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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논술수업] (18) 통합 독서논술- 학급문집과 학급일기

같은 반 하면서 마음 털어놓은 ‘그들만의 이야기’

  • 기사입력 : 2011-02-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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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학 전에 받으려고 했던 학급문집이 이제야 도착했다. 1년 동안 학급살이의 결실이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1년 동안 학생들과 부대끼며 살아도 지나면 잊어버리는데 힘들어도 학급문집을 만들면 구체적인 결과물을 볼 수 있어 좋다. 올해 학급문집은 학생들 스스로 만들었다. 지난번 3학년들 학급문집은 마지막 교정과 편집을 도와주었는데 이번에는 편집된 파일을 인쇄소에 보내주고 택배로 받는 일만 하고 나머지는 학생들 스스로 다 했다.

    1년 동안 열심히 썼던 주제 글과 인터뷰, 롤링페이퍼, 퀴즈, 학급 전원의 캐릭터, 학급 활동 사진 등으로 학급문집을 재미있고 다양하게 구성했다. 참 대견하다. 1년 동안 스스로 학급운영을 해 본 경험이 바탕이 된 듯하다.

    학생들이 쓴 글 중에 학급문집에 내용이 들어있지 않은 건 두 가지이다.

    그중 한 가지는 타임캡슐에 넣은 내용이다. 바로 앞에 게재했던 ‘서른 살의 나에게’라는 글에서 밝혔듯이 학급활동으로 타임캡슐을 묻었다.

    학생들과 의논한 결과 토요일 학교에서 신어산으로 등산해서 묻기로 하고 ‘3년 뒤의 나에게’라는 주제로 각자 글을 써서 병에 넣고 밀봉했다. 타임캡슐 개봉일은 2014년 3월 1일이다. 어떤 내용일지, 그때는 학생들이 어떻게 변했을지 기대된다. 학생들과 타임캡슐을 묻으러 등산하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또 한 가지 학급문집에 들어있지 않은 내용은 학급일기이다. 분량이 많아 몇몇 글을 선정해 학급문집에 넣기로 했는데, 글 선정하기가 힘들다고 편집위원들이 빼자고 해서 그렇게 된 것이다. 올해 학급일기는 책임을 맡은 학생이 관리를 잘한 덕분에 내용이 알찼다. 아쉬웠지만 편집위원들이 학급문집을 책임지기로 했기에 결정에 따르기로 한 것이다.

    학급일기는 학기 초부터 하루에 한 명씩 돌아가며 썼다. 학급일기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처음에는 학교생활에서 각자가 겪은 일 중심으로 썼다. 학교생활을 스스로 돌이켜 보고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려는 의도였다.

    학급 학생들이 학교생활 일기를 한 번씩 다 쓰고 난 뒤 다른 내용을 쓰자는 제안이 있어 칭찬 일기로 바꾸었다. 학생들끼리 싸움의 원인 가운데 빈번한 게 뒷담화이다. 단점보다는 서로 좋은 점을 보려고 노력한다면 교우 관계가 좋아질 거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다.

    칭찬이 서로 중복되지 않게 쓸 수 있도록 해 학급의 모든 학생들의 장점을 찾아내고, 학생들의 장점을 여러 방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 서로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게 하려는 의도였다.

    학급 운영 평가에서 몇몇 학생들은 학급일기 쓰기가 부담스러웠다고 했지만, 대부분 학생들은 이를 통해 서로를 더 잘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다음 글은 우리 반 학생들이 학급일기에 쓴 내용의 일부분이다.

    ☞ 학생 글 1

    친해지려면 먼저 말 걸어야겠지

    <오늘은 월요일이어서 짜증났지만 시간이 빨리 지나간 거 같아 신기하다. 3학년이 되어서 가장 걱정되었던 문제점은 성적이었다.

    3학년은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열심히 공부해야 된다고 했다. 그래도 우리 반 애들이랑 친해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새학기라서 우리 반 애들 이름을 외우지 못했다. 그리고 아직도 모르는 애들이 있어서 그 친구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솔직히 말해서 모르는 애들이라도 나중에 친해질 수 있으니까 내가 먼저 말 걸고 인사도 하고 싶지만 그럴 용기가 안 난다. 그래도 열심히 이름 외워서 자신 있게 애들한테 인사하고 말도 걸어보고 싶다.>

    ☞ 학생 글 2

    사이좋게 지내는 수련회 기대

    <얼마 남지 않은 수련회가 떠올랐다. 우리 반에서는 우리가 가는 수련회장의 정보를 찾아와 서로 이야기했다. 거기 가면 다시 돌아오기 아쉽다는 걸 들었다고 누군가 말했다.

    정말 그런지 아닌지는 내가 직접 경험해 봐야 알겠지만.

    나에게 정말 중요한 건 수련회에 가서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오는 것이다.

    1반이 되고 두 번째로 아이들과 하는 일이다. 음식 만들기를 할 때는 아이들 모두가 서로서로 도와서 맛있게 잘 먹었다.

    수련회 가서도 단합을 잘해서 훈련도 잘 받고 다치지 않고 무사귀환했으면 좋겠고 나랑 친하지 않은 친구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왔으면 좋겠다.>

    ☞ 학생 글 3

    친구 챙겨주고 배려하는 짝지

    <00랑 별로 친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짝지가 되고 나서 급격히 친해졌다.

    내가 눈이 좋지 않아서 칠판 글씨가 안 보이거나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걸 못 적을 때 칠판의 글씨를 읽어주고, 필기한 걸 보여주거나 선생님이 불러주신 걸 다시 한번 말해준다.

    항상 웃으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로 사람을 웃겨주니까 엄청 마음에 든다. 친구들 하나하나 잘 챙겨주는 세심한 배려를 할 줄 아는 친구이다.>

    ☞ 학생 글 4

    개그로 기분 풀어주는 친구 칭찬

    <00는 언제나 사람을 웃게 한다. 톡톡 튀는 개그의 머리를 가지고 있어서 다른 사람이 우울해하거나 슬프거나 저기압일 때 그녀만의 개그로 기분을 풀어주는 능력 있는 여자이다. 그리고 기발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 뱅크이다.

    학급회의나 조별 활동을 할 때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우리 반 아이들의 머리에 ‘어, 이거 괜찮다’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또 가끔씩 아이들이 헛소리를 하거나 과하다 싶은 장난을 치면 “그만 해!”하고 빠르게 저지해 주어서 서로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한다.>

    배종용(김해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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