 꾸며 정부지원금을 받으려는 사람도 있기 때문일까? 그런 경우라면 검증제도를 더 보완하면 될 텐데 말이야. 어쨌든 정부정책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들을 수도 있는 문제겠지.

    글짱: 맞아요. 예전에 수학여행 버스사고가 나니까 정부에서 수행여행을 전면 중단하라는 지시가 나오기도 했다고 들었어요. 그런 건 문제점을 해결하는 대책이 아니라 아니라 책임회피에 해당하겠죠.

    글샘: 아무튼 이 기사 때문에 누리꾼들 사이에 댓글 논쟁이 뜨거웠지. “오죽하면 그런 생각을 했을까”라거나 “애비라 부를 수 없다면 없는 게 낫다. 이혼시켜줘라”는 안타까움에 동조하는 글과, “심정은 이해되지만 방법이 틀렸다”거나 “자식이 부모를 이혼시키려 하다니 말세다”라며 질타하는 글로 나눠졌어. 그러나 “이혼이란 절차를 밟아야만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니. 얼마나 삶과 법이 현실과 동떨어진 것인가”라며 법과 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댓글이 눈길을 끌더구나.

    글짱: 정말 이상한 사회 같네요. 우리나라 복지제도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글샘: 논술을 쓰려는 학생들은 아마 여기서 대안을 찾아봐야 한단다.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말이야. 신문기사를 검색해서 현재 복지제도 혜택이 어떻게 정해져 있는지 알아보고 글을 써야겠지. 글샘이 찾은 내용을 요약해서 소개하마.

    <한부모 가정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지원 이외에도 자녀 유치원비, 월 5만원의 아동양육수당, 아동급식비, 컴퓨터 무상 지원 등의 추가 혜택을 받는다. A양의 경우엔 사실상 한부모 가정이지만 형식적으론 양부모 가정이었기 때문에 복지 혜택을 받을 수가 없다. 양부모 가정도 4인 가구 기준 월소득이 136만원 미만이면 생계 의료 교육 급여 등의 지원을 받는다. 하지만 A양의 어머니는 월 150만원을 벌었기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 경우 의료비와 교육비 지원이 거의 없다. 민법상 3년 이상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 이혼사유로 인정하고 있으나, 3년 미만이라도 사실상 혼인관계가 파탄이 났다면 이혼을 인정해 줄 수도 있다. 재판부는 A양의 아버지와 연락이 닿지 않아 공시송달로 재판을 진행해 모든 변론절차를 마치고 11월 초에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designtimesp=11983>

    글짱: 우리나라에 A양 같은 가정이 많잖아요. 이러한 불합리한 복지 규정 때문에 도움을 못 받는다면 너무한 거 아니에요?

    글샘: 불합리한 건 이뿐만이 아닐 거야. 예를 들어 소득과 자산이 일정액을 넘으면 기초수급자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일부러 일하러 가지 않고 ‘노는 게 차라리 낫다’는 사람까지 있는 실정이란다. 그런 기사도 찾아보면서 진정한 공정사회가 될 수 있도록 하려면 복지정책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거라.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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