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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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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이우걸

  • 기사입력 : 2011-01-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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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피(樹皮) 속엔 어둠을 쫓는

    물소리가 요란하다

    그것들이 상처에 닿으면

    죽창 같은 잎을 내민다

    어혈진 가슴을 푸는

    이 화해의 영토 위에서

    -이우걸, ‘봄’ 전문(‘맹인’, 2003)

    ☞ 한겨울일수록 ‘봄’의 가치는 더욱 절실하게 와 닿습니다. 이 땅의 나목(裸木)에 귀를 대보세요. 지금은 비록 어둠과 한파에 휩싸여 신음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껍질 속을 휘감고 도는 환한 물소리가 들릴 겁니다.

    북풍한설에 할퀸 상처를 안으로 안으로 옹그리며 서있는 나목들! 마침내 몸속 뿌리에서 샘솟는 세찬 물길이 그 많은 상처를 막고, 그 자리에 죽창(竹槍) 같은 잎을 내밉니다. 상처를 낸 대상을 향한 매서운 항거이면서 부드러운 화해의 손길입니다.

    꽁꽁 언 땅이 녹으면 사방천지는 초록의 물결로 출렁이고 어혈진 가슴도 풀리겠지요. 그렇게 어둠과 한파는 물러가고 이 땅에 환한 화해의 날은 결국 오게 될 겁니다.

    상처 많은 땅에 상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만큼 화해해야 할 일도 많습니다. 춥고 어두운 겨울은 순간이고 봄의 파장은 깁니다.

    봄이 오고 있습니다. -최석균(시인)

    ※ ‘시가 있는 간이역’을 지나며 제가 둘러본 여행이 어느새 반년이 흘렀습니다. 부족한 해설을 읽어주신 독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계속해서 따뜻한 관심 가져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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