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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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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유 부정 유출보다 섬 먼저 살리자/이회근기자

  • 기사입력 : 2011-03-07 09: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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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영해양경찰서에 얼마 전 소매물도 마을주민 간 고소사건 한 건이 접수됐다. 이어 지난달 통영시에도 시민의 세금으로 지원되는 면세유가 소매물도 내 일부 펜션을 운영하는 주민이 부정 유출한 사실을 고발하고 근절대책을 요구하는 민원도 접수됐다.

    신고한 주민은 범인을 처벌해 달라는 뜻보다는 통영시에서 ‘가보고 싶은 아름다운 섬’으로 지정한 소매물도를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지는 것을 더 우려했다.

    면세유 공급지원이 끊기면 섬에 마련된 자가발전기를 가동할 수 없어 전체가 암흑천지로 변하기 때문.

    14가구 51명이 거주하는 소매물도에는 일반유류보다 저렴한 면세유 지원에 어업과, 숙박, 관광 등으로 생계를 꾸려 가고 있어 전기가 곧 생명이다.

    이곳에는 연간 4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이로 인해 3~4년 전부터 소매물도에는 펜션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고, 본토 주민과 보이지 않는 갈등을 빚어 왔다. 대대로 섬을 지키고 잘 보전해 온 것은 본토 주민인데, 외지인이 들어와 펜션을 지어 돈을 다 벌어간다는 생각에서다.

    여기에 일부 펜션 주인이 최근 몇 개월 동안 자신의 펜션에 난방유로 면세유를 사용하자 결국 해양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펜션 주인은 “태풍 등 일기 관계로 기름을 공급받지 못해 이장에게 사전에 알리고 면세유를 사용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조사기간 동안 면세유 보조를 받지 못해 소매물도 면세유 공급이 중단된 상태이며, 3월 10일께는 남아 있는 최소한의 기름마저 고갈돼 섬 전체의 암흑사태가 우려된다.

    이러한 상황을 통영시에 알렸으나 시의 미온적인 대처에 주민의 불만이 높다.

    시는 그동안 섬 주민이 모은 기금으로 먼저 면세유를 사 공급한 후에 영수증을 제출해 정산하는 방식을 써왔다.

    주민은 이미 기금도 다 사용해 선 구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에서 지난 한 해 7500만원 상당의 면세유를 지원한 데이터가 있는 만큼 정산방식 변경을 요구했다.

    면세유 부정 유출에 대한 해경 수사가 진행돼 곧 법적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만, 주민들 입장에선 관광시즌을 맞아 ‘불 꺼진 섬’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가보고 싶은 아름다운 섬’인 소매물도에 전기와 수도 공급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결코 발생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회근기자(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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