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7일 (토)
전체메뉴

월영대(月影臺)- 이광석

  • 기사입력 : 2011-01-20 00:00:00
  •   
  • 고운이 바다를 버리고

    해인사로 가던 날

    올무에 같힌 달빛이

    한없이 울었다

     

    돝섬이 닻을 올리고

    월영대가 셔터를 내렸다

    누구 하나 만류하는 사람 없었고

    따라나서는 기척도 없었다

    그는 그렇게 가야산에서

    이승과의 소통을 끊었다

     

    그러나 고운은 다시 돌아왔다

    월영대에 거룩한 시의 옷을 입히고

    달빛 노닐던 바다에

    돝섬을 유등처럼 띄워 올렸다

    월영대는 지금도 마산의 문학 성소(聖所)다

    * 고운 : 신라의 학자 최치원의 호

    * 돝섬 : 마산 앞바다의 작은 섬

    * 월영대 : 고운이 세운 문화유적

    -이광석 ‘월영대(月影臺)’ 전문(시집 ‘바다의 변주곡’, 2010)

    ☞ 시(詩)의 도시에 시(詩)의 거리가 생기고 다양한 축제가 열립니다. 예향의 도시, 문향이 곳곳에 밴 땅. 이 땅의 문화예술적 축복의 뿌리를 시인은 천백여 년 전 한문학의 비조로 알려진 고운(孤雲) 선생으로부터 찾고 있습니다.

    무학산과 돝섬이라는 빼어난 자연경관과 잘 어울려 문인재사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했을 과거 ‘월영대’가 지금은 그 기능이 퇴색하긴 했지만, 대신에 면면히 이어져온 고운 선생의 빛나는 발자취가 되살아나 훌륭한 문인들에 의해 꽃을 피우고 향기를 뿜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문화예술인을 비롯한 이 지역 모든 시민들의 자긍심의 표현일 것이며 계속 문학적 성소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는 시인의 큰 소망이 담긴 표현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무엇보다 문화예술의 자취와 향기가 그 지역의 역사가 되고 힘이 된다는 것을 압니다. 고운 선생이 신월 반월 완월 노래하며 거닐던 이 땅의 문운이 크게 떨쳐 일어나 달빛처럼 밝고 아름다운 꽃으로 계속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최석균(시인)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